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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찾아보는 독립만세운동Ⅲ-온 산천을 불살랐던 독립을 위한 횃불과 봉화

2019. 06. 08 by 김학로 당진역사문화연구소장

[당진신문=김학로 당진역사문화연구소장] 통신장치가 개발되지 않았던 옛날에는 나라에 큰 일이 일어나거나 외적이 침입하면 봉화를 올려 위급함을 알렸다. 그래서 봉화를 올린다는 뜻에는 나라를 구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3.1혁명이 본격화되면서 충청도지방에서는 산에 올라 횃불을 밝히거나 봉화를 올리고 독립만세를 부르는 일이 잦았다. 산에 올라 봉화를 올리는 일이 나라를 되찾고자 일어난 독립만세운동과 서로 뜻이 통했던 것이다. 이렇듯 봉화시위는 나라를 되찾겠다는 민중의 염원이 담겨있는 독립만세운동이었다.

은봉산 봉화대. 사진제공=당진시청
은봉산 봉화대. 사진제공=당진시청

횃불 봉화시위는 특히 충청도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났던 독립만세운동이었다. 1919년 3월3일 밤 예산 금오산에서 윤칠영 등이 독립만세를 부른 이후 횃불 봉화시위로 발전하여 4월에는 충청도 전역에서 일반화되었다. 횃불시위가 처음 등장한 것은 3월 중순 강경에서 시작 되었다. 이후 충북과 접하고 있던 연기군에서 일어나 군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횃불시위가 본격화 되었고, 대전, 천안, 아산 등 충남지역 전역에 퍼지면서 횃불 봉화시위가 잇달아 일어났다. 당진의 경우도 예외가 없어 4월 초에는 당진 곳곳에서 산에 올라가 횃불을 밝히고 봉화를 올리거나 독립만세를 부르는 독립만세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조선총독부 기록에는 “4월4일 밤 순성면 10개리와 면천면 8개리에서 산에 올라 봉화를 올리고 독립만세를 높이 부른 후 자진 해산하였다”고 보고한 기록이 있다. 또한 매일신보 1919년 4월13일자 보도에는 “당진면, 면천면, 순성면, 송악면 방면에 밤이면 높은 산에 불을 피우고 만세를 부름으로 군청과 경찰서원 일동이 주야로 순찰하여 엄중경계 중이라”고 독립만세운동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이상의 조선총독부 보고 내용과 매일신보 보도는 일선의 경찰과 헌병대의 보고를 바탕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4월 초순경 당진의 일반적인 상황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즉 조선총독부 기록은 순성과 면천면의 상황을 한정해서 보고한 내용을 기록한 것이고, 매일신보 보도는 당진에서 전개되고 있던 일반적인 봉화시위 상황을 조금 더해 보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조선총독부 기록이 순성과 면천면의 상황을 한정해서 기록한 것으로 볼 때, 순성면의 10개리와 면천면의 8개리라면 거의 모든 마을에서 독립만세를 불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봉화 독립만세운동이 순성과 면천면만의 문제였겠는가 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일제는 3.1혁명 과정에서 전국에서 전개된 독립만세운동에 대해 철저하게 축소 은폐시키고 기록에서 누락시켰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당진에서 산에 올라 횃불을 놓고 봉화를 올리면서 독립만세를 불렀던 사실은 순성, 면천만에서만 있었던 일이 아니라 당진 전역에서 횃불 봉화시위와 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났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실제로 기록으로 확인되지는 않지만 송산면 삼월리에서도 산에 올라 봉화 독립만세운동을 일으켰고, 봉화시위 다음날 일제 경찰이 주동자를 색출하여 태형을 가하기도 하였다는 증언이 있다. 또한 우강면 세류리에서도 밤에 횃불을 놓고 만세를 부르는 등 독립만세운동을 벌였다는 증언이 있다. 이러한 사실을 통해서 유추해 보면, 1919년 4월 초순경 당진에서는 대다수의 마을에서 뒷산에 올라 불을 밝히고 독립만세를 소리 높이 불렀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상으로 당진에서 전개된 독립만세운동 중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독립만세운동을 정리하여 보았다. 이것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당진에서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독립만세운동이 더 많이 일어났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독립만세운동은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아 사실 확인이 쉽지 않고, 100년이 지난 일이라 이를 증언할 사람도 많지 않다. 따라서 3.1혁명 100주년을 맞아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독립만세운동을 밝히고 주동했던 독립운동가를 찾아내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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