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이 김선달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죠”
“봉이 김선달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죠”
  • 배길령 기자
  • 승인 2019.08.10 06:00
  • 호수 1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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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듭니다...사회적 기업 ‘더부러(주)’
“공공성을 가지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사회적 기업”
‘더부러’ 조재웅 대표.
‘더부러’ 조재웅 대표.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사회적 기업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지역사회에 공헌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 판매 등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이다.

우리나라는 2007년 사회적기업을 제도화하고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제정되고 육성법을 시행하면서 사회적일자리창출사업, 자활사업, 노인 일자리사업 등 정부 재정지원 일자리창출사업이 사회적 기업을 중심으로 재편성됐다.

당진에는 고용노동부 인증을 받은 사회적 기업 6곳과 사회적 기업으로 가기위한 전단계인 예비 사회적 기업이 총 9곳이다. 당진의 1세대 사회적기업이라는 ‘더부러’의 조재웅 대표를 만나 ‘더부러’의 시작과 사회적 기업에 대해 들어봤다. 

사회적 기업 ‘더부러’는 충남시각장애인연합회 당진시재활용사업단으로 출범해 2011년 도가 지정하는 충남형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됐고 2013년 고용노동부의 인증을 받았다.

‘더부러’의 주된 사업은 보안기록물 폐기 또는 파쇄업이다. 관공서 문서부터 의류, 하드디스크 등 개인정보와 관련된 모든 보안기록물의 정보보호를 맡고 있다. 새로이 고용하는 인력에 대한 인건비 지원과 경영지원, 판로지원 등의 혜택을 받는 사회적 기업은 이윤의 2/3는 사회에 환원한다. 또한 회사 내 근로자는 취약계층의 비율이 50%로 구성된다. 현재 더부러는 총 15명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다.

‘더부러’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은 자원순환을 통해 자원낭비를 막고 보안문서를 파쇄하면서 국가정보를 관리하는 것이다. 공공기관을 방문해 보안문서를 파쇄하고 파쇄된 종이는 제지업체에 다시 판다. 1톤의 종이를 만드는데 나무 50그루가 베어지지만 파쇄한 종이를 재활용하기 때문에 자원낭비와 정보유출을 막고 보호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사회적 기업이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정부의 제도화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초창기에 정보를 얻기는 쉽지 않았다.

“유럽 및 선진국에서는 사회적 기업이 자연적으로 태동했지만 우리나라는 짧은 시간 안에 양적으로 성장을 이루다보니까 사회적 가치실현을 생각할 시간도 없었고 그 속에서 소외계층의 빈부격차 문제는 계속 커졌어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인증기업을 선정하고 혜택을 지원해서 기업을 양성하기 시작한 거죠. 처음 사회적 기업에 대해서 시에서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잘 모르더라고요. 도에서 예비단계를 지정하고 시에서 관리를 하지만 대부분의 정보는 고용노동부를 통해야 알 수 있었어요”

초창기 ‘더부러’는 재활용사업단으로 가정용 대형 가구 및 가전제품 처리 등을 맡아 수익을 냈다. 또 고장 난 컴퓨터를 수거해서 고친 후 장애인 및 취약계층에게 전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수익으로 연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고 1년 만에 재활용사업단은 위기가 왔다. 조 대표는 2012년부터 새로운 사업을 구상해야했다. 

재활용사업단이 위기를 맞으면서 ‘봉이 김선달’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고민한 조 대표는 관공서에 수많은 문서들이 어떻게 처리되는 걸까 생각하다가 문서파쇄에 대해 생각하게 됐고, 문서파쇄차를 구입했다. 도와 각 산하단체에 공문을 보내서 문서파쇄의 판로를 지원받고 차츰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일자리창출을 하는 사회적 기업이 됐다.

“사회적 기업하면 대부분의 인식이 취약계층의 복지지원기업이라고 생각하죠. 그렇기 때문에 나라에서 지원받는 일을 할 뿐이고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것은 세금낭비다 또는 사회적 기업이 이윤을 남기는 건 말도 안 된다 등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사회적 기업에 지원되는 혜택은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보다 줄여나갑니다. 스스로 자립하는 기업이 되라는 뜻이죠. 사회적 기업도 하나의 기업이고 사회적 기업의 기업가도 사업가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이윤을 창출해야합니다. 사행성보다는 공공성을 가지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 사회적 기업이고 이윤을 창출해야 일자리를 늘리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죠”

조 대표는 스스로가 시각장애인으로 처음 시작한 재활용사업단에서 ‘함께 사는 세상’이 사회의 기본이라는 생각으로 더 많은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공헌사업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

“뿌리가 큰 것 보다 잔뿌리가 많아야 더 든든한 큰 나무를 지탱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더부러’를 시작했고, 나 혼자 보다는 여러 사람이 함께 움직이자는 생각으로 이어왔습니다. ‘더부러’가 기록물 폐기업이라는 하나의 사업으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에 보탬이 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사회적 기업이 정부로부터 지원만 받는 기업이 아니라 근로자 중심으로 지역사회를 돌보고 최소한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바라봐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