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병서 이장(송산면 무수리)

추석 전 주에 날라온 토양정화업체 사업계획서...오염토양 가져와 정화
주민들 “당진시에서 막아달라”...당진시 “시차원에서 손 쓸 도리 없어”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도시인에게는 낯선 나라의 호칭쯤으로 여겨지는 이장. 이장이라는 존재는 마을의 행복을 위한 마을경영을 해오고 있는, 작지만 큰 CEO다. 이에 본지는 ‘이장발언대’를 통해 마을의 불편사항을 토로할 수 있는 코너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배병서 이장이 오염토양 정화업체가 들어설 계획인 산67-8번지 등의 부지에서 300m내에 육묘장이 있다며 설명하고 있다.
배병서 이장이 오염토양 정화업체가 들어설 계획인 산67-8번지 등의 부지에서 300m내에 육묘장이 있다며 설명하고 있다.

"추석 전 주였습니다. 송산면사무소에서 주민의 의견을 묻는 사업계획서가 하나 들어왔다고 보내왔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뭔가 했는데 살펴보니 오염토양을 가져와 정화하는 시설을 설치하고 싶다는 토양정화업체의 사업계획이었습니다. 부랴부랴 인터넷으로 검색도 해보고 어떤 시설인지 찾아보니 얼마 전 전북 임실군에서 주민과 군수도 모르게 오염된 토양을 한 정화업체가 광주시의 허가를 받고 들여와 떠들썩한 겁니다. 현재 송산면은 가곡리에 위치한 쓰레기매립장과 동곡리에 있는 사업장폐기물쓰레기장이 들어와 있는데 오염된 토양까지 들어오면 무수리뿐만 아니라 송산면을 모두 쓰레기장으로 만드는 것과 뭐가 다르겠습니까"

추석 전에 송산면 무수리에는 반갑지 않은 사업계획서가 전달됐다. 이름도 생소한 오염토양반입정화시설 설치 및 종합환경연구소 운영계획서다.

계획서의 내용은 토양환경오염에 대한 기술개발과 연구를 목적으로 오염토양의 정화공법 개발 및 적용을 위한 시험장 및 정화장을 설치한다는 것이다. 사업계획서가 전달된 후 무수리 주민들은 평생 농사짓고 살아온 터전에 오염토양 정화시설이 들어온다는데 반대의견을 모으고 있다.

사업계획서에 따라 업체가 선정한 부지는 송산면에 위치한 당산저수지 생태공원과 1km 남짓 떨어져있고 바로 코앞에는 육묘장이 있다.

배병서 이장은 “올해는 농산물 저온창고도 육묘장 옆에 마련할 계획인데 농산물을 세척하고 가공하는 저온창고 앞에 오염토양이 가당키나 한가”라며 “다행히 업체 측에서 아직 부지 매입전이라고 하지만 부지가 매입되고 설치허가가 떨어질까 주민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고전했다.

배 이장은 특히 대부분 임야소유주가 주민이다보니 자칫 주민간의 갈등으로 번질까도 우려하고 있다.

배 이장은 “만에 하나 해당 업체시설이 설치되었다가 농산물에 오염물질이 유출될 수도 있고 주변 토지의 지가하락은 또 어쩌란 말인가”라며 “차라리 시에서 모든 부지를 매입해주면 좋겠다. 추석연휴부터 마을주민들이 나서서 오염토양 정화시설의 설치에 반대하는 서명을 하고 있지만 시에서도 적극적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꼭 막아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당진시 환경정책과 생활환경지도팀 박현 주무관]
“지난 8월 19일 한 토양정화업체에서 공식적인 인허가 접수가 아닌 사전심사를 민원 접수한 상태입니다. 사전심사는 건축과, 허가과, 자원순환과 등 관련 모든 실과에서 법률위반 상황에 대해 10월까지 검토를 하고 결과를 해당업체에게 전달합니다. 현재 토양정화업은 충남도에서 등록을 맡고 있고, 시에서는 해당업체의 등록 시 건축물, 공장, 배출시설 등의 인허가만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심사에서 법률 위반상황이 없을 시에는 시에서 행정상으로는 해당업체의 등록을 막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시에서 해당 부지를 매입하는 것도 시 정책과 관련해 해당 부지의 필요에 의해서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시에서 부지매입을 하는 것도 어렵고 현 상황에서 시차원에서는 손 쓸 도리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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