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영 단일화 실패, 선거 패배로 이어졌나
단일화 무산 후 서로 “상대방 탓” 공방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는 김동완 후보캠프와 정용선 후보 캠프.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는 김동완 후보캠프와 정용선 후보 캠프.

[당진신문=오동연 기자]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 재선 성공에는 크게 세 가지 원인이 손꼽힌다. 첫 번째로는 어기구 국회의원의 이미지가 나쁘지 않다는 것. 

시민 김모씨는 “어기구 의원은 그동안 크게 구설수에 오르거나 문제가 없었고, 국책사업을 유치하거나 사업비를 끌어오는 등 이미지도 나쁘지 않은 편이라 충분히 재선 가능성이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두번째는 보수진영인 미래통합당 김동완 후보와 무소속 정용선 후보가 내세운 ‘정권 심판론’이 시민 절반 이상의 큰 공감을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두 보수진영 후보는 ‘문재인 정권의 심판과 좌파 사회주의 국가로 가는 것을 막겠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침체 책임론’ 등을 주장하며 유권자의 표심을 얻으려 했었다. 그러나 총선의 전국적인 결과와 당진 지역의 개표 결과를 볼 때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대처 등에 대한 평가는 보수진영이 주장하는 바와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로는 보수 진영 후보의 양립과 단일화 실패 또한 이번 총선 선거의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이번 선거 개표결과 미래통합당 김동완 후보는 2만 4,457표, 무소속 정용선 후보는 1만 5,333표를 득표했다. 두 후보의 득표수를 합하면 3만 9,790표로, 어기구 당선인의 득표수 3만 8,535표보다 많다. 이미 선거는 끝났으나 보수 유권자에게 있어서는 “보수 후보 단일화가 일찌감치 이뤄줬다면...”하는 아쉬움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두 후보는 단일화 협의후 8일에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 후보를 결정하기로 하고 협약서 서명도 진행 했었으나 지난 11일 단일화가 무산됐다는 소식이 들리며, 보수유권자에게 큰 실망을 주었다.

게다가 미래통합당 김동완 후보와 무소속 정용선 후보의 단일화가 무산되면서, 서로에 대한 맹비난과 책임 떠넘기기 양상을 보였었다. 이에 따라 15일 “총선에서 승리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가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나왔다.  

11일 당진시 보수우파 국회의원 후보 단일화 추진본부는 “9일 밤 두 후보 측의 중재 요청으로 추진본부에서도 함께 참석해 막판 합의로 구체적 추진방안까지 합의에 이르렀었다”며 “10일까지 두 후보 캠프는 각각 여론조사회사를 선정하고 선관위에 필요조치를 취하기로 했고, 합의한 대로 정용선 후보 측은 여론조사 회사를 선정하는 등 준비가 진행됐으나, 김동완 후보 측은 진행되는 것이 10일 밤 늦게까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여론조사 최종시한인 11일 오전 9시가 지난 충남선관위에 확인한 결과 김동완 후보 측은 여론조사가 불가능함을 확인했다”며 “단일화 합의가 최종 무산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었다.

김동완 후보 측 “정용선, 좌파 행태 연상”

11일 미래통합당 김동완 후보 측은 “협약서 4항의 설문조사 문항은 협약체결 후 즉시 양측 협상단을 구성해 상호합의해 작성한다는 내용에 근거해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나 정용선 후보 측은 자기들의 설문지안을 실무진 상호간 언쟁과 이견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협약서 왼쪽에 끼워 넣었던 꼼수를 부렸다”고 전했다.

또 “그것이 이미 합의된 것이라고 억지 주장으로 시간을 지연시켜, 결국 소속정당 표시를 하는 표본 1천개, 소속정당을 표기하지 않는 표본 1천개를 하자는 제안을 김동완 후보는 협약 준수 차원에서 선대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격 수용해 급물살을 타는 듯 했다”며 “하지만 유선전화 착신요령과 당을 비난하면서 정용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는 문자를 대량 살포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김동완 후보 측은 “두 후보간의 합의가 안된 상태에서 여론조사를 임의로 돌리고 보수후보 단일화 무산이 된 것이 김동완 후보의 책임이라고 전가하는 행위는 좌파들의 행태를 연상케 한다”고도 전했다. 

정용선 후보 “김동완 측 내부 갈등 때문”

11일 무소속 정용선 후보도 보도자료와 기자회견을 통해 김동완 후보를 비난했다.

정용선 후보 측은 “11일 예정된 여론조사를 정 후보 측과 달리 김 후보 측은 진행하지 않았다”며 “시민들 앞에서의 공개적인 약속을 아무런 이유나 설명없이 지키지 않은 데 대해 우선 사유와 배경을 소상하게 설명하고 납득하지 못할 사유로 인해 약속을 파기했다면 즉각 사과하고 국회의원 후보직에서 사퇴할 것”을 촉구했었다.

또한 “8일 단일화 협약 기자회견 종료 후 김동완 후보 측에서는 단일화 추진본부를 통해 설문지 내용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뒤 9일 만남을 제안해 양 측 후보 관계자와 단일화 추진본부 관계자가 만났으나 상호 이견을 좁히지 못했었다”며 “10일 오전 여론조사 방식중 후보자의 소속 정당명을 기재하는 방식과 소속 정당명 없이 조사하는 방식으로 각각 여론조사 하기로 합의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동완 후보가 합의한 내용에 대해 김 후보 측 일부 선대위원들이 반발하면서 10일 오후에는 선대위원들 간에 다툼까지 벌어져 한 분이 부상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사례까지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동환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우리 측 관계자가 병원에 입원한 일이 없다"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정 후보 측 선거캠프 관계자는 “정용선 후보측은 10일 선관위에 여론조사계획 신고를 마쳤으나, 김동완 후보 측은 11일 오전 9시까지 여론조사계획 신고를 완료하지 못해 무산된 것”이며 “김 후보 측 선거캠프의 내부갈등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선거일을 앞두고 단일화 협약에 희망과 기대를 걸었던 보수유권자들은 단일화가 무산되면서 실망이 컸으며, 이미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후보의 당선이 예상됐었다. 

앞으로 당진 지역 보수 진영의 갈등 봉합이 과제로 남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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