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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브리핑 내용 발표, 시민 혼란 자녀 등원달린 문제 ‘오락가락’

[기자수첩] 혼선 부추긴 당진시의 공식 발표 

2021. 04. 18 by 오동연 기자

[당진신문=오동연 기자] 코로나19 확진자의 연이은 발생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할 당진시가 공식 브리핑 발표후 중요 내용을 번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민들에게 혼선을 줬다.

당진시청은 지난 11일(일요일) 오후 5시경  ‘코로나19 집단발생 관련 긴급 브리핑’ 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하고, 방역조치사항을 알리면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중략)4월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관내 모든 학교수업을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하기로 하였습니다. (중략) 종교활동, 학원, 모임·행사에 대하여 4.12.(월) 0시 ~ 4.25(일) 24시까지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조치를 적용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코로나19에 대한 당진시의 공식적인 발표인데다가, 일요일 저녁에 발표된 이 내용에는 다음날인 월요일 아침, 자녀의 등교 문제 여부가 달려있어 학부모들에게도 중요한 내용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관련 조치 내용도 자영업자들을 비롯한 시민들에게 중요한 문제였다. 당진시청의 공식 발표이기에 언론사와 기자들은 이를 믿었으며, 관련 기사들이 보도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러한 뉴스를 접한 학부모 중에는 “(비대면 수업이) 당진 전체 학교를 얘기하는 것이 맞느냐, 학교에서 연락받은 것이 없다”는 등 의문이 슬슬 나오기 시작했다. 학부모들에게는(특히 맞벌이 부부에게는) ‘내일 당장 자녀를 등교시키느냐 마느냐’ 라는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 그런데 이날 오후 7시경 당진시는 시청 출입 언론사 기자들에게 문자메세지를 발송해 “확진자 브리핑 자료에 정정사항이 있어 수정후 재발송하였다”고 알렸다. 

다시 언론사에 배포한 수정된 브리핑 자료에는 “4월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당진동지역 모든 학교와 신평, 합덕 일부 학교수업을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하기로 하였습니다”라고 바뀌어져 있었다.

당진시가 발표를 수정하자 누리꾼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댓글을 통해 “브리핑 내용을 확인도 안하고 올린건지..짧은 시간동안 학부모와 학생들의 대혼란...”, “안그래도 어수선한 상황에서 더 짜증난다”, “이게 뭔가요?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루 전인데 일처리를 뭐하고 있는건지 이해가 안된다”, “도대체 공무원들이 뭘하는지...어처구니 없는 짓에 대혼란 일어날뻔 했네요”라는 등 질타가 이어졌다.

본지는 ‘관내 모든 학교 비대면 수업 전환’ 내용이 있었던 당진시의 첫 브리핑자료 배포의 내용을 믿고 인터넷판 기사에 보도를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발빠르게 오보를 낸 셈이었다. 물론 긴급하게 온라인 기사를 수정해 다시 시민들에게 알렸지만, 수많은 언론사들의 기사가 이미 보도된 후였다. 부지런히 기사를 작성한 수 많은 언론사들의 보도는 결국 오보가 됐다. 그 오보의 원인이자 진원지는 당진시청의 공식 발표(브리핑)이었다. 

지역내 학교를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하는 문제는 당진교육지원청이 결정할 문제인데, 그렇다면 교육지원청이 내용을 번복해서 이런 일이 있었을까? 왜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당진교육지원청 또한 당진시의 브리핑 발표로 인해 혼란을 겪고 수습에 바빴다고 한다. 

