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의 도움을 받았던 치과의사, 나눔에 앞장서다
당진 읍내동 상아치과 윤장희 원장
“나눔의 즐거움을 알리는데 앞장서고 싶어요”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치과는 누구나 가기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병원으로 꼽힌다. 특히 치료비가 비싸다고 생각하다보니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들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당진 읍내동에서 상아치과를 운영하는 윤장희(47세) 원장은 치료 시기를 놓칠뻔 했던 지역 소외 계층에게 무상으로 치과 진료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윤장희 원장은 그가 다니던 성당에서 한 가족의 초등학생 자녀의 사연을 듣고 충치 치료를 무료로 진행했다. 

사연은 이렇다. 초등학생 A양에게는 장애인 동생이 있다. 이 때문에 A양의 부모님은 도움이 필요한 동생에게 더 신경을 써야 했고, A양은 치과를 갈 엄두도 낼 수 없었다고.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으면, 가족들은 장애를 가진 가족 구성원에게 신경을 많이 쓸 수 밖에 없어요. 제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어서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A양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흔쾌히 치과 치료를 해주겠다는 마음을 가졌던 것 같아요. 처음에 치과에 온 아이는 치료를 무서워했지만, 몇 번 저랑 마주하고 친해지면서 치료도 잘 다녔고 지금은 충치 치료를 잘 마쳤어요”

윤장희 원장의 무료 진료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0여년 전 연고 하나 없던 당진으로 온 윤장희 원장은 비슷한 사정의 친구를 만나 함께 의지했었다. 그러다 친구의 생활이 어려워졌을 때, 흔쾌히 임플란트를 무료로 치료했다고.

“당진에 처음 와서 적응을 한참 하던 때에 그 친구는 제가 의지할 수 있었던 소중한 인연이었어요. 이 외에도 저는 당진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 물질적으로나 마음으로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 심적으로 위안을 많이 얻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도움을 준 분들에게 무언가 다시 나누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제가 할 수 있는 재능으로 다시 베푼 것 같아요”

우연한 계기로 서울에서 당진으로 온 윤장희 원장. 오래전 서울에서 지내던 윤장희 원장은 도시에서 살아가기 위해 바쁜 하루를 보내야 했고, 이 때문에 이웃을 살펴보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그러다 당진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으면서, 점차 마음의 여유를 가지게 됐고 그제서야 가진 것을 나누면 보람이 된다는 것을 배우게 됐다.

“서울에서 바쁘게 일만 했고, 만나는 사람은 늘 한정적이었죠. 마음의 여유를 느껴볼 수 없었고, 누군가에게 먼저 도움을 주는 사람도 아니었던 것 같아요. 사실 처음부터 나눔에 익숙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당진에 와서 도움도 받으면서, 나눔을 실천하게 됐고, 사람과 사람이 나눌 수 있는 정과 나눔을 배우게 됐죠”

윤장희 원장은 당진에서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들을 위한 무료 진료를 꾸준히 펼치면서, 나눔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알리고 싶은 목표가 생겼다.

“의료인에게 가진 재능을 나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저 역시  당진에서 도움을 받고, 나눔을 실천하며 진정한 의료인의 정신을 배울 수 있었고요. 앞으로 우리 이웃들의 치아 건강을 위해서 물질적인 것 뿐만 아니라 마음을 나눌 줄 아는 의료인이 되고, 나눔의 즐거움을 알리는데 앞장서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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