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화분 물주기, 방역 다니기, 교통지도, 지역축제 등 봉사활동 펼쳐와
“한번 두 번 하던 것이, 하다보니까 계속 하게 되고 또 하고 싶더라고요”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우리는 참 표현에 서투르다. 남을 칭찬하는 일에 인색하고 타이밍을 놓쳐버리기 일쑤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이 보인다. 내 고장 당진에 살고 있는 좋은 분들을 알게 된 이상 지나칠 수 없다. 이에 본지는 입 간지러워 참을 수 없는 착한 당진 사람들의 선행을 칭찬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5년 된 1톤 트럭의 주행거리는 49만2456km, 80년도에 운전면허를 따고 운전업만 40년째라는 김병태 씨(64)는 마을일에 빠지지 않는 일꾼이다.

여름철이면 1주일에 한 번씩 마을 구석구석과 축사·우사로 방역을 다니고 꽃나무 가지치기, 마을화분에 물주기도 병태 씨의 일이다. 2000리터의 물탱크를 차에 싣고 2~3시간씩 물을 주는 그의 수고로 마을은 봄이면 팬지가, 여름과 가을에는 페튜니아가 시들지 않고 활짝이다.

마을 꽃나무길 조성 및 관리, 농약병·폐비닐 수거, 여름철 방역까지 우강면 송산1리는 몇 해 전부터 김병태 씨의 솔선수범으로 우리마을사랑운동에서 3년 연속 우수마을로 선정됐다.

“아이들도 다 대학을 졸업해 취업했고, 하던 일도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시간이 나니까 마을에 일이 있을 때마다 한번 두 번 하던 것이, 하다보니까 계속 하게 되고 또 하고 싶더라고요”

어려서부터 시골에서 조그맣게 농사를 지으며 살았던 그는 생활이 어려워 더 나은 벌이를 위해 운전면허를 땄다. 그로부터 화물차, 버스, 개인용달에 이르기까지 운전만 40년이다. 무사고 운전자로 모범운전자회의 회원이기도한 그는 합덕초등학교 앞 교통지도, 지역축제, 복잡한 교차로 등에서 교통지도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봉사가 그런 점이 좋은 것 같더라고요.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학생들이 자주 만나다보니까 인사를 참 잘해요. 또 자연스레 학부모들도 알게 되면서 서로가 보기에도 좋고, 좋은 일 한다고 알아주기도 하고, 그러면 저도 기분이 좋고요”    

병태 씨는 오랜 시간 마을주민이었지만 마을일에 참여하게 된 건 4년 전부터라며 쑥스러워했다. 젊었을 적에는 아이들 키우고 먹고 살기 바쁜 생활에 쫓겨 집에 있는 시간보다 외지에 있던 날이 더 많았다. 또 운수업은 새벽근무가 잦고 집에 오면 쉬었다가 다시 일하러가기 바빴다. 이제는 아이들도 장성하고 예전보다 일이 줄어들면서 마을과 가까워졌다.

“지금 하는 일이 개인용달이니까 때때로 오는 연락에 일을 가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마을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마을에는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니까 가장 젊은 제가 나서게 된 거죠. 작년에는 마을 어르신들이 고맙다고 감사패까지 주셔서 더 열심히 해야죠” 

젊은 날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이 줄어든 것이 도리어 동네입장에서는 귀한 일꾼을 얻었다. 마을일에는 꼭 빠지지 않는 병태 씨 덕분에 그의 트럭은 이미 ‘마을차’가 됐다며 웃었다.

명절이 다가오면 그는 동네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알게 된 어려운 이웃들에게 쌀과 라면 등의 식료품도 전달할 계획이다. 큰 도움은 되지 않아도 이웃과 함께 할 수 있는 마음을 나누고 싶다고 그는 말한다.

“봉사라고 하기 보다는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게 사회니까요. 없이 살아도 제가 도울 수 있는 것은 있으니까요. 앞으로 이웃과 함께하는 행사도 더 많이 만들려고 이장님과 의논하고 있어요”

병태 씨에게 운전은 딱 무엇이라고 설명할 수는 없지만 지난 날 아이들을 가르치고 가족들의 생활을 이어오게 해줬다. 지금은 마을 일에 나서서 봉사를 할 수도 있다. 건강하게 다닐 수 있을 때까지는 마을을 돌보고 싶다는 그가 트럭에 올라선다. 

“방역하러 가야죠. 내달 중순까지는 이장님과 함께 구석구석 다녀야죠. 저뿐만 아니라 자원봉사 해주시는 마을 분들도 계시니까 마을이 더 살기 좋아지고 있는 거 같아요”

저작권자 © 당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