책으로 소통하는 박은주 수필가
아이들 독서, 글쓰기 수업 통해 불안한 정서, 마음 어루만져
“재능을 나누는 일, 정말 뿌듯”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수필가 박은주(55세) 씨가 책을 통한 사람과의 소통을 이어나가며 아이들의 정서와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다.

경북 포항이 고향인 박은주 씨는 2003년 수필작가로 등단한 수필가다. 등단 이후 박 씨는 포항에서 여러 수필 작품을 발간하며, 독서 지도사와 글쓰기 수업을 진행했다.

이후 2015년 남편과 함께 포항에서 당진으로 온 박 씨는 수필 작품 활동에 더욱 매진하기 위해 독서동아리 활동만 했다. 그러나 동아리 회원의 추천으로 2016년부터 아이들을 대상으로 독서 지도와 글쓰기 수업을 맡았다.

“아무래도 독서 지도 수업과 글쓰기 수업을 하면 제 본업에는 매진하기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당진에서는 독서동아리에만 가입해 사람들과 책 소통을 하려 했었죠. 어쨌든 독서 지도 프로그램에서 저는 아이들에게 제가 고른 책을 읽으라고 하지 않아요. 저와 아이들이 추구하는 작품 세계가 다를 수 있잖아요. 저는 수업을 통해 아이들에게 읽고 싶은 책을 고르는 방법과 책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마음 깊이 받아들이는 방법을 알리는데 집중하고 있어요”

박 씨는 지역아동센터의 독서 지도 프로그램에서 수업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초등학생을 만났다.

박 씨는 아이에게 “수업 참여가 준비되면 언제든 말해 달라”며, 기다려 줬고 수업이 끝난 후에는 아이를 안아주고 토닥여줬다. 그리고 아이가 수업에 관심을 가질 때에는 책에 나오는 주인공의 감정과 상황을 함께 얘기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 아이는 점차 마음의 문을 열었고, 이제는 수업에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하는 학생이 됐다.

이에 박 씨는 아이들의 발달과 심리문제를 다루는 방법으로 놀이 치료가 있듯이 독서를 통해서도 아이들의 불안한 정서를 다독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독서 지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박은주 씨. 코로나19로 방역 지침에 철저히 따르며, 아이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알리고 있다.
독서 지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박은주 씨. 코로나19로 방역 지침에 철저히 따르며, 아이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알리고 있다.

“책을 통해 아이들의 정서를 이해하고 다독이고 싶어 사이버대학교에서 심리상담을 전공했어요. 더 많은 지식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책에는 다양한 인물의 심리가 드러나는데, 아이들에게 책 속 주인공의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체험해서 조금이나마 마음이 나아지기를 원했어요”

책을 좋아하고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진 박 씨에게 책은 평생 먹어야 할 비타민이다. 작품 활동에 집중하는 가운데 책에서 영감을 주고 받으며 자연스럽게 상대를 이해하고 상황을 생각하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또한 책으로 이웃을 만나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었다.

“저는 소설을 좋아하는데, 소설에는 다양한 인물과 상황이 나오잖아요. 저는 작품 속 인물로 간접 체험을 해보며 다른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하게 됐고, 실제 상황에서는 상대방을 쉽게 평가하지 않으려는 자세를 갖게 된 것 같아요. 어쩌면 저의 이런 생각과 태도가 독서 지도 수업에 영향을 어느정도 미치지 않았나 싶어요”

앞으로 박 씨는 새로운 수필 작품을 발간하기 위한 시간을 갖고 싶다. 현재 독서지도사, 글쓰기 지도 그리고 4개의 독서동아리에서 활동을 하면서 작품 활동에 매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당진에서 자신의 재능이 정말 필요한 이웃을 위해 조용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싶다고.

“얼마 전 당진 동극단 무지개보따리에 연극 시나리오를 써드렸는데, 관객들이 즐겁게 봤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람되고 즐거웠어요. 직업이 수필가이고, 자신 있는 부분이 글쓰기인데, 재능으로 누군가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면 정말 뿌듯한 일이잖아요. 그러니 저는 당진에서 조용히 살아가며, 언제든 제 재능이 필요한 곳에서는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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