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협회논단] 서영태 (사)전국지역신문협회 충남협의회장

국가적으로 고졸 취업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직업계고 취업률은 2017년 53.6%에서 2018년 44.9%, 올해 34.8%로 매년 하락하고 있다. 경기 불황 여파와 고질적인 청년 실업 외에도 기업과 직업계고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온 현장실습 규제 강화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제주 실습생 사망 사고 뒤 현장실습은 일 중심에서 학습 중심으로 바뀌었으며 취업률이 떨어지자 특성화고를 중심으로 미달 사태가 속출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직업계고는 고교를 졸업하고 주로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일반고 직업교육과정을 말하는데 가장 관심을 모으는 고졸 취업 현장에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고용 조건이나 전공, 적성 등과 무관하게 일단 취업시켜 학교의 취업률을 끌어올리는 잘못이 지적되어왔다. 취업률이 높은 학교지만 6개월 혹은 1년도 버티지 못하고 직장을 그만두는 현실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문제의식을 가진 충남교육청은 미래 신산업과 지역전략산업과 연계한 학과 개편과 교수 요원 확보, 해외 취업과 창업 역량 강화를 통해 직업계고의 취업 경쟁률을 높이고 인식을 제고하겠다고 20일 밝혔다.

직업계고 재구조화 추진 3개년 계획은 학과개편, 학생 취업․창업 역량 제고, 학생실습 시 촘촘한 안전망 구축, 직업계고 지역인재 육성 지원체제 마련, 직업계고 바로알기를 통한 인식개선 등 5대 영역에 12개 추진과제를 포함하고 있으며 올해 예산을 확보해 2020년 1월부터 시행한다.

먼저, 22개 직업계고에서 충남의 주력산업, 미래 신산업, 정부 특성화사업 등과 연계한 전체적 학과개편을 추진한다. 현재 충남의 주력산업은 전자부품, 화학산업, 자동차, 1차 금속, 석유정제품 등이며, 미래 신사업․정부 특성화사업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 K-pop, 드론, 바이오식․의약 등이다.

특히 신입생 모집이 어려운 학교를 우선적으로 학과를 개편해 학교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학과개편은 학과 개편 지원체계를 구축해 실효성 문제를 해결한 것이 특징이다. 교사 전문성 신장을 위해 학과개편 연수 시스템을 구축해 한국기술교육대, 충남기계산업진흥원, 충남인력개발원, 충남산학융합원, 폴리텍 대학 등 전문기관과 연계해 3년간 3단계 연수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직업계고에 투자한다는 계획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보다 효율적이며 근본적인 것을 개선하길 바란다.

최근 특성화고 권리연합회가 특성화고 졸업생 300명을 추적해 조사해 봤더니 정규직으로 취직한 건 13%에 불과했고 나머지 87%는 비정규직이었다. 그리고 60%는 임금체불, 추가수당 미지급 등 부당 대우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국감 자료에서도 2018년 기준으로 고졸은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을 받는 비율이 25.6%로 대졸자가 5.8%에 그친 데 비해 5배 가까이 높았다.

이처럼 질 낮은 일자리에 내몰리는 청년이 대졸보단 고졸이 훨씬 많다는 점에서 이를 개선할 수 있는 근본적인 정책이 뒷받침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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