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시인

[당진신문=박민식]

무엇을 그릴까 고민하다가
한 줄 쭉 그었는데
수평선 같기도 하고
비행기 지나간 자국 같기도 하고
생떽쥐베리의 모래언덕 같기도 하고
눈 온 날 들판 같기도 하고
어릴 적 공터 땅따먹기 금 같기도 하고
삼팔선 같기도 하고
금간 유리창 같기도 하고
초등학교 국어선생님 회초리 같기도 하고
운동장에서 지집아이들 놀던 고무줄 같기도 하고
중요한 문장 밑줄 같기도 하고
빨리도 지나친 인생길 같기도 하고
사람과 사람 이어주는 끈 같기도 하고
끝없는 사랑 같기도 하고
아침에서 저녁까지 하룻길 같기도 하고
더 이상 그리지 못하고 액자에 넣어 벽에 거니
보는 사람마다 갸우뚱거린다.


박민식 시인은

강원 삼척출생, 월간『시사문단』신인상 데뷔, (사) 한국문인협회 시분과회원, 가톨릭문학회원, (사)문학사랑회원, 한국인터넷문학상 수상, 시집 : 『성체꽃 』『커피보다 쓴 유혹/당진문화재단 수혜』공저집 『마섬에 바람이 분다』현)당진시인협회원으로 작품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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