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호지면의 대나무가 말라 죽어 있는 모습.
대호지면의 대나무가 말라 죽어 있는 모습.

[당진신문=이석준 수습기자] 당진시 일대의 대나무들이 말라 죽어가는 모습이 빈번하게 발견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6일 제보를 받고 찾은 당진시 외곽 지역, 면천, 석문, 대호지, 정미면 등 광범위한 지역에는 푸른색이어야 할 대나무가 누런색으로 바짝 말라 죽어 있는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대나무는 겨울에도 푸른 잎이 곧게 자라기에 예로부터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식물로 여겨져 왔다. 사계절 푸른 잎을 자랑해야 할 대나무가 말라죽은 원인은 무엇일까.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은 갑작스러운 현상에 기후변화와 근처 공장 등 환경오염이 원인이 아닐까 우려하고 있었다.

송산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한 농민은 “송악, 송산, 합덕, 석문을 비롯한 당진시 외곽 일대에 대나무들이 고사하고 있다”며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기에는 고사의 정도가 심각하고 광범위해 보여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채운동에서 20년을 살았다는 한 시민은 “이곳에 20년 동안 살면서 처음 겪는 일”이라며 “환경오염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라고 의심하기도 했다.

올 초 강추위에 동해피해... 곧 새순 돋을 것

대나무는 연평균 기온 10℃ 이상에 최저기온이 ­10℃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지방에서 잘 자라지만 영하의 날씨가 지속되면 잎과 줄기가 얼어 동해 피해를 볼 수 있다. 이번 대나무 고사는 지난해보다 ­10℃ 이하로 내려가는 날이 더 많았던 겨울철 한파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면천면 성상리의 말라 죽어 있는 대나무.
면천면 성상리의 말라 죽어 있는 대나무.
면천-당진 방향 도로의 대나무가 말라 죽어 있다.
면천-당진 방향 도로의 대나무가 말라 죽어 있다.

당진시청 산림녹지과 관계자는 “뿌리 번식을 하는 대나무의 특성상 집단 고사처럼 보일 수 있으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며 “자체 조사 결과 위쪽 대나무는 말라 죽고 아래쪽 뿌리에서 새순이 나오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당진의 대나무 대부분은 자생종이 아닌 이식 종이며 1980년대 주택 주변에 집중적으로 이식됐다가 이후 주택이 철거되며 관리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관리 없이 방치된 대나무는 토질, 비료 등 생육 관리가 미비해 올해 1월부터 2월 강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말라죽은 것이며 주택가 근처에 위치한 경우가 많아 시민들의 눈에 더 부각된 것”이라 말했다.

전문가 또한 대나무 고사의 주요 원인으로 계절적 영향으로 인한 동해와 집단으로 말라 죽고 다시 소생하는 대나무의 생태적 특징을 꼽았다. 주거지 주변 다수 심겨 있다는 위치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파악된다는 것, 더불어 환경오염 및 기후변화의 여파가 아닐까 걱정하는 시민들의 우려를 일축했다.

국립산림과학원 윤준혁 박사는 “환경오염 등에 의한 고사라면 공장 근처 등 국소적인 형태로 발생하지, 광범위한 형태로 발생하지는 않는다”며 “꼭 영하의 날씨가 며칠간 지속되지 않더라도 한순간 아주 낮은 기온에 의한 동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 현재로선 계절적 요인에 의한 동해 피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