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기획사 엘컴퍼니 전광배 대표
공연 3일 전 불후의 명곡 요청...팀워크로 무대 준비한 그룹 아리엘
“당진시, 수도권 예술 문화 잇는 중추도시 될 것”

전광배 대표와 그룹 아리엘 (왼쪽부터 이슬, 유진, 전광배 대표, 진주, 은우) 
전광배 대표와 그룹 아리엘 (왼쪽부터 이슬, 유진, 전광배 대표, 진주, 은우) 

“코로나19가 장기간 이어지며 회사 운영에 큰 타격을 입었어요. 회사에 소속된 공연팀들이 해체되고 마지막으로 남은 그룹 아리엘과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결국 원하던 무대에 올랐을 때의 그 순간은 모든 고생을 씻겨냈죠”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지난 17일 방송된 KBS ‘불후의 명곡’에서 여성 팝페라 그룹 아리엘이 가수 강진과 콜라보 공연을 했다. 비록 가수 강진의 뒤에서 노래를 부르며 화면에는 많이 잡히지 못했지만, 아리엘의 아름다운 목소리는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그리고 아리엘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를 때 어느 누구보다 행복했다는 사람이 있다. 바로 그룹 아리엘이 소속된 엘컴퍼니의 전광배 대표(46세). 그는 1975년에 송산면 당산리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1983년에 부모님과 인천으로 올라간 출향인이다.

반도체 회사의 마케팅 세일즈를 담당하던 전광배 대표는 회사를 퇴사하고 스포츠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에 우연한 계기로 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옮기게 됐다.

“사업을 함께 하던 후배가 성악을 전공했는데, 웨딩 관련 사업도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후배가 독일로 유학을 갔고, 제가 엘컴퍼니를 맡게 됐어요. 평소 음악을 좋아하고 관심이 많았던 저는 대중들에게 음악으로 위로와 힐링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흔쾌히 새로운 일을 맡았어요. 처음 엘컴퍼니는 결혼식에서 성악이나 뮤지컬 공연을 주로 맡았어요”  

결혼식에서 성악과 뮤지컬 공연을 주로 담당하던 엘컴퍼니는 점차 기업이나 지역 행사에서도 공연 문의가 이어졌다. 그렇게 2년여간 사업을 확장하던 전광배 대표는 팝페라라는 새로운 장르의 그룹을 만들기로 결정하게 된다.

“팝페라는 오페라와 팝을 접목시킨 장르에요. 기존에 성악과 클래식이 무겁고 어렵게 받아들이는 대중들에게 쉽고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한 장르를 고민하던 찰나에 팝페라를 알게됐어요. 클래식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매력적인 장르죠. 그래서 2016년에 오디션을 통해 4인조 팝페라 그룹 아리엘을 결성했어요”

그렇게 전국으로 공연을 다니며 바쁘게 지내던 엘컴퍼니는 올해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공연 취소가 잇따라 이어지면서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코로나19는 정말 생각도 못했던 암초였죠. 감염이 확산되고 거리두기 실천으로 공연 문의가 거의 없었으니까, 엘컴퍼니에 소속된 성악, 뮤지컬 공연팀의 팀원들도 결국 해체되고 뿔뿔이 흩어져야 했어요. 어려운 상황에서 그룹 아리엘은 끝까지 공연을 기다리며 연습했고, 저도 마지막 희망을 놓지 않기 위해 열심히 움직였어요”

그렇게 전광배 대표와 그룹 아리엘은 서로 용기와 희망을 주며 든든한 버팀목으로 지난 1년을 버텨야 했다. 그리고 절망 끝에서 희망을 찾는 연락이 왔다. 바로 KBS ‘불후의 명곡’ 제작진이 가수 강진과의 콜라보 공연을 요청한 것.

아리엘이 다시 무대에서 공연하기를 기다렸던 전광배 대표는 제작진의 연락을 받는 순간 그동안의 힘들었던 것이 언제 그랬냐는 듯 다 씻겨내려가는 기분이 들었다고.

“무대에 다시 오를 수 있는 날이 오기는 하는 걸까... 많이 걱정했는데, 마침 걸려온 전화가 평소에 꿈에 그리던 불후의 명곡이라니, 믿을 수 없었어요. 공연을 3일 앞두고 연락을 받아서 과연 제대로 할 수 있을까도 걱정스러웠지만, 오랜만에 무대에 오르는 기회가 찾아온 아리엘 멤버들은 피곤함도 잊고 공연 연습에만 집중했죠. 그리고 공연이 끝나고 강진 선생님은 아리엘을 직접 찾아오셔서 ‘무대 뒤에서 코러스로 노래를 부르게 하기에는 너무 미안했다’며 칭찬을 해주고 가셨죠”

사회적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고, 방송 출연 이후 아리엘의 10월은 공연과 행사 문의로 바쁜 일정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전광배 대표도 아리엘의 스케줄에 맞춰 움직이며, 다음 음반 발매를 준비하고 있다. 

“문화 이끌어가는 역할, 당진이 맡아주길”

전광배 대표는 지방과 수도권의 문화 예술을 연결하고 새로운 문화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고향 당진이 맡아주기를 희망했다. 

“당진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로 여러 가지 사업이 시도되고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물론 많은 분들이 기획하고 추진하고 있지만, 지역문화가 발전하려면 그 안에서 움직이기보다 외부로 나가서 다른 예술문화를 유입하는 것도 중요하다 생각해요. 수준 높은 예술문화가 당진에 유입되고 지역 예술인들도 그 문화를 받아들여 자생력을 키운다면 당진이 우리나라의 예술문화의 중요한 도시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한편으로 전광배 대표는 그동안 전국으로 수 많은 공연을 다녔지만, 한번도 고향 당진에서 공연을 해보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고. 그렇기에 그는 늘 마음속에 고향 당진을 생각하며, 언젠가는 당진에서 멋진 무대를 선보이는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 멋진 공연을 펼칠 수 있도록 저와 아리엘은 많은 연습과 노력을 할 것입니다. 그룹 아리엘의 공연을 당진에서 선보이는 그 날을 기다리며, 언젠가는 고향에서 제가 가진 능력으로 당진의 예술 문화 발전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데 기여하고 싶어요. 당진 시민들도 저와 그룹 아리엘에게 많은 관심과 격려로 응원 많이 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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