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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로 당진역사문화연구소장

독립을 위한 전국적 민중운동을 준비하라!!

2018. 03. 26 by 김학로 당진역사문화연구소 소장

[당진신문=김학로 당진역사문화연구소 소장]

파리강화회의가 열리고 윌슨 대통령이 전후처리 조건으로 14개조항을 발표하여 약소민족의 독립을 옹호한다는 소식이 국내외 언론에 보도되자 국내 인사들도 국제정세를 예의주시하게 되었다. 이후 파리강화회의를 독립의 장으로 적극 활용하고자 하는 해외 독립운동가들이 국내 인사들과 접촉하면서 독립을 위해서는 국내에서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게 되었다. 여기에 동경 유학생들의 2.8독립선언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어 알려지면서 국내인사들을 크게 자극하였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의 독립선언과 독립운동의 준비는 여러 갈래에서 추진되었다. 천도교를 비롯하여 기독교, 불교, 청년학생 등이 나름대로 국제정세 변화에 주목하면서 독립선언과 독립청원 등을 독자적으로 추진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 중 가장 큰 움직임은 천도교의 3대 대도주이던 손병희에 의해서 준비되었다. 손병희는 동학농민혁명 당시 통령으로 동학농민혁명을 주도했던 당사자이기도 했고, 천도교는 동학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민족종교였다. 그러했기에 천도교에서는 1916년부터 일본에 강점당한 나라를 되찾기 위한 독립운동을 실천하려는 내부의 움직임도 있었다. 1919년을 전후로 손병희는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파리강화회의 소식을 접하고 권동진, 오세창(吳世昌), 최린 등 천도교의 주요인사를 불러 천도교 중심의 독립운동에 대해 준비를 해왔다. 구체적으로는 1919년 1월에 연성기도회를 열면서 독립운동을 위한 천도교 내부를 정비하는 등 독립운동을 위한 여러 방책을 계획하였고, 1월 하순 경에는 독립운동의 3대 원칙으로 첫째, 대중화할 것 둘째, 일원화 할 것 셋째, 비폭력으로 할 것을 결정하였다.

천도교의 움직임과는 별도로 기독교 쪽의 움직임도 활발히 진행되었다. 기독교 쪽의 움직임은 상해에서 파견된 선우혁, 김철 등의 역할과 관련이 있다. 상해에서 파견된 선우혁이 1919년 2월6일 자신의 고향인 평안도 정주 출신의 기독교 인사들을 만나면서 기독교계의 독립운동이 현실화 된 것이다. 선우혁은 기독교계 인사들에게 국제정세의 변화와 그에 따른 국내 독립운동 추진의 필요성을 설득하였다. 기독교계의 중심은 정주 출신의 이승훈과 경성의 박희도였다. 이승훈은 기독교 장로교 계통으로 같은 계통의 길선주, 유여대, 양전백, 김병조 목사 등과 함께 파리강화회의에 독립을 청원하기로 하고, 서북지방을 순회하며 장로교와 감리교계의 신홍식 목사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 박희도는 경성에서 감리교계와 학생들을 조직하는 등 기독교계의 독자적인 독립운동을 추진하였다.

한편, 경성시내 청년학생들의 움직임도 활발하였다. 동경유학생들이 2.8독립선언을 발표하였다는 소식이 학생들에게 전해지면서 학생들은 크게 고무되었다. 이 때 기독교 감리교의 박희도가 주도하는 기독교 신자 중심의 학생들 모임이 경성시내 여러 학교와 연결되면서 독립선언을 위한 구체적 움직임으로 발전하였다. 박희도는 보성전문학교 졸업생 주익과 재학생 강기덕, 연희전문학교의 김원벽과 윤화정, 경성전수학교의 윤자영, 세브란스의전의 이용설, 경성공전의 주종의, 경성의전의 한위건, 김형기 등 학생 대표를 관수동 대관원에서 만나 독립선언을 추진하자고 제안하여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청년학생들은 각자의 학교와 고등보통학교를 연결하여 독자적인 독립선언을 준비해 나갔다.

이밖에도 독립선언과 청원운동은 불교계와 유림 사이에서도 준비되었다. 이렇게 다양하게 준비되고 진행되던 독립선언은 천도교 쪽에서 실무적 준비를 책임지던 최린과 최남선이 기독교계의 이승훈을 만나면서 하나로 모아지기 시작하였다. 물론 천도교측이 준비하던 독립선언과 기독교측이 준비하던 독립청원은 종교적 차이만큼이나 성격상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종교적 차이를 극복하고 독립청원이 아닌 독립선언을 하는 것이 국정정세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이고 실질적인 독립에 이르는 길이라는 점이 합의되면서 준비는 급속히 진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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