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이장 발언대
이명용 정미면 봉생리 이장

[당진신문=오동연 기자] 도시인에게는 낯선 나라의 호칭쯤으로 여겨지는 이장. 이장이라는 존재는 마을의 행복을 위한 마을경영을 해오고 있는, 작지만 큰 CEO다. 이에 본지는 ‘이장발언대’를 통해 마을의 불편사항을 토로할 수 있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명용 이장과 함께 폐기물이 야적된 봉생리 빈공장을 찾았다.
이명용 이장과 함께 폐기물이 야적된 봉생리 빈공장을 찾았다.

정미면에 속한 봉생리의 ‘봉’은 봉황 봉자와 태어날 생을 쓴다. 봉황이 나온 마을이라는 뜻. 옛부터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구씨가(具氏家)에서 장사를 치르는데 하관 직전에 조금 더 파야 된다고 하여 다시 파기 시작하였고 밑바닥 돌장을 떠 일으키자 봉황새 한 쌍이 날았다... 이때 급히 다시 덮는 과정에서 봉황의 발 하나가 부러졌고 하나는 날아서 은봉산에 숨었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中)

1956년 봉생리 출생인 이명용 이장은 3년여간 새마을지도자를 맡았다가, 올해부터 이장직을 맡았다. 

이명용 이장은 “봉생리에서 태어나 33년간 농사를 지으며 살다가 부천으로 이사가 살았지만 도시생활에 지쳐 2015년에 고향으로 다시 돌아왔다”며 “봉생리는 축사가 없고 시내와 가까워 살기 좋은 곳”이라며 “노후를 보내기 위해 봉생리로 전입하는 경우도 있고, 마을에 비어있는 집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봉생리의 요즘 가장 큰 고민은 언론에도 보도된 바 있는, 산업폐기물 야적 문제다.(본지 1338호 보도 ‘당진 정미면 빈 공장에 폐기물 450여톤 불법 야적’ 기사 참고)

봉생리의 빈공장에 폐기물을 운반하는 차량들을 주민들이 발견한 것은 11월 말경. 당진시는 지난 12월 11일 현장에서 운반차량을 적발, 폐기물을 반입한 아산 인주면 소재 업체를 파악해 다시 수거해가도록 조치하고 사법조치를 검토 중이다. 시에서 밝힌 야적 폐기물량은 450톤 정도다.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불법폐기물 야적 행위자는 ‘재활용 원료’라고 주장을 하고 있으나 폐기물 관련 적법절차를 밟지 않았다”며 “사업장 폐기물과 스트로폼, 합성수지 등 중간가공 폐기물 등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었다. 

이명용 이장은 “예전에 TV뉴스에서 폐기물을 빈공장에 쌓아 놓고 도망간 타 지역 사례 보도를 봤기에 놀랐다”며 “처음에는 빈공장으로 이사를 한다며, 원료라고 얘길해 (폐기물이)조금 들여오다 말줄 알았더니, 어지간히 들어왔다”고 말했다.

또한 “주민들이 폐기물 반입 사실을 알고 항의를 했고, 당진시에서는 행정처분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당장 치우도록 하고 고발조치 등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약품 냄새가 나는 드럼통. 우천시 흘러넘칠 경우 환경오염이 우려된다.
약품 냄새가 나는 드럼통. 우천시 흘러넘칠 경우 환경오염이 우려된다.

본지 기자와 함께 현장을 찾아가보니 야적된 폐기물 문제가 언론에 보도되고 알려진지 10여일이 지났지만 쌓여진 폐기물에는 큰 변화가 없어 보였다.

이명용 이장은 “야적된 폐기물 중엔 약품 같은 것이 담긴 드럼통이 있는데 눈이나 비가 오면 넘쳐 농지와 하천을 오염시킬까 걱정된다”며 “폐기물 야적 현장 인근에는 개천이 있고 석문방조제까지 향한다”고 우려했다.

또한 “시에서 듣기로는 (사업자가) 2월 말까지 치우기로 했다고 하는데, 아직 드럼통도 치우지 않은 것을 보면 신뢰가 안간다”며 “야적 행위자 측은 원료라고 주장을 한다지만, 주민들은 폐기물을 버리고 가려 했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명용 이장은 “마을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바로 야적된 폐기물을 다시 수거해가도록 하는 것”이라며 “당진시가 하루빨리 해결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당진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야적 행위 사업자가 가져다 놓은 폐기물은 아산과 안성에서 가져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사업주 측은 아산에서 가져온 폐기물은 12월 말경부터 수거를 할 수 있으나, 안성에서 가져온 것은 운반 및 처리 비용 문제로 2월까지 처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라며 “최대한 빨리 수거해가도록 시에서도 독촉하고 있고 사법조치도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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