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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벅적 떠들다가도 무대에 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무대체질인가 봐요”

[당진 모뽀리단 이야기] 언제나 활기찬 아이들의 ‘당진시소년소녀합창단’

2019. 04. 27 by 배길령 기자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당진에 있는 합창단을 알고 있나요? 여러 사람이 모여 하나의 화음을 이루는 모뽀리, ‘모뽀리’는 우리말로 ‘합창’이라는 뜻이에요.  당진에서 노래하는 합창단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만나러 가볼까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화요일 저녁 7시, 당진문화예술학교로 우산을 기울이고 들어서는 아이들은 친구와 나란히, 또는 엄마의 손을 잡고 3층 연습실로 향한다.

당진시소년소녀합창단은 현 당진시립합창단원이기도 한 한미경 지휘자가 2007년에 만든 당진의 첫 소년소녀합창단이다.

“그때는 당진 내 학교 어디에도 관악부는 있어도 합창부는 없었어요. 도시 어느 곳이든 소년소녀합창단은 있는데 당진에는 없더라고요. 당진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연령에 맞는 노래를 배우고 또 청소년문화가 없다는 게 안타까워서 당진시소년소녀합창단을 만들게 되었어요”

2007년에 만들어졌다는 당진시소년소녀합창단은 이미 12번의 정기연주회를 마치고 올해로 13년차가 되었다. 처음 초·중등생으로 구성되었던 합창단은 현재 초등1학년부터 6학년까지 어린이들로만 모집하고 있다.

창단 당시에는 아이들에게 음악과 노래를 접하게 해주자는 취지로 만들어졌지만 2012년부터는 합창단 내 특별한 중창단이 하나 더 생겼다.

한미경 지휘자는 “합창단을 하다보니까 합창단 안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거나 재능을 보이는 어린이단원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아이들의 꿈과 재능을 키워주고자 해나루 중창단을 만들었어요”라며 해나루 중창단에 대해 소개했다.

해나루 중창단은 합창단 연습 1시간 전에 모여 연습하는데 창작동요대회나 방송동요대회에 출연해 수상을 수차례 한 실력 있는 중창단이기도 하다. 현재는 어린이 동요대회 프로그램인 ‘KBS2 누가누가 잘하나‘ 참가를 위해 연습중이다.

당진시소년소녀합창단은 당진대합창제에 출전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충남도 국경일이나 지역행사 등에서 공연을 맡는다. 어린이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주로 소프라노와 알토로만 나뉘는 합창단은 창작동요, 키즈팝, 외국합창곡, 독일가곡, 애니메이션 OST 등 다양하게 연습한다.

당진시소년소녀합창단은 현재 다가오는 5월 4일 ‘어린이날 기념식’ 공연연습으로 바쁘다. 매해 광복절 등 국경일 기념식공연과 당진대합창제 등에 참가하는 당진시소년소녀합창단은 꾸준히 12월 정기연주회까지 활동계획이 많다. 틈틈이 한미경 지휘자와 해나루 중창단은 동요대회 준비로 올해도 아이들은 꾸준히 연습실로 모인다.

아이들이 모인 연습실에는 어린이단원만큼 소중한 이들이 함께한다. 박근식 단장을 비롯해 박재영 부지휘자, 박향수 반주자와 이호임 부반주자, 석효은 안무선생은 당진시소년소녀합창단을 이끌어주는 보석 같은 사람들이다. 당진시소년소녀합창단이 10년을 훌쩍 넘길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한미경 지휘자는 어머니들 역시 빠질 수 없다고 말했다.

당진시소년소녀합창단 한미경 지휘자(현 당진시립합창단원)
당진시소년소녀합창단 한미경 지휘자(현 당진시립합창단원)

“솔직히 혼자서는 어렵죠. 10년을 함께 해주신 박재영 부지휘자와 육아로 잠시 떠나계셨던 박향수 반주 선생님이 다시 찾아주시고 중창단의 이호임 반주 선생님에, 석효은 안무선생님까지 또 지역에서 음악하시는 선생님들 덕에 여기까지 올수 있었어요. 그리고 매번 아이들 간식을 챙겨주시는 어머니들의 아낌없는 지원은 말할 것도 없고요”

언제나 활기차고 떠들썩한 어린이 단원들은 올해 18명의 신입단원이 들어와 현재 총 65명이 함께하고 있다. 2시간동안의 연습 시간 중에 저학년 단원들은 가끔 졸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 눈빛은 똘망똘망하다.  

아이들과 같이 합창단을 하면서 가끔 놀란다는 박수향 반주 선생님은 “연습 때보면 떠드는 소리밖에 안 들려요. 그런데도 아이들이 공연무대에 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멋지게 해낼 때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깜짝깜짝 놀랍니다”라며 무대체질인 아이들이라고 말했다.

당진시소년소녀합창단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는 한미경 지휘자는 “아이들을 보면 매일 매일 자라잖아요. 서로 배려하고 또 협동심이 생겨서 잘하는 모습을 보면 기쁘죠. 자신감 없던 친구들이 밝아지면 선생님으로서 뿌듯할 때도 많고요”라며 “노래를 좋아하는 친구들도 많고, 아이돌을 꿈꾸는 친구들도 있거든요. 합창단의 활동이 아이들에게 작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면 선생님으로 언제나 응원하고 싶은 마음입니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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