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길령 기자

당진신문 배길령 기자
당진신문 배길령 기자

지난해 2월, 당진에 첫발을 내딛었다. 

나이는 서른. 하지만 아직도 사회초년생 티를 벗지 못한 듯 기자로서의 1년은 첫 걸음마를 떼던 돌배기 아이처럼 엎어지고 넘어지고의 연속. 

아무것도 없는 빈 종이에는 무엇이든 써 내릴 듯 했지만 기사란 무엇이든 써내는 것이 아니고 무엇을 쓸지 고민해야했다.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말들이 있다.

"기자는 질문을 잘하는 사람, 기자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무엇이 중요한지 아는 사람. 두 귀는 항상 열려있어야 하지만 입 밖으로는 영양가 있는 질문을 던져야 하고 뜨거운 심장으로 공감하지만 차가운 머리로 작성해야한다"    

그랬기 때문일까. 기사를 쓰면 쓸수록 기자가, 글이 가진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실감이 들었다. 그래서 여러 번 기사작성을 하다가 막막하면 뛰쳐나가 달아나고 싶었다. 아침이 오는 게 무섭고 눈을 감아도 잠이 오지 않고, 만성 두통에 시달리다가 주말이 끝나는 게 싫었다.

"어쩌면 기자를 잘 할 수 있을지도 몰라"하고 부풀었던 꿈을 마치 비웃듯 벼랑 끝에 몰아세워지는 기분. 

수없이 달아나고 싶었지만 1년이, 사계절이 흘렀다. 많은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교를 한다는 것도 모자랄지 모르겠지만 내가 경험했던 그 어떤 세상의 1년보다 이만큼이나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았던 적이 있을까. 1년이지만 하루하루가 다른 일상이었고, 내가 아닌 다른 이들의 이야기에서 삶을 오롯이 생각해보고, 세상이 누구에게나 녹록치 않겠지만 특히나 차갑게 내쳐지는 사람들.

떠나는 시간에 이르자 지난 날의 어리숙했던 기사들은 한 귀퉁이가 툭 솟아오른 못난이 못처럼 오래도록 나를 찔러올 것 같다. 당진신문에서 1년은 오늘로 마지막이지만 당진신문의 사람들은 아마도 내시간이 멈추는 날까지 째깍째깍 흐르고 있을 겁니다!

박학다식한 배국장님, 역시 건강이 최고겠죠?
신비주의 우리 부장님, 유쾌한 웃음소리 잃지 않으시길!
쓰담쓰담 상냥한 우리 대리님, 뒤에서 항상 챙겨주신다고 힘드셨지요? 
척척 프로 진짜기자 오기자님, 오래오래 잘 지내주세요!
그리고 러블리한 내짝꿍 지기자님, 정말 힘이 됐던 순간이 많았어요.
임팩트 강한 우리 당진신문 식구님들, 그동안 정말 고맙습니다.

특히, 1년간의 기자생활동안 만났던, 때로는 반갑게, 때로는 따금한 질책도 해주신 아름다운 여러분들이 항상 몸도 튼튼하고 마음도 튼튼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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