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지 당진북부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당진신문=한수지]

“고등학교 졸업하면 시험이 없을 줄 알지?, 인생은 시험의 연속이야.” 

어린 시절 부모님에게 자주 듣던 소리다. 그렇게 초중고등학교 12년의 세월을 겪으며 수많은 시험의 관문을 통과했다. 공부하기가 무척 싫었던 학창 시절, 졸업하면 내 인생에서 시험은 없어질 줄 알았다. 하지만 대학에 가서까지도 시험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면서 학습과 함께 시험을 대체하는 평가는 땔 수 없는 필연적 존재로 남아있다.

일하는 시간과 개인 여가시간을 쪼개가며 학습을 한다. 사회복지관을 평가하는 지표 중에도 교육에 대한 평가는 명시되어 있다. 자신의 직무와 관련한 교육을 연 16시간 이상 받고 있는지 평가한다. 이뿐 아니라 의무적으로 받는 보수교육도 있다. 대학을 졸업해 사회복지 자격을 취득한 사회복지사가 이렇게 학습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사회복지사 윤리강령에는 사회복지사의 전문성 개발을 위한 노력을 명시하고 있다. ‘사회복지사는 클라이언트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식과 기술을 개발하는 데 최선을 다하며 이를 활용하고 전파할 책임이 있다.’ 사회복지사의 전문성을 교육훈련을 통해 강화하고자 협회에서는 윤리강령을 만들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전문직으로 인정받기 위해 꾸준한 기술의 단련과 학습을 요구받았다. 이런 지식과 기술의 습득은 단지 전문성을 나타내기 위함일까? 표면적으로는 사회복지사 전문직에 대한 가치를 높이는 학습이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만날 클라이언트, 지역 주민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사회복지사 개인이 현장에서 실천하는 기술과 행동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사회복지 실천 현장에서 딱 정해진 답은 없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방향성이 존재한다. 그러한 방향성 안에서 우리가 실천하는 기술이나 지식을 점검하고 지역주민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즉, 스스로 실천과정을 점검하고 부족한 것은 없는지 확인해보아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 사회복지사의 발전은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사를 만나는 당사자와 지역사회에도 도움이 된다. 사회복지사가 스스로 자신의 기술과 지식에 대해 자신만만하여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흔히 이야기하는 고인 물이 된다.

세상에 필요한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서 최근에는 동료 사회복지사들과 책 모임, 글쓰기 모임이 학습의 한 방법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같은 책을 읽고 소감을 나누는 활동을 한다. 필요하면 글을 써서 서로의 생각을 나눈다. 같은 책이지만 다양한 시선을 공유하며 내 생각이 정리가 된다. 동료들과 함께 모임을 통해 학습하는 것은 혼자 학습을 할 때 없는 의무감이 생기곤 한다. 이 밖에도 유튜브로 강좌를 시청하거나, 관심 있는 학회의 학술제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학습을 할 수 있다. 이 중에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학습 방법을 찾아 가는 것이 중요하다.

바쁘게 흘러가는 사회복지 현장에서 엉덩이 붙이고 공부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빠른 일 처리만이 사회복지사의 가치를 드높이는 방법은 아니다. 사회복지사의 전문적인 가치와 사명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관련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 집단이라는 프레임은 남이 붙여주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할 부분이다. 꾸준히 자신을 돌아보며 학습과 사회복지사로서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자. 그렇다면 개인의 발전은 물론, 내가 만나는 당사자와 공동체의 가치도 드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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