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청 담당자 “통상적으로 안내 불가”...취재 시작되자 “착오”
뒤늦게 읍면동 및 주민에 훈련 일정 전달...당진시청 홈페이지에 게재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최근 고대면 항곡리 주민들은 밤 9시에서 10시 사이 날아다니는 전투기 때문에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데시벨 측정상 최대 100데시벨과 평소는 110까지 찍는 전투기의 소음 때문이다.

민원이 제기된 이번 소음은 공군제20전투비행단에서 조종사 항공작전능력향상 훈련으로 시행되고 있다. 공군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8월부터 훈련 전 당진시에 안내협조문을 보내왔다. 안내협조문에는 공군 제 20전투단의 야간비행일 일정을 안내하고 당진시 홈페이지 공지사항 메인화면 탑재와 더불어 해당 소음지역 읍면동사무소 사전안내를 포함하고 있다.

공군관계자는 “야간비행 안내에 대해서는 보안상의 문제와 소음피해 사이에서 논의가 계속 진행되어 왔다. 검토결과 정확한 시간 안내는 어렵지만 포괄적으로 일자 안내는 진행하기로 했다. 서산은 예전부터 부대근처 주민들에게는 시청공문, 문자전송 등의 방법으로 안내해왔지만 당진은 올해 8월부터 안내협조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은 주민들에게 전혀 전달되지 않았다. 사전에 공문을 받고도 주민들에게 훈련사항을 단 한 번도 안내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당진시 홈페이지에도 내용은 올라가지 않았다.

당진시에 문의하자 담당 공무원은 공군 측의 입장과 상반된 이야기를 내놨다. 국방부에서 국가안보를 위한 훈련이기 때문에 행정상 안내를 할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당진시 관계자는 “훈련 전 미리 행정기관에 연락이 오기는 하지만 군사기밀이기 때문에 민간에는 안내가 안된다”며 “군부대 사격연습과 똑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다고 훈련을 안 할 수도 없는 일이고 매일 소음이 발생한다고 해도 국방부 관련일이기 때문에 처리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서 “서산 해미와 같은 비행장이 있는 곳은 자주 노출되지만 당진지역은 하루에 한 두 번이라서 소음측정도 어렵다. 평균 생활소음은 5분 동안 평균값을 내지만 전투기는 쌩 하고 지나가서 생활소음이라고 할 수 없는 문제도 있다”고 덧붙였다.

취재가 시작되고 전투기 소음과 관련한 안내문을 뒤늦게 확인한 당진시청 담당자는 “해당 업무를 봤던 2013년 전까지만 해도 안내가 못하도록 되어 있어서 공군 측에서 보낸 안내문의 내용을 확실히 확인하지 못한 거 같다”며 “확인 즉시 홈페이지 게시와 해당소음지역 읍·면·동사무소와 이장단에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항곡리의 한 주민은 “가끔 훈련을 하기는 하지만 당진시나, 면사무소로부터 비행훈련안내를 미리 받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나라에서 하는 일이고 민원이 있어도 훈련이니 어쩌겠냐고 생각하는 주민들이 대부분”이라고 답했다.

공군 야간비행훈련일정은 올해 8월부터 안내협조문이 전달되었지만, 지난 8월과 9월, 10월 중순이 넘는 기간까지 소음피해지역 읍면동사무소와 주민들에게는 단 한 차례도 안내되지 못했다. 공무원의 안일한 대처로 주민들은 알권리를 박탈당한 것이나 마찬가지.

현재 당진시는 각 읍면동사무소에 훈련 일정을 전달하는 한편, 소음대비를 위한 야간비행일 안내 역시 당진시청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10월에 예정된 남은 훈련은 단 2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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