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인식개선 위한 원탁토론회 열려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연예인 설리에 이어 구하라가 세상을 떠났다. 이들이 자발적으로 세상을 등진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외부적으로 성평등이 이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여성에 대한 차별적이고 폭력적인 언행들은 지속되고 있다. 최근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두고 계속되는 논란만 보아도 그렇다. 여성과 남성이 보는 시각의 차이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지난 27일 당진가족성통합상담센터(센터장 신순옥)와 당진시여성단체협의회(회장 안임숙)가 주최한 양성평등인식개선을 위한 원탁토론회가 당진가족성통합상담센터 1층 교육실에서 열렸다.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토론회는 최연숙 시의원이 좌장을 맡아 진행됐으며 안봉순 여성가족과장, 김광순 당진시여성친화도시 시민참여단장, 최의현 청년정책팀장, 당진신문 배길령·지나영 기자, 당진시대 임아연·한수미 기자, 중도일보 박승군 기자, 서산방송 이은성 기자, 문화연대 최운연 사무국장, 한상현 당진시외국인근로자 지원센터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는 당초 ‘기자에게 묻고 답하다’라는 주제로 열렸지만,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다수 참여하면서 양성평등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됐다. 하지만 정작 기자들의 발언 기회가 많지 않아 기대했던 만큼의 역동적인 토론의 자리가 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하 토론회 발언정리

●지나영 기자(당진신문)

사회 초년생이었을 때 회식자리에서 어찌보면 사소한 거겠지만 수저를 놓거나 그릇을 놓는것. 그리고 술을 따르는 것은 나를 비롯한 여자 직원들이 거의 도맡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내가 막내니까, 어리니까 라는 생각으로 했던 것 같은데 다시 생각해보면 사회에서 나는 업무 능력으로 판단 받지 못했던 사람이었던것 같다. 이런 부당한 처우는 아직도 사회 전반적으로 남아있을거라 생각한다.

●배길령 기자(당진신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같이 식사자리에서 다이어트 한다고 적게 먹으면 ‘여자는 다이어트 해야지, 넌 적게 먹어’ 등 장난으로 웃으면서 얘기하는 경우, 알게 모르게 상처를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 유니폼을 착용하고 일하는 직업에 대해서도 치마로 나온 유니폼을 굳이 바지로 입으려 하냐는 경우도 있었다.

●임아연 기자(당진시대)

당진은 남성중심의 도시이고 남초 직업현장이 많다. 실제로 취재를 나서도 4,50대 남성이 장(長)을 맡고 있고 여성은 간사 등 보조적인 자리에 위치하고 있어 아쉽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한수미 기자(당진시대)

실제로 ‘여성이 꼭 살림을 해야 해?’와 같은 질문을 남성에게 묻는다면 흔쾌히 ‘그렇지 않다’고 자신의 생각을 말할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말로는, 글로는 배워도 실생활에서는 몸에 배지 않은 것이 양성평등의 수준이 아닐까 생각한다.

●안봉순 과장(당진시청 여성가족과)

OECD에서 조사한 성평등과 학업성취도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조사결과를 봤다. 사실 2017년부터 대대적으로 100회 이상의 양성평등교육을 했지만 가정에서 도움을 주지 않으면 이 차이를 좁히기 어렵다. 우선 학교에서 교육을 이어오면 당장은 아니지만 시일이 지나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의현 팀장(청년정책팀)

양성평등교육이 주로 노인대학으로 이뤄지는 이유를 모르겠다. 사실 가장 애매한 세대는 30대 후반에서 40대초 우리세대다. 애매하게 보수적이기 때문에 바뀔 수 있는 세대에 교육이 필요하다. 저 스스로도 여자가 할 일과 남자가 할 일은 나뉘어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운연 사무국장(문화연대)

솔직히 양성평등의 얘기를 하지만 그 개념을 교육 받은 적도 없다. 저희뿐만 아니라 사회를 이끌어가는 세대가 4,5,60대 남성들이 과연 양성평등교육을 한번이라도 받아본 적이 있을까. 조급하게 변화를 이끌어가기보다는 여유를 가지고 변화를 이끌어 갔으면 한다는 생각이다.

●박승군 기자(중도일보)

그동안 우리사회가 아들선호사상으로 남자 중심의 사회였다고 본다. 간격이 좁혀지기 어려운 부분이 있고 사회적인 분위기를 수용하면서 지금까지 남성중심의 사회가 여성중심으로, 아버지 중심에서 어머니 중심으로 넘어갔다. 모계사회로 갔다. 모든 결정권이 여성에게로 넘어갔다. 지금까지 남자가 누려왔던 것을 이제는 여자가 누려도 된다고 생각한다.

●안임숙 회장(당진시여성단체협의회)

양성평등의 본질적인 문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직장에서 성평등문제, 가정에서 성평등, 역할의 고정관념도 갈 길이 멀다. 그렇기 때문에 가정에서부터, 어린이집에서부터 해야 한다고 본다. 양성평등교육이 이제는 어린이집부터 교육이 시작돼야 한다.

●김광순 단장(여성친화도시 시민참여단)

매번 토론회를 많이 갔는데 답답했다. 듣고 싶은 얘기는 없었다. 내가 내 주변 사람들에게 올바른 전달을 하는 게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친화’는 그냥 여성이 아닌 사회적 약자를 통틀어서 여성성으로 나타나는 말이다. 때때로 아동, 노인, 장애인, 남성이 되기도 한다. 실질적인 사회적 약자를 말하는데 남성 여성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최연숙 시의원

양성평등은 여성, 남성 떠나서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것. 여성으로서 남성으로서 서로 배려하는 문화가 하루 아침에 되지는 않겠지만 양성평등이 이루어져야 내 자녀 2세, 3세 또 다른 김지영이 나오지 않고, 설리, 구하라 처럼 2차 가해를 당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신순옥 센터장(당진가족성통합상담센터)

양성평등은 정치·사회·문화적으로 함께 하자는 것으로 모계사회로 간다고 생각하면 여성혐오로 밖에 되지 않는다. 내년에는 더 훌륭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모시겠다. 참석해주신 토론자분들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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