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국가대표 꿈꾸던 류의주 씨...운동 그만 둔 후 정장 제작에 도전
“현실적인 고민 후 좋아하던 분야에 도전...테일러 명장 되는 것이 목표”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우리는 남을 칭찬하는 일에 인색하고 타이밍을 놓쳐버리기 일쑤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당진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이 모습은 봉사활동 뿐만 아니라 묵묵히 본인의 위치에서 책무를 다하는 자랑스런 모습들이다. 내 고장 당진에 살고 있는 좋은, 열심하 사는 시민들을 알게 된 이상 지나칠 수 없다. 이에 본지는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당진 사람들을 칭찬해보는 칭찬릴레이를 진행한다. 

흔히 ‘나이가 뭐 중요해, 하고 싶은 일 있으면 하면 되지’라고 말한다. 그러나 오랫동안 하던 일을 포기하고, 전혀 다른 새로운 일을 선택하는데 확신을 갖고 도전하기란 쉽지 않다.

10여년간 태권도 선수의 꿈을 키우던 류의주(27세) 씨는 현재 테일러다. 테일러는 남성복을 패턴화하고 재단하는 사람이다.

류의주 씨는 초등학교 때부터 태권도를 시작해서, 충남체고를 거쳐 체대에 진학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선수가 되는 과정은 어려웠고, 대학 졸업 후 할 수 있는 일도 제한적이었다.

“오랫동안 운동을 하면서 저는 태권도 선수가 되고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당연히 생각했었죠. 하지만 대학에서 태권도 국가대표가 되는 것은 무척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고. 졸업 후에 제가 어떤 일을 해야 할지도 고민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차라리 새로운 일을 할 것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죠”

현실적인 고민을 하면서 류의주 씨는 그가 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평소 옷에 많은 관심을 갖고 정장을 즐겨 입었던 류의주 씨는 직접 옷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평소에 패션에 관심이 많았는데, 특히 정장을 좋아해요.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정장을 직접 만들 수 있는 테일러를 결정하는데 큰 고민은 없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테일러가 되기로 결심하고 대학을 중퇴하고 입구를 나서는데, 막상 10여년을 해온 운동을 그만둔다는 아쉬움과 새로운 일을 마주하는 설레임으로 만감이 교차했었어요” 

군대를 전역한 류의주 씨는 대학을 중퇴하고, 2018년 서울에 위치한 테일러아카데미의 재단사를 양성하는 클래스에 등록했다. 류의주 씨는 2년간 아카데미에서 옷을 재단하고, 봉제하는 등의 기술을 배웠다. 지금 류의주 씨는 지역 내 테일러샵에서 근무하며 현장에서의 경험을 쌓고 있다. 하지만 운동만 하던 그에게 치수를 재고, 숫자를 계산해 재단하는 일은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고. 

“맞춤 정장은 상체 목둘레부터 다리 기장까지 체형에 맞춰서 모든 치수를 재서 제작되는 의상이에요. 그렇기에 어느 자세에서든 착용감이 좋고, 어느 때나 스타일을 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크죠. 그러나 치수보다 1mm라도 다르게 재단되면, 옷의 핏은 달라져요. 이 때문에 치수 계산에 실수가 없어야 한다는 점에서 오랜만에 수학을 하려니까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맞춤 정장은 나이대가 있거나 사업하는 사람들만의 의상이라는 인식이 높아졌다. 또한 회사에서 정장을 대량으로 생산하면서, 테일러 샵을 찾는 고객의 발길도 예전만큼 못하다. 

이에 류의주 씨는 패션은 돌고 돌아 언젠가는 맞춤 정장의 인기가 예전만큼 올라갈 것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맞춤 정장에 대한 애정을 갖고 다양한 소재와 패턴을 연구하며, 테일러 명장이 되고 싶다고 희망했다.

“당장은 제 매장을 운영해서 저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목표가 커요. 그리고 패션은 돌고 돌아 다시 되돌아 온다고 하잖아요. 우선 저는 트렌드를 적용한 세련된 정장과 기존의 맞춤 정장만의 분위기를 살려 손님들의 만족을 올리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새로운 소재와 패턴을 찾아서 트렌드에 맞춰 고객이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정장을 제작하는데 앞으로 테일러 기술을 더욱 익히고 배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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