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일 당진청소년 평화나비의 3번째 페스타 개최
“페스타는 위안부 피해 문제 해결의 첫걸음”

“처음에는 마냥 뿌듯하기만 했어요. 1기 회장이었던 친구랑 친해서 피해자 할머니 문제에 관심이 생기기도 했고 봉사점수도 딸 수 있었고요. 그런데 점점 활동하면서 잘 몰랐던 사실에 죄책감이 들기도 했고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할머니들의 아픔에 공감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호서고2, 박현진 학생)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당진청소년 평화나비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문제를 알리기 위해 당진의 중고생들로 이루어진 동아리로 9명의 중학생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100명이 넘는 새내기 평화나비로 성장했다.

‘평화나비’가 상징하는 바는 이 땅에서 피해자 할머님들이 겪어야만 했던 억울함과 아픔을 훌훌 털고 평화롭고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가셨으면 하는 희망을 담았다.

평화나비가 ‘페스타’를 떠올린 건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 한편에 자리한 피해자 할머니들의 아픔이 또래의 친구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무심코 지나쳐지는 안타까움에 시작됐다.

2017년 진행된 첫 페스타는 당시 당진에 생존해계셨던 이기정 할머니의 이야기를 전달했다. 날짜는 故김학순 할머니의 용기 있는 고백을 담은 8월 14일을 기념해 매년 8월에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페스타는 11월 3일 학생독립운동기념의 날과 국가지정일이 된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청소년이 앞장서겠다는 취지로 11월 2일로 계획했다.

당진청소년 평화나비로서 올해가 마지막인 김나민 회장(당진고3)은 지난 4년간 평화나비 활동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첫 번째 페스타라고 설명했다.

“첫 번째 페스타 때는 이기정 할머님이 함께  참여했었어요. 그런데 그해 11월 11일에 돌아가셨어요. 늘 생각하고 우려했던 일인데 그렇게 할머니를 보내드리면서 자주 찾아뵙지 못하고 소홀했던 점이 떠올라 죄송했어요. 더 잘 보내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앞으로 더 열심히 활동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당진청소년평화나비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문제를 몰랐던 친구들이 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심어주며 청소년의 목소리로 청소년의 생각을 전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역할을 해주고도 있다.

김나민 회장은 이번 페스타가 자신에게 그러했듯 페스타에 참여하는 청소년 스스로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평화나비의 페스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해요. 페스타에 참여하는 친구들이 스스로 삶의 주체로서 자신의 역사를 바꾸는 기회가 되면 좋겠거든요. 사실은 저도 평화나비 활동 전에는 취업이 잘되는 학과를 목표로 공부를 해왔었는데 평화나비 활동을 하면서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사회복지로 진로를 바꿨거든요”

내년이면 5년이 된다는 평화나비의 부회장인 박현진 학생은 평화나비가 익숙한 단체로 잊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

지난 3월 1일 열린 당진평화의 소녀상 건립 3주년 기념식에 참여한 당진청소년 평화나비
지난 3월 1일 열린 당진평화의 소녀상 건립 3주년 기념식에 참여한 당진청소년 평화나비

“해가 지날수록 지역 내에서는 익숙한 단체가 되어 잊혀지는 것 같아서 걱정될 때도 있어요. 하지만 대학생이 되어서도 청소년 평화나비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할 생각이라서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아낌없는 응원과 힘을 보태주셨으면 좋겠어요”

11월 2일 문예의 전당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당진청소년평화나비 페스타’는 학생들이 직접 준비한 20개의 체험, 놀이, 추모, 먹거리 부스로 나뉘어 편지쓰기, 소녀상 만들기, 故 이기정 할머니를 위한 추모 공간, 다트게임, 림보게임 등이 운영된다.

이외에 평화나비 퍼포먼스와 청소년 공연, 퀴즈대회 등으로 또래의 친구들이 즐기면서 배우는 축제도 구성했다. 청소년의 손에서 탄생해 페스타에서 판매되는 평화나비의 굿즈 판매성금은 매해 기부와 소녀상 앞 추모함 설치, 추모광고로 이어져 오고 있다. 이번 페스타에서 마련된 성금으로는 어떤 활동을 할지 의논 중이다.

김나민 회장은 “이기정 할머님이 평화나비의 활동에도 일본의 사죄 없이 돌아가셨기 때문에 지금 생존해계신 스무 분의 할머니들과 또 할머니들과 함께 노력하시는 분들에게 평화나비가 늘 함께하고 일본이 사죄하는 날, 함께 기뻐하고 웃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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