당진교육지원청 관계자 A씨는 “시에서 잘못된 내용(이틀간 관내 모든 학교 비대면 수업)으로 발표를 한 것을, 발표 후에 알고 시에 수정을 요청했었다”며 “브리핑 전에 당진시에서 교육지원청 측에 공식적으로 (비대면 전환 학교 대상과 관련한) 자료 요청을 했거나 교육지원청이 자료를 잘못 주거나 한 적이 없다”며 “당진시 측에 앞으로는 발표를 하기 전에 (학교관련 잘못된 내용이 발표되는 경우가 없도록) 검토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당진교육지원청 관계자 B씨도 “당진시에서 그런 내용이 브리핑될지 사전에 몰랐었으며, 보도를 보고 잘못된 것을 알게됐다”며 “지역 방송 등에 모든 학교가 비대면 전환한다는 잘못된 내용이 나오게 되면서 학부모님들에게 전화가 왔었고, 저는 그날 밤 각종 네트워크들(커뮤니티, 단체카톡 등)을 통해 학교와 학부모 등에게 사실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거리두기 2단계? 강화된 1.5단계?
시민들 “헷갈리네”

또한 11일 당진시의 브리핑 자료에는 “(중략)종교활동, 학원, 모임·행사에 대하여 4.12.(월) 0시 ~ 4.25(일) 24시까지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조치를 적용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라고 밝혔었다.

그런데 11일 밤 9시 53분경 당진시는 공식블로그에 “당진시거리두기 강화된 1.5단계 조치사항”을 공지한다. 거리두기가 2단계가 아닌 ‘강화된 1.5단계’라는 것.

이를 본 시민들은 또다시 혼란해졌다. 누리꾼들은 “당진시청! 정말 헷갈리게 일처리하실건가요? 오늘부터 2단계란 말인가요 1.5단계란 말인가요? 서면 브리핑에는 2주간 2단계로 조치한다고 씌여져 있고 그 다음 블로그 내용엔 왠 1.5단계?”, “2단계 조치라면서 1.5단계 설명은 뭐죠?”라는 등 질타가 이어졌다. 

당진시는 앞서 서면 브리핑 내용을 올린 블로그 글의 거리두기 단계 관련 내용을 수정했으며, 누리꾼들의 댓글에 “정보 오류가 있었던 점 사과드립니다. 당진시 거리두기 강화된 1.5단계가 맞습니다”라고 답변했다.

당진시청 안전총괄과와 홍보팀 등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진시는 9일과 10일에 회의를 했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상향하려 했으나 보건복지부 산하 부처에 문의를 한 결과 적합하지 않다는 답변을 받는 등 거리두기 단계를 명확히 결정하지 못했다. 

당진시는 11일(일요일) 오전에 관계 부서장등이 참석한 회의를 통해서 확진자가 발생한 관련 장소의 조치를 강화하는, 이른바 강화된 1.5단계로 결정을 했으며, 이와 함께 지역내 일부 학교 비대면 수업 전환 등 내용을 담은 브리핑 자료를 발표하기로 했다. 안전총괄과에서 브리핑 내용 작성을 하고 홍보팀은 이를 전달받아 언론에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총괄과 관계자는 “착오로 인해 ‘읍내(동지역) 모든 학교’를 (관내 모든학교로) 오타와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공식발표 전에 관계부서장들이 꼼꼼하게 살펴보고 내용상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한번 더 사실확인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거리두기 단계를 브리핑 내용상 2단계가 언급됐다가 시 블로그에 강화된 1.5단계로 공지된 것에 대해 묻자, 홍보소통담당관 관계자는 “발표한 브리핑 내용 중 ‘종교활동, 학원, 모임·행사에 대하여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조치를 적용한다’는 내용이 사실상 강화된 1.5단계와 같은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브리핑 내용상 표현에 ‘강화된 1.5단계’라고 정확하게 하지 않고 ‘2단계’라는 말이 들어가면서 혼동을 준 것 또한 사실이다.

이번 브리핑 내용 번복과 관련, 충청지역 일간신문의 A 기자는 “관련부서간에 서로 소통이 안되는 것 같다”면서 “결정하고 (발표 후)번복하는 모습은 시민들이 행정에 대한 불신을 갖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꾸준히 발생하는 재난상황에서 당진시의 공식적인 발표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언론사에 전달하는 보도자료와 브리핑 자료는 결국 시민들에게 전달된다. 활 시위를 떠난 화살은 이미 내 손을 떠나고, 엎질러진 물은 담을 수 없다. 당진시는 특히 코로나19와 관련한 내용은 충분히 확인하고 검토해서 확실한 정보로 공식적 발표를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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