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 난민 된 당진 장애아동...대기시간만 3년
재활 난민 된 당진 장애아동...대기시간만 3년
  • 배길령 기자
  • 승인 2020.01.04 06:00
  • 호수 1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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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사 1명이 16명 담당...대기인원은 매해 증가
소아물리작업치료 중단시 신체기능 서서히 퇴행 우려
장애인복지관 6천원, 병원은 최대 4만 5천원...7배이상 격차
형편 어려운 가정, 무한 대기...지난해 1명 충원됐지만 태부족

“하루도 치료를 안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계에 부딪칠 때마다 우리 아이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없다는 것이 너무 힘듭니다. 장애인복지관에서 다시 치료를 받으려면 2,3년은 기다려야 한다는데 우리 아이는 매일 매일 치료가 꼭 필요합니다”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2019년 11월 기준 당진시장애인복지관의 물리치료대기인원은 총 402명이다. 이들이 자신의 차례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최대 3년까지 기다려야한다. 재활 난민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물리치료는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는데다가 복지관을 방문하는 새로운 치료 인원이 생기기 때문에 대기인원은 매해 늘어나 있다. 

일반적으로 척수, 뇌병변, 지체장애로 인한 소아물리작업치료는 신체기능향상을 위한 치료이기 때문에 이들의 치료가 중단되면 보행, 서기 등의 신체기능은 서서히 퇴행하게 된다.

당진시장애인복지관에는 현재 △물리치료사 3명 △작업치료사 2명 △언어치료사 2명 △조기교육치료사 1명 △심리치료사 1명이 팀을 이뤄 총 129명의 아동과 성인을 대상으로 치료를 담당하고 있다. 이들의 치료기간은 주 2회씩 1년 6개월. 그 기간이 끝나면 이들은 다시 대기인원이 된다. 

본래 의료법상 물리치료는 병원에서만 가능하지만 예외적으로 장애인복지관은 치료가 필요한 장애인 모두에게 형평성 있는 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물리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당진에는 소아를 대상으로 전문적인 물리치료를 제공하는 기관의 부재로 장애인복지관에서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고 이러한 상황에서 대기는 길어질 수밖에 없다.

당진시장애인복지관 정춘진 관장은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물리치료는 처음 알려주고 배운대로 진행하면 되기 때문에 여러 명이 동시에 가능하지만 아이들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치료사 한명, 한명이 직접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명의 아이에게 동시에 치료를 진행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관장은 “1명의 치료사마다 현재 16명을 담당한다. 공공의료기관이나 타 병원에서 부족한 치료서비스를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마저도 없다. 오롯이 장애인복지관이 메꿀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인력충원 없이는 대기인원이 늘고 또 대기기간이 길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기약 없는 대기에 애타는 부모들
장애인복지관의 이 같은 실정에 치료기간이 끝나고 기약 없는 대기기간에 들어가게 되면 아이와 부모는 치료비용, 차량이동 등등 스스로의 싸움에 뛰어들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형편이 어려운 일부가정은 복지관에서의 치료가 끝나면 아이와 집에서 대기를 무한정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고 또 일부가정은 대기를 걸어놓고 서울, 대전, 천안 등 타 지역의 병원을 찾아 대기순번이 빨리 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기도 한다.

대기를 기다리고 있는 한 어머니는 “복지관에서는 치료비용이 1회당 6천원이지만 대학병원이나 타 의료기관을 이용할 때는 최대 4만 5천원이다. 한번, 두 번에 끝나는 치료도 아니고 한해 두해 쌓이면 비용이 만만치 않아 그냥 집에서 아이를 데리고 복지관 순번을 기다리는 어머니도 있더라. 하지만 어렵더라도 아이들을 데리고 타 지역으로 가는 엄마들도 있다. 다만 차량을 이용해도 다리변형으로 제대로 앉아있기 어려운 아이들은 가까운 도시로 치료를 간다고 해도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힘들어한다. 대부분의 엄마들이 이렇게 매일 아이와 힘겨운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정춘진 관장은 “2019년 8월에 다행히도 1명의 물리치료사가 충원됐다. 하지만 치료를 필요로 하는 아이들에게는 아직 턱없이 부족한 상황인 것은 변함없다. 또 소아치료에는 물리치료와 작업치료가 같이 병행돼야 하는데 작업치료자도 현재 2명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물리치료사뿐만 아니라 작업치료사의 인력충원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진시 경로장애인과 박상희 주무관은 “복지관에서 제공되는 물리치료가 비용 면과 관내 유일한 소아물리치료를 제공한다는 점에 대해서 인력부족을 겪고 있는 상황은 알고 있다. 다만 인력충원이나 기구 및 공간 확보 등 예산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보건소 등을 이용한 충원계획을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