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격 앞둔 당진시민축구단, 웃지 못하는 이유
14일 기준 16승 3무 10패, 득실차 +20으로 K4리그 순위 1위..k3승격 유력 K3 승격시 10명 이상과 연봉 계약, 사무국 인원 확대 등 운영비 대폭 증가 당진시의회 “보조금만으로 운영 어려워..증액보다는 자생력 키워야” 우려
[당진신문=지나영 기자] 당진시민축구단이 K4리그 선두를 달리며 K3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정작 시는 예산 부담에 웃지 못하고 있다.
당진시민축구단은 2022년 K3리그로 승격했지만 불과 1년 만에 강등의 아픔을 겪었다. 이후 2023년과 2024년 K4리그에서 7위에 머물렀으나, 올 시즌에는 창단 이후 처음으로 단일 시즌 70득점을 돌파하며 막강한 화력을 보여줬다.
14일 기준 당진시민축구단은 16승 3무 10패, 득실차 +20을 기록하며 K4리그 2025 팀 순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승점 51점으로 2위 남양주시민축구단과 동률이지만, 골득실에서 4점 앞선다. 최종 우승은 15일 마지막 경기에서 결정된다. 당진시민축구단은 11위 서울중랑축구단과 맞붙는데,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우승을 확정한다.
패할 경우 남양주시민축구단의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남양주시민축구단이 같은 시간 평택시티즌FC를 꺾으면 당진시민축구단은 2위로 밀려 K3 자동 승격은 무산된다. 다만, 2025 K3·K4리그 대회운영규칙 및 세칙에 따라 K4리그 2위는 K3리그 14위와 승강결정전을 통해 승격 여부가 결정된다. 사실상 K3리그 승격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승격은 곧 예산..운영비 대폭 증가
승격이 확정되더라도 현실은 녹록지 않다. K3리그로 올라갈 경우 클럽당 최소 10명 이상과 연봉 계약(현행 5명)을 체결해야 하며, 단장과 사무국장을 포함한 사무국 인원도 최소 6명(현행 4명)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 자연스럽게 운영비가 대폭 늘어나는 구조다.
2021년 당진시민축구단(K4) 총 사업비는 당진시 보조금 8억원, 도비 1억원과 자부담 5468만원이었다. 2022년 K3리그 승격 후에는 보조금이 전년 대비 2배 수준인 15억원으로 늘었고, 자부담도 2억 6235만원으로 증가했다. 2023년부터 2024년까는 2년간 8억원씩 보조금을 집행했으며, 시민축구단은 자부담과 자체 수입금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왔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K4리그 참가 팀이 11개로 줄면서 경기 수가 늘었고, 승리 시 지급하는 70만원의 승리 수당이 누적되며 지출이 증가했다. 올해만 16승을 거두면서 인건비와 운영비 부담도 한층 커졌다.
결국, 지난 7월 이후 운영비 부족 문제가 불거졌고, 임금 체불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실제로 올해 아산FC가 운영 지출이 수입을 초과해 선수단 임금 체불 사태를 겪은 전례가 있었던 만큼 당진시는 다른 사업 예산을 전용해 긴급 투입함으로써 임금 체불을 가까스로 막았다.
이에 당진시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시민축구단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매년 10억원씩, 총 5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축구단 자부담은 10% 수준인 1억원이다. 다만 이는 K4 기준으로 승격 시 보조금 증액은 불가피하다.
그렇다면, K3 승격을 포기할 수는 없을까. 승강결정전 포기, 또는 승격이 확정된 클럽이 승격을 거부할 경우 홈경기 개최 금지, 보충역 선수 등록 금지, 리그 참가 자격 정지 또는 박탈 등의 중징계를 받을 수 있다. 사실상 K4리그 영구 박탈이다.
이처럼 스폰서와 수입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가운데 보조금만 늘어나는 상황에서 K3 승격을 앞둔 당진시민축구단에 대해 시의회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놨다.
조상연 의원은 “운영비가 부족해 임금체불이 발생할뻔 했던 것은 축구단의 자구 노력이 지난 몇 년 동안 없다는 것”이라며 “올해에도 한 경기만 남았는데, 지더라도 3등 이하로 내려가지 않아 K3리그 승격은 반확정 아닌가. 2022년 승격 당시에도 18억원을 들였는데, 10억원의 보조금으로는 운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연숙 부의장은 “승격은 기정사실로 봐야 하는데, 예산을 줄 수 없으면 왜 창단을 했나. 축구단에서도 후원을 많이 받아 자생력을 기를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전영옥 의원은 “K3리그 기준에서 10억원은 부족해 보이고, 운영 역시 어려워 보인다”며 우려했다.
이에 당진시는 K3리그 승격을 하더라도 축구단의 자구력을 키우기 위해 보조금을 크게 늘리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당진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승격을 하더라도 보조금은 10억원에서 크게 늘리지 않을 예정으로, 임금체불이 발생하지 않을 수준으로만 지원할 것”이라며 “그 외에 부족한 운영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스폰서를 더 모집하거나, 수익 구조 개선 등 자구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