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에 대형사업장 지도점검 권한 기초자치단체로 이양 요청
당진형주민자치, 반목 생길수도...그렇다고 포기하지 않는다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자치에 대한 공감대 형성

[당진신문=최효진 기자] 창간 30주년을 맞아 당진신문은 당진의 수장 김홍장 시장을 만나 당진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물었다. 김홍장 사장은 당진의 미래에 청사진을 제시하는 한편 지역현안에 대해 깊은 고심을 하고 있었다. 인터뷰 내용을 요약한다. 

김홍장 당진시장
김홍장 당진시장

현대제철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앞으로 현대제철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우선 특정대기유해물질인 시안화수소 배출로 촉발된 현대제철의 방지시설 비정상가동 문제, 탈탄화 공정중 붉은 연기 배출문제, 자발적 감축협약 문제 등으로 많은 시민들께 걱정과 우려를 끼쳐 드린데 대해 권한을 떠나 당진시정을 책임지는 시장으로서 매우 죄송하