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군 시절 설치된 것으로 보이는 버스표지판. 예전에 설치된 모델로 해나루쌀 홍보 그림이 있다.
당진군 시절 설치된 것으로 보이는 버스표지판. 예전에 설치된 모델로 해나루쌀 홍보 그림이 있다.

[당진신문=오동연 기자] 당진이 ‘군’에서 ‘시’로 승격한지 8년째를 맞고 있으나, 지역 내 버스정류장 표지판은 당진군 시절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타 지역의 버스정류장 표지판에는 최소한 표지판이 위치한 지역의 마을이름 혹은 주요 건물이름이 표시돼 있다. 인근 서산시의 경우를 보면, 버스정류장 표지판마다 마을 이름 정도는 표기돼 있다. 

교통이 더 발달한 도시의 경우는 표지판에 버스 노선 안내도가 표기돼 있는 경우가 있어, 시민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그러나 당진의 버스정류장표지판은 대부분 ‘버스’라는 글씨와 함께 ‘해나루쌀’ 홍보 그림이 전부이다.

‘당진군’ 시절에 설치한 표지판에는 ‘해나루쌀’ 홍보 그림이, 이후 설치한 표지판에는 ‘버스’라고 표기돼 있을 뿐, 위치 정보는 없다. 간혹 버스노선도가 함께 있는 표지판도 발견할 수 있으나 이는 일부에 불과하다.

대부분 표지판의 해나루쌀 홍보그림과 ‘버스’ 글씨도 낡고 바래져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 표지판의 해나루쌀 홍보그림과 ‘버스’ 글씨도 낡고 바래져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버스’라는 글씨만 표기돼 있는 표지판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처음 당진을 찾는 관광객이나 잘 모르는 읍면을 방문한 시민에게는 불친절한 시설이기도 하다.

시민 이모씨(당진읍, 60)는 “처음 가는 면지역 마을에 갔을 때 버스표지판에는 노선 안내 같은 것이 없어 계속 버스를 기다리다가, 반대편에서 타야 시내로 향하는 버스를 탈 수 있다는 것을 버스기사분에게 물어본 후에 알 수 있었다”며 “원래 항상 이용하는 주민들이야 불편함이 덜 하겠지만 타 지역에 비해 너무 정보가 없는 표지판 같다”고 토로했다.

서울에서 당진에 이주해 온 장모씨(송산, 34)는 “읍면 지역의 경우 버스가 정차하지만 아예 표지판이 없는 곳도 있다”며 “대도시 만큼의 시설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교통정보가 없어 불편하다”고 말했다.

당진 버스표지판에는 해나루쌀 홍보 기능도 담당하고 있는 처지이지만, 그 홍보 효과는 미지수다. 게다가 당진 지역내 버스 표지판 중 상당수가 노후화 돼 ‘해나루쌀’ 홍보 그림은 이미 색이 바래져 보이지도 않고, 흉물스럽게 변한 경우도 있다. 

일부는 버스표지판이 기울어진 경우가 있고, 새로 설치한 신형 표지판의 경우에는 나사가 풀려 강풍이 불면 철판이 날아가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곳도 있었다. 

시 승격 이후 설치된 버스표지판으로 보이나 철판을 고정하는 나사부분이 떨어져, 위태로워 보인다.
시 승격 이후 설치된 버스표지판으로 보이나 철판을 고정하는 나사부분이 떨어져, 위태로워 보인다.

당진시는 타 지역에서 외부 유입 인구가 많아지길 기대하며, 2035년 30만 인구를 꿈꾸고 있다. 당진으로 이주해 와서 교통정보를 잘 모르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서, 기왕 예산을 들여 설치하는 버스표지판에 해나루쌀 홍보 그림보다는, 교통정보를 기입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이러한 지적에 대해, 당진시청 교통과 관계자는 “해나루쌀 홍보그림이 있는 버스표지판은 5년여전까지 설치된 것으로 현재는 표기되지 않고 있다”며 “표지판에 교통정보 기입 등에 대해서는 주기적으로 버스표지판 정비계획이 있는 만큼 개선 사항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정류장 비가림시설 해주세요”

비가림시설 버스정류장의 추가 설치가 필요하다는 고대면 주민의 건의가 나왔다. 고대 종합운동장 인근 ‘용두리 차부슈퍼 앞’ 정류장의 당진 시내 방향은 비가림 시설이 돼 있다. 반면 시내에서 들어와 석문면 방향으로 향하는 정류장은 비가림시설이 돼 있지 않고 의자도 없다.

비가림 시설이 돼 있는 버스정류장 중 일부에는 현재 마을 이름과 다음 정류장 이름 등 정보가 아예 없는 경우가 있었다.
비가림 시설이 돼 있는 버스정류장 중 일부에는 현재 마을 이름과 다음 정류장 이름 등 정보가 아예 없는 경우가 있었다.

인근 상가 주민은 “어르신들이 비가 오면, 버스를 기다리기 위해 상가쪽으로 바짝 붙어 비를 피하는 불편함이 있다”며 “혹은 상가 안에서 기다리시다가 어르신들이 버스를 놓치는 경우도 봤다”고 말했다.

시민 김모씨는 시청 게시판을 통해  “비를 피하거나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기 위해 비가림시설이 있는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버스가 오는 것을 보고 반대편으로 무단횡단하는 경우가 있어 위험하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당진시청 교통과 관계자는 “면적이 충분치 않거나 사유지인 경우 비가림시설 정류장이 아닌 버스표지판으로 설치하는 경우가 있다”며 “당진시내 방향은 대부분 비가림시설로 설치가 돼 있으나, 민원이 나오는 곳에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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