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현대제철 고로 브리더...조건부 개방 허용키로
논란의 현대제철 고로 브리더...조건부 개방 허용키로
  • 배길령 기자
  • 승인 2019.09.05 10:05
  • 호수 127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간협의체, 향후 오염물질 관리방안 확정
브리더 개방 전 충남도에 보고...환경시설 개선 투자 확대
향후 변경신고 절차 진행...브리더 개방 자체 합법화
충남도 “조업정지 처분은 적법...정부입장 수용”
유해물질 무단 배출로 문제가 되고 있는 브리더. 사진제공=충남도청
유해물질 무단 배출로 문제가 되고 있는 브리더. 사진제공=충남도청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무단가스 배출로 문제가 됐던 현대제철 고로 브리더 논란이 일단락된 모양새다. 정부, 업계, 전문가, 시민사회가 참여한 협의체에서 고로 브리더 밸브 개방을 조건부로 허용했기 때문이다.

3일 환경부는 현대제철의 용광로 브리더 밸브 개방 문제를 민관협의체 논의 결과 끝에 해결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19일 발족한 민간협의체는 2개월 동안 브리더 오염물질 시범 측정, 미국 제철소 현지조사 등을 실시해 철강업계의 저감방안, 향후 오염물질 관리방안을 확정하고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관리방안 내용에 따르면 그동안 인허가 기간의 승인을 받지 않은 채 몰래 이루어졌던 현대제철의 브리더 밸브는 개방일자, 시간 및 조치 사항 등을 인허가 기관(지자체, 유역·지방환경청)에 보고 후 개방할 수 있다.

다만, 브리더 개방 이전 연료로 사용되는 석탄가루 투입을 최소 3시간 이전에 중단하고, 용광로 내 압력 조정을 위한 풍압을 낮게 조정, 세미 브리더밸브 활용 등 작업절차 개선을 통해 먼지 배출도 최소화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특히, 저감방안 이후 현대제철 등 업계가 공정개선, 브리더밸브 운영계획 등을 포함한 변경신고서를 제출하면 지자체가 변경신고 절차를 진행한다. 즉, 현행 법 체계에서 위법인 고로의 보수ㆍ정비시에도 브리더 밸브를 개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추가적인 위법 발생 여지를 차단한다는 것이 요지다.

이외에도 업계는 세미브리더 활용 등 공정개선을 통한 오염물질 배출저감 이외에 다른 배출원에 대한 환경시설 개선 투자도 확대한다. 제강시설에 대한 집진기 추가 설치, 열처리로 등에 대한 질소산화물 저감설비 설치, 코크스 원료 야적시설에 대한 밀폐화 조치 등을 통해 비산 먼지도 저감할 예정이다.

환경부에서도 브리더밸브에서 배출하는 오염물질 관리를 위한 「불투명도」기준을 설정, 2020년 4월 3일부터 시행되는 대기관리권역 및 사업장 총량제 확대와 연계하여 브리더밸브 개방 시의 오염물질 배출량을 연간 오염물질 총량에 포함시켜 관리하게 된다.

또한 주기적인 점검을 통해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지역사회에서 이미 구성되거나 구성 예정인 협의체와도 이행상황 등을 공유할 예정이다.

충남도 “정부입장 수용...행정심판은 원칙에 의거 대처”

충남도 관계자들이 현대제철 당진공장 합동 점검 중 고로 브리더를 살펴보고 논의하고 있다. 사진제공=충남도청
충남도 관계자들이 현대제철 당진공장 합동 점검 중 고로 브리더를 살펴보고 논의하고 있다. 사진제공=충남도청

환경부의 협의체의 저감방안 발표에 대해 충남도는 정부입장을 수용하는 한편, 현대제철의 행정심판 청구에 대해서는 원칙에 의거해 대처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3일 긴급 브리핑을 연 충남도는 “철강업계에서는 정기보수 시의 브리더 밸브 개방은 불가피한 것으로 외국에서는 규제대상이 아님을 강변하여 왔지만, 조사 결과 세미브리더를 활용해 오염물질을 저감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며 “또한, 미국 현지 방문조사에서는 브리더 밸브는 배출가스의 불투명도 기준을 통해 주기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유럽연합에서도 브리더 개방시간, 사유 등을 보고 및 기록하도록 하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의 철강업계의 주장은 그 타당성이 부인될 수밖에 없다. 민간협의체 논의를 통한 환경부의 이번 발표는 우리 도의 조업정지 10일 처분이 현대제철의 명백한 법령 위반사항에 대해 내려진 적법한 조치였음을 다시금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경부의 제도개선 사항에 대해서는 “법제화 추진 시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최소화되도록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브리더밸브 개방 시의 신고사항 이행 및 공정개선 사항이 이행되도록 엄격하고 촘촘히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며 “업체의 변경신고서 제출에 대비해 필요한 사항의 조건 부가 등을 포함해 실효적인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조업정지 처분에 대한 행정심판 청구에 대해서는 원칙에 의거해 대처해 나가되,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서 내려질 재결을 존중하고 그 취지에 맞게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당진환경운동연합 유종준 사무국장은 “제도적 저감방안과 규제가 다소 미흡하지만 사각지대를 없애고 저감방안을 마련한 것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환경부는 더 철저한 규제방법을 찾고 현대제철 역시 저감방안을 찾고 이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고로 정비 과정에서 브리더 밸브를 임의로 개방해오다 충남도로에게 적발, 7월 15일부터 24일까지 10일간의 조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후 현대제철은 이에 불복해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취소심판 청구와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집행정지 처분이 받아들여지면서 아직 조업정지는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현재 중앙행심위에서는 취소심판 본안 심리가 진행 중으로 최종적인 처분은 11월에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