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구, 이리 한가하실 때가 다 있네유?”

오래간만에 찾아 본 동네 미용실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합니다. 평상시 예약을 하지 않으면 서너 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할 만큼 손님으로 북적이던 곳인데 말입니다.

“신종코로나 때문에 요즘 발길이 뚝 끊겼네요. 사람 모이는 곳은 되도록 안 가려고 하는 거죠. 엄마들 전화 해보니까 아이들 어린이집 안보내고 집에 데리고 있대요. 보호해 주고 싶은 부모 마음이지요.”

요즘에는 충남도청으로부터 ‘신종코로나감염예방을 위해 손씻기, 기침예절, 마스크 착용 등 수칙을 준수하고 발열이나 호흡기증상이 발생시 1339 또는 041-120번으로 상담하라’는 안내 문자를 받는 것으로 하루를 엽니다. 그리고는 다른 소식을 뒤로 하고 가장 먼저 확진자가 얼마나 늘었는지, 사망자는 또 얼마나 늘었는지, 세계보건기구의 발표에 귀를 쫑긋하고 주시합니다. 최근에는 증상이 없는 감염자도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있어보인다면서 조사할 필요성을 지적해 바짝 긴장합니다.

어제 찾은 예배당은 예상대로 평상시보다 확연히 빈자리가 많고, 단 위에서는 말씀 선포 전에 서로 악수 대신 손가락으로 하트를 그리며 인사하는 것이 상대방을 위한 배려라고 알려줍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인사문화도 바꾸게 하는가 하면, 덮어놓고 긴장하게 하고 공포에 떨게 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땀시 무솨서 워디 사람 많은 헬스장 가겄슈?”

하루도 안 빼놓고 헬스장을 즐겨 찾던 동네 어르신이 요 며칠 보이지 않습니다.

“태안 확진자 딸 얘기 들었쥬? 먼 데 나라 얘기인줄만 알았는데, 어젯밤 무솨서 한 잠 못잤슈.”

얼마 전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할아버지가 초조한 눈빛으로 한마디 건네더니 담배 한 대 태우려 1층에서 내립니다.

“화요일이 개학인데 학교에 보내도 될까요? 마스크를 쓰고 간다고 해도 밥 먹을 때는 벗어야 되잖아요. 제가 일을 하고 있지만 집에서 저희들끼리 놀고 있으라고 하고 싶어요. 친구들을 좋아하는 막내는 학교 안보내고 싶다고 했더니 울고불고 난리에요.”

어제 초등학생 자매를 둔 한 워킹맘이 고민하다가 의견을 듣고 참고하고 싶다며 전화를 걸어왔고 통화 후 결국 학교에 보내기로 결정합니다.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같은 경우 불필요한 외출이나 다수가 모인 장소를 가능하면 피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우선해야 할 일은 스스로 면역력을 높이는 일입니다. 최근 우리지역 태안에서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딸이 확진 받은 친정아버지와의 밀착 접촉으로 결과가 나오기까지 모두 긴장했습니다. 음성반응이 나와 모두가 가슴을 쓸어내렸는데 확진자와 접촉했다고 해서 다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는 결과가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불안해서 잠을 못 자고, 학교를 보내지 않고, 회사를 안 나가고, 집 현관문을 걸어 잠그고, 가게 문을 닫는 것이 과연 대안일까 싶습니다.

막연하게 불안해하며 잠을 못 이루고 공포에 떨며 움츠러드는 대신,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뭘 못하겠다는 말 대신, 위기를 기회로 바꿔 코로나 덕분에 그동안 쉬고 게을리 했던 운동도 더 열심히 하고, 필요하다면 비타민 보조제도 챙겨 먹고, 싱싱한 야채와 과일을 더 챙겨 먹어 도리어 건강해지는 기회로 만들면 좋겠습니다. 코로나 덕분에 그동안 편식을 일삼던 우리집 아이의 식습관이 대번 바뀌어 고맙습니다.

“바이러스 때문에 떨 필요 없지요? 면역력을 올리는 것이 답이지요?”

“그라제. 밥 먹고 놀이터 나가서 열심히 뛰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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