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Q

김학로 당진역사문화연구소장

3.1혁명을 기록하고 널리 알린 정미 출신 이종린Ⅰ

2018. 05. 08 by 김학로 당진역사문화연구소 소장

[당진신문=김학로 당진역사문화연구소 소장] 이종린은 조선시대 말기인 1883년 서산 지곡면 화천리에서 태어난 언론인이자 종교인이며 정치인이었다. 이종린은 서산 지곡에서 태어났지만 어려서 정미면 승산리로 이주하여 자랐다. 지금도 승산리에는 그가 살았던 옛집이 있으며, 그 역시 승산리 산기슭에 묻혀있다.

그의 옛집과 무덤이 있는 곳은 정미사거리에서 두산리 방향으로 500여미터를 가다보면 좌측에 허름하게 쓰러져가는 기와집이 보이는데 이곳이 바로 이종린이 자란 옛집이다. 또한 집 뒤 얕은 산등성이에는 언뜻 보아도 범상치 않다고 느낄 정도로 큰 봉분을 가진 무덤이 보이는데 천도교를 표시하는 상석과 함께 큼지막한 비석에는 이종린을 기리는 문장이 새겨져 있다. 이 무덤이 바로 이종린의 묘소이다. 그러니 이종린은 당진 정미면 승산리가 고향이라 할만하다.

이종린이 3.1혁명으로 일제 경찰에 체포되어 진술한 기록에 의하면 이종린은 1919년 3.1혁명 당시 38세의 청년이었다. 당시의 직업은 『천도교월보』 편집원이었고, 충남 서산군 정미면 승산리190번지가 본적이며, 출생지는 충남 서산군 정미면 승산리 10번지라고 진술하였다. 이것으로 이종린이 당진 정미면 승산리 사람임이 분명해졌고, 후일 이종린이 서산에서 제헌국회의원으로 출마하여 당선되었던 것은 당시에는 정미면이 서산군에 속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상의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이종린이 천도교도로서 천도교에서 종교활동의 일환으로 발행하는 『천도교월보』를 제작하는 일을 했던 종교인이자 언론인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천도교월보』를 편집하는 언론인이자 종교인이던 이종린은 3.1혁명에서 무슨 일을 했기에 일제 경찰에 체포되어 조사를 받았을까 궁금하다.

이종린이 일제경찰에 체포된 것은 1919년 3월10일이었는데 그가 체포된 이유는 보안법과 출판법 위반이었다. 이종린이 일제의 보안법과 출판법을 위반했던 것은 3.1혁명과 관련한 생생한 소식을 전하기 위하여 『조선독립신문』이라는 제호의 지하신문을 발행하여 전국에 배포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정미면 출신의 이종린은 3.1혁명을 빛낸 주역 중 한사람이었다. 그렇다면 이종린이 3.1혁명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알아 볼 필요가 있겠다.

이종린이 3.1혁명에 참여하게 된 원인은 천도교도인이고 천도교에서 발행하는 『천도교월보』의 편집인이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였다. 특히 천도교의 중요인물이고 『천도교월보』의 과장이며 33인 중의 한사람이었던 태안 출신의 독립운동가 이종일이 이종린의 집안 형님이었다는 점이 이종린으로 하여금 『조선독립신문』을 발행하는 역할을 하게했던 직접적인 배경이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종린이 당대 뛰어난 문장과 필력을 지닌 언론인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종린이 처음으로 언론생활을 시작한 것은 1907년 성균관 박사라는 관직을 그만두고 이종일이 운영하던 『제국신문』에서 기자로 활약하면서부터였다. 아울러 이 시기에 서우학회와 대한협회 일에 관여하면서 『대한협회회보』와 『기호흥학회회보』에 논설과 법률, 역사, 지리 등 신학문과 한시 등을 발표하며 뛰어난 문필을 선보였다.

1909년 6월에는 오세창, 장효근 등이 『대한민보』를 창간할 때 논설기자로 활약하며 민심계몽과 국민지식계발에 힘썼으며, 1910년부터는 천도교에 입교하면서 『천도교월보』의 편집인으로 주필 및 발행인 역할까지 맡아 언론을 통한 포교활동을 전개하고 있었다.

이렇듯 3.1혁명을 준비하던 천도교측에서는 당대 최고의 문장을 자랑하던 이종린의 재능을 활용할 방법으로 『조선독립신문』을 발행하여 3.1혁명을 널리 알리고자 했던 것이다. 일제 신문조서에 의하면 3.1혁명을 준비하던 이종일이 이종린을 불러 모든 상황을 설명하고 『조선독립선언서』와 달리 여러 사람이 손쉽게 볼 수 있는 대중신문을 제작해 달라고 부탁하였고, 이를 수락한 이종린이 자신의 재능을 활용하여 『조선독립신문』을 제호로 하는 지하신문을 발행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