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죽인 자는 미안하다 죄송하다 말을 하는데죽은 나는 원통해도 말을 못하네걱정도 두려움도 없는 창창한 젊음을 돌연 접고꽃 피고 또 피는 봄날에 갑자기사랑하는 사람 사랑할 사람 모두 남겨두고해야 할 일이 많은데하고 싶은 일이 많은데이제 시작하려 했는데추방 당하 듯 다른 별을 향해 가네21세기 물을 먹고 자라나귀신이 되어 나타날 수도 없고영靈도 혼魂도 이 별에 남을 수 없어 나 때문에 눈이 퉁퉁 부은 지인의 꿈에 찾아가 말해 볼까나영문도 모르고 죽은 이 억울함을살아온 눈부신 날들의 기억을홀로 떠나는 이 쓸쓸함을......약력 강원 삼
혼자는 부끄러운지 무리를 지어 피는 들꽃걷는 길 마다피어 있는 들꽃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잠시 길에 앉아 아내의 머리에 꽃을 꽂으니꽃에게 꽃을 꽂았네
먹던 꿀단지 사계절 가도록서로 호흡하지 않아 숨콱 막혀 맛을 주지도 맛을 볼 수도 없다굳어버린 뚜껑열고 열어 봐도 미동 없어슬픔만 어른거린다빨개진 얼굴만 밀려왔다 부닥친다촛점이 또렷한 뜨거운 가슴 맞대지 않아 마음 꿀단지 속 별 떨어진다마음 상한 별 마음에무겁게 부숴진다사랑은 머물지 않는 바람이라서약력순성 출생, 한국방송통신대 국문학과 졸, 월간 「문학세계」 신인상 데뷔, 공저시집 『당진의 시인들 16』 외 당진온누리합창단장. 당진환경운동연합회원, 충남문인협회원, 당진시인협회원으로 활동
아침까지 비가 오더니구름만이 밑을 내려보고 있다기영이 성훈이 석빈이 동생들이일을 거드러준다고 왔다트럭을 몰고 논으로 가서 예쁘게 잘 자란 파라모를 조심히 차곡차곡 차에 싣는다잠시 후 원용이 친구가 와서 합세하고동생들과 친구는 구슬땀이얼굴에 줄을 긋고 있다 논에서 이앙기에 차례로꽂고 얹고 실으니논에는 푸른 그림이 정성껏 그려지고올해도 기영이 성훈이 석빈이 동생들과 친구 원용이의 도움으로 풍년을 이루겠네
“큰아버지, 저 공부하고 싶어요! 중학교에 보내주세요” 솔샘이 초등학교 다닐 때 일입니다. 이웃집에 사는 착한 사촌 형이 우리 집 마당에서 울고, 딩굴면서 부르짖었습니다. 그 사촌 형의 아버지가 우리 아버지의 바로 밑에 동생이고, 그분은 일제 강점기에 징용으로 끌려가셔서 소식이 없다고 했습니다.홀로된 사촌 형의 어머니하고 형과 누나 그리고 두 여동생 등 여섯 식구가 같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 사촌 형은 어렵사리 먼 송악중학교에 입학했고, 소원이던 공부도 조금 했습니다.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 뒤 사촌 형네 여섯 식구는 인천으로 이사
찔레꽃 하얗게 피던 계절사랑의 가시에 찔린 내 가슴붉게 번지는 핏빛 멍가슴 저미는 아픔에 울었다서글픔을 감추려 그늘에 숨어숨죽여 우는 눈물흰 꽃잎에 방울로 떨어져노랗게 물들어 가는데떠난 님을 부르며 우는 비둘기절절히 흘러 쌓인 눈물기어이 애잔한 폭포가 되어가슴 시린 오월은 이별로 내려앉았다.약력강원 원주 출생. 계간 「문심」 시와 시조 신인상 등단. 부산문학 아카데미 이사, 부산문협우수시인상. 공저시집 : 『당진의 시인들』 16집, 현) 당진시인협회원
