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예타이두안(24)·인두수(46) 부부


베트남의 따이린이란 작은 마을에서 온 구예타이두안(24)씨.
당진에 정착한지 4년 반이 되어가는 구예타이두안씨는 남편인 인두수(46)씨와 두 아들과 석문면 삼화리에서 알콩 달콩 재미있게 살아가고 있다.


아직은 한국말과 한국문화에 익숙하지 않지만 열심히 배우며 한걸음씩 완성된 한국 사람의 모습에 다가서고 있는 구예타이두안씨를 만나봤다.
신동원 기자 habibi20@naver.com


# 우리는 돈 때문에 오는게 아니에요

“한국 사람들은 우리가 돈 때문에 한국에 오는 건지 알아요. 그런 말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우리는 남편도 사랑하고 애기도 사랑해요. 돈 때문에 한국에 온다는 생각은 안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 말을 들으면서 기자도 뜨끔했다.


나이가 어렸을 때 기자또한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뷰 때문에 여러 이주여성들을 만나면서 그런 생각은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그들이 한국에 열심히 적응하면서 남편과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저와 같이 낮선 땅에 와있는 이주여성들이 남편과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재미있게 당진에서요. 그래서 사람들이 그런 오해를 안 하게 말이에요”
이런 이야기를 하며 표정이 어두워지는 구예타이두안씨. 누군가에게 이런 오해를 받았던 기억이 나는 것일까? 어서 빨리 한국의 모든 사람들이 외주여성들에 대한 편견을 버렸으면 한다.


# 처음엔 겁이 났던 한국

2004년 20살의 나이로 처음 한국에 온 구예타이두안씨. 베트남의 작은 마을에서 한국으로 올 땐 덜컥 겁도 나고 부모님의 걱정도 많았다고 한다.


“한국에 오기 2달 전에 아는 언니의 소개로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습니다. 결혼 후 한국으로 가려니 부모님이 가지 말라며 나이도 어린데 다른 나라 가서 어떻게 하나 걱정이 많으셨죠. 저 또한 말도 안 통하는 낮선 나라에 가서 어떻게 생활하나 걱정도 많이 했습니다”
20살을 갓 넘긴 소녀가 타국 땅에 둥지를 틀고 산다는 것이 덜컥 겁도 났을 것이다.


그러나 4년이란 시간이 지난 지금 구예타이두안씨는 남편과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고 있다.
“해성(4)이와 대성(생후 18개월)이, 이렇게 아들 둘이 있어요. 너무 예뻐요. 남편도 잘해주고요. 마트도 같이 가서 장도 보고 하고 싶은 것 있으면 다 하게 해줘요. 처음엔 말이 안통해서 조금 어려웠지만 지금은 서로 이해하면서 재미있게 살고 있어요”


구예타이두안씨는 한국말이 조금씩 익숙해지기 시작하면서 한국에 대한 두려움과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이 차차 없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여느 이주여성들과 같이 한국말의 어려움을 물었다.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엔 남편이 선생님을 모셔다 돈을 주고 배웠어요. 그런데 받침 들어가는 말이 조금 어렵더라고요. 물, 쌀 이런것들요. 지금은 많이 좋아 졌고요. 당진문화원에서 2년 넘게 배우고 있는데 어서 한국말을 배워서 내가 아이들한테도 가르쳐주고 싶어요”


# 살아가는 이야기

“한국사람들은 참 친절해요. 모두 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런데 예전에는 시장에 가서 물건을 사려고 하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말을 잘 못 알아들으시고서 ‘한국말 해야지!’라고 소리 지르기도 하셨어요. 그땐 조금 놀라긴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납니다”


너무 당연한 질문이지만 베트남에 있는 가족들이 보고 싶지 않냐고 물었더니 역시나 많이 보고 싶단다. 최근에 고향에 다녀온 적이 있냐고 물었다.
“첫째가 8개월 때하고 막내가 6개월 때인 작년 6월에 다녀왔어요. 부모님이 많이 좋아하셨죠. 하지만 어머니와 언니도 당진에 왔었어요. 첫째 낳았을 때 어머니가 오셔서 돌봐주셨거든요. 어머니가 가시고 2개월 후에 언니가 왔었어요”


가족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는지 입가에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갑자기 구예타이두안씨가 베트남에서 어떻게 생활했을지가 궁금해졌다.
“학교공부를 잘했어요. 한국에서도 공부를 하고 싶지만 그전에 운전이 너무 배우고 싶어요. 운전면허를 따면 애기 병원에 갈 때도 편하고 마트도 쉽게 가고요. 또 운전배우면 일도 할 수 있잖아요”
대부분의 이주여성들이 우리나라에 오면 가장 원하는 것이 일이라고 한다.


이주여성들이 한국에서 일을 하면 매우 부지런히 그리고 열심히 한다고 한다. 구예타이두안씨는 요리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고향에서는 어머니가 다 해줘서 안 해봤지만 당진에 와서 문화원에서도 요리를 배우고 집에서도 음식을 만들다 보니 요리가 재미있어진 듯 했다. 가장 자신 있는 요리를 물어보니 각종 찌개와 볶음밥이 자신 있고, 삼계탕도 자신 있단다.

 


취재낙수


아직까지는 힘든 점 없이 애기 낳고 재미있게 살고 있다는 구예타이두안씨. 남는 시간에 무엇을 하며 지내는지 물었더니 지금 사는 곳에 친구가 2명 있다고 한다.
친구들 또한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결혼해 온 이주여성인데 시장도 같이 가고 공부도 하고 베트남 음식도 같이 만들어 먹는다고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좋은 점은 고향의 언어로 마음속에 담아놓고 말 못했던 고민 등을 얘기 할 때일 것이다. 정신적으로 많은 위안이 될 것이다. 요즘 가장 큰 고민이 있다는 구예타이두안씨. 애들이 학교에 가면 엄마가 베트남사람이라고 놀림받을까봐 그게 걱정이란다.


부모 마음에 당연한 걱정이겠지만 그렇다고 어떻게 해줄 수도 없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고 미안할 뿐이라고 했다. 구예타이두안씨가 속히 한국말을 배워서 당당히 한국 국민으로써의 권리를 누리며 살길 희망해 본다.


△ 준비물(4인분)
가루 젤라틴(젤리를 만드는 주재료로 마트나 인터넷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우유, 코코넛 밀크(마트 또는 인터넷 구매),
설탕 0.25g, 과일(또는 주스나 딸기잼 등 다양함), 찬물 2 리터

△ 만드는 방법
1. 끓는 물에 젤라틴 25g을 솔솔 뿌려 넣고 완전히 녹인다. (2~4분간)
2. 젤라틴 물에 찬물 2리터, 설탕, 프로 우유, 코코넛 우유, 과일(생과일이나 얼린 과일로 하면 젤리가 잘 굳지 않을 수도 있음) 또는 주스를 넣고 섞은 후 담긴 용기에 붓고 랩씌워서 굳힘 (냉장고에서 2시간 이상 굳히면 더 맛있다.)


※ 당진뉴스는 구예타이두안씨의 편지와 사진을 고향 베트남 따이린으로 발송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사람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당진뉴스가 되기 위해 열심히 뛰겠습니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과 제보를 당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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