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천읍성안 그 미술관에서 오는 31일까지 전시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한지민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인 ‘두 사람’展이 면천읍성안 그 미술관에서 오는 31일까지 전시된다.

작가는 집으로 돌아온 누군가의 하루를 움직임과 순간의 몸짓으로 표현했다. 작품명마다 퇴근, 세면대, 일요일 등 일상 속의 움직임과 감정이 그림에 진하게 배였다.

작가의 설명에 따르면 혼자만의 공간에서 인물의 조용한 움직임과 무심코 지나쳐 버릴 만한 순간의 몸짓에 주목해 관찰한 결과물이 이번 전시회다.

“각각의 작품 속에는 한 사람씩만 등장을 해요. 하지만 얼굴과 표정이 없기 때문에 작품을 감상하시는 분들이 스스로라고 생각했으면 하는 공감을 주고 싶기도 했어요. 유일하게 한 작품만 두 사람이 등장하는데, 그것도 같은 공간에 있지만 같이 있지 않은 느낌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작품 속 인물들은 대부분 집이라는 내부 공간에서 홀로 깨어 있거나 나태함이 깃든 느슨한 자세로 무기력함을 느끼게 한다. 또 딱히 해야 할 것과 미래를 희망하는 것보다 지금 이순간의 평온함이 충분하다는 느낌을 몸짓으로 표현하고 있다.

캔버스에 오일로 채색한 유화작품이지만 맑고 투명한 느낌에 몽환적인 분위기를 더하기 위해 여러 색을 붓으로 두드려 채색한 작품은 동양화적인 채색을 좋아하는 작가가 우연히 발견한 표현법이기도 하다.

“원래는 유화의 찐득한 느낌을 좋아했지만 제 작품들의 소재와는 맞지 않았어요. 그래서 더 맑게 표현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캔버스 위에 붓을 이용해 두드리니까 맑으면서 몽환적인 느낌이 실리는 걸 알게 됐죠. 다만 두드리는 채색법이 생각보다 화난 아이를 다루듯 오래 걸리기도 하지만요”   

이번 전시회의 연장선에서 다음 전시의 예고작을 전시 공간 한편에 놓아두었다는 한지민 작가의 다음 전시회는 ‘공간’이다. 이번 전시회가 인물이 비중이 높았다면 다음은 공간의 비중을 넓히는 작품으로 멀찍이서 인물과 공간을 바라보는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작가가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린 지는 6년. 하고 싶었던 그림이기에 일하는 시간을 빼고는 온전히 그림에 시간을 쏟을 수 있도록 도와준 이은미 선생의 격려로 지금까지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올 수 있었다고 설명하는 한지민 작가는 편안한 그림으로 사람들을 위로하는 또 다른 화가로의 삶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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