[당진신문] 당진시 자체종합감사에서 지적된 사항들이 되풀이 되고 있는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 지적되는 사안이 가볍다 하더라도 반복되고 있다는 것은 공무원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거나, 당진시에서는 지적만 할 뿐, 실제로는 문제들을 무시하거나 대충 넘어가는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비춰 질수 있기 때문이다.자체종합감사는 당진시의 효율적인 운영과 투명한 업무처리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 해결에 대한 조치 수준이 부족하다면 감사의 목적이 퇴색되고, 결국에는 업무의 효율성은 물론, 가뜩이나 당진시 행정에 불신을 품고
농부들의 땀 향기가가득한 들판모를 심는정성의 향기가 더하고푸른 모가 꽂히니들판에 푸른 향이 채워진다아카시아꽃 향이은은하게 코 밑에서 맴돌고한걸음 한걸음 옮기는 농부들의 발걸음 축복하소서
객지에서 고생하다집에 오면 별 보며자고 싶다는 딸앞바다 낮 동안 데워진모래알에 나란히 누워별*을 본다파도소리 멀어지면찰랑,별이 떴다 진다별 뜬 곳 없고진 곳 없는 하늘가만히 볼수록가슴 환하다*지금도 그대로 부르는 딸의 배냇 이름.약력당진 출생. 2010년 『심상』 신인상 등단. 시집 공저 산문집: (사)한국시인협회원. 당진시인협회원 외 다수 활동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이 봉양하고자 하나 부모가 기다려 주지 않는다.(樹欲靜而風不止 子欲養而親不待).”이는 한시외전(韓詩外傳)에 나오는 명언이다. 우리가 효도를 하고 싶어도 이미 부모님이 돌아가시어 실행할 수 없는 상황의 ‘풍수지탄(風樹之嘆)이라는 말이 바로 여기에서 유래했다. 엊그제가 희미해져 가는 효를 생각하게 하는 어버이날이었다. 우리는 효를 논함에 있어 종종 까마귀를 예찬한다. 까마귀는 다 성장하고 나면 자신을 먹여 키운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구해 씹어 먹여준다. 이래서 까마귀를 반포조(反哺鳥 :
상고대가 피었느냐 서리 꽃이 피었느냐 눈 꽃이 피었느냐 도로 청소 하시는할머니가 위를 바라보시며내 머리가 너였구나
사월의 햇살 창가에 펼쳐질 때움츠렸던 입맛을 돋워주는 봄나물이 양푼에 누어 있다쌉싸름한 맛에 향이 강한 가시나무 끝에서 빛나던초록 별 모양을 닮은 새순들쌉쌀한 풀내음과 흙내 진한특유의 향긋함 뿌리까지 살짝 데쳐 장국을 끓이고 재빠른 손놀림으로 봄이 식탁 위에 누어 있다계절은 먹새가 먹이를 쪼아 먹듯 콕콕 찍어 나르는 손톱 사이어린 시절 추억이 새겨져은은하게 피어나는 것......약력 강원 홍천출생, 한서대 문학미디어과 졸, 중앙대예술대학원 수학. 계간「착각의 시학」 시부문 신인상 등단, 시집 『일어나』 출간. 공저 『당진의 시인들』
다가오는 5월 20일(음력 4. 8)은 불기 2567년 부처님 오신날이다. 이날 각 사찰에서는 봉축 법회를 열어 부처님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평화와 행복을 염원하고 욕불의식(부처님의 몸을 향수로 목욕시킴)과 연등을 달아 개인의 발복을 기원하는 등 다양한 행사가 이루어진다.이러한 다양한 불교의식과 함께 부처님 오신날을 더욱 뜻 깊게 되새겨 보기 위한 방법은 각 사찰이 가진 문화적 전통을 알고 방문하는 것이다. 사찰의 연혁과 가람의 배치, 문화유산의 특성들을 통해 사찰의 내재된 모습들과 마주하면 또 다른 문화적 향수를 느낄 수 있기 때문
어버이날이었던 지난 5월 8일 이화여대 의대 졸업 후 보건소장직을지냈던 아버지 친구분을 함께 초대해 식사를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했다.척추후만증 척추 장애가 있어 결혼을 안하신 까닭에 자식이 없어 어버이날 외로울 거 같아 초대한 분으로, 필자가 대학 다닐 때 의대 다닌다고 참 많이 아껴 주시기도 했다. 이분은 대한민국에서 여자 의사로 서기관을 단 최초 인물이라고 자부심이 대단하다. 자랑스런 이대생 상도 받으셨다고 하신다.여장부였다. 장애가 있어 오래 못 살까봐 연금 안 받고 일시불로 퇴직금을 받았는데, 오래 살아서 손해 많이 봤다고
뒤틀린 너를 보고사람들이 멋있다고 하지만년 수가 흐른 내 몸과뒤틀린 너와 일반이요힘겨운 삶을 지탱하는 것이너와 내가 일반이나아직은 조금 더 버티며
연초록 잎새 풀피리 되어햇살 비비며 봄 노래하고마른 나무옹이마다꽃 송이 피어나 감싸 주네요청순한 청벚꽃 환하게 꽃등 밝히고흐드러진 봄은물오른 가지마다 어루만지며꽃 이름 달아주는데풀 꽃향기 그리고 바람고운 봄길 위에 나뒹구는 꽃향기바라만 보아도 생각만 해도가슴 설레는 흐드러진 봄은... ...약력강원 출생, 계간 「문학고을」 시부문 신인상 등단, 공로상, 공저시집 『당진의 시인들』외 다수, 순수가곡 : 이종록 작곡 『마섬에 부는 바람』 발표, 한국문협당진지부회원, 당진시인협회원 임
당진 지역 학교 수는 약 55개입니다. 초, 중, 고등학교 아이들이 적게는 하루 한 끼를, 많게는 하루 세 끼를 먹게 되는 곳이 학교입니다. 학교 안에서 이루어지는 급식은 또 다른 교육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개인이 아닌 국가가 해야 할 일이라는 인식아래 무상급식 시스템이 자리잡은지도 12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세계 최고라는 ‘k-급식’ 자부심, 무상급식의 시스템이 무너져가고 있습니다. 최근 3년간 학교급식 종사자의 퇴직자가 1만 4000여명에 달하고, 입사 6개월 이내 퇴사자 수는 충남이 50.2%로 가장 높았습니다. 게다가
아침 서리 낀 창문을 열고밖을 내다보고 돌아서서다시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확 트인 들판을 바라보니하얀 서리가 마른 풀 위에 와널려 있는 지푸라기에 내려앉아내 발이 닿는 곳마다내 발등에 내려앉아울부짖으며 눈물 흘린다그래도 나는 고개를 들어먼 산만 바라본다서로 위로하며 살아보자
생전에카네이션 몇 번이나 드렸을까 생신날 어쩌다 꽃바구니 받으시면 "꽃보다 더 이쁜 느덜이 있는디꽃은 뭐하러 사와 "엄마의 거짓말에 내가 진짜 속은걸까 무슨 꽃을 좋아하시는지한 번이나 물어본 적 있었는가나비의 춤도 꽃잔치도 볼새 없이자식 꽃만 바라보며 기도로 사셨던 당신 국화꽃 질 때 오시어봄꽃 잔치 시작할 때 꽃 구경 가셨으니엄마는 사계의 꽃을 그리워만 하셨겠지카네이션 꽃을 사며 슬픈 손을 어이 하나주머니에 감춰둔 채눈물도 훔칠 수 없는 부끄러운 손을하얀 카네이션 향기엄마 냄새가 난다꽃보다 더 고운, 울 엄마 냄새가약력계간 「한국
작년, 오랜만에 나간 고교 동창회에서 동창들로부터 회장직을 맡아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물론 반가운 일은 아니었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계속 피해왔던 터라 이미 은퇴한 지 4년째 접어든 나로서 더 이상 이 역할을 사양할 마땅한 핑곗거리도 없었다. 마지못해 회장 역할을 수락하면서 ‘70세 접어들어 같이 늙어가는 고교 동창들에게 봉사하라는 하늘의 명령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고교시절은 시골에서 처음 문을 연 신설 고등학교에서 시작되었다. 언덕 위에 2층짜리 시멘트 건물 한 동이 학교시설의 전부였고, 학급 수는 2개 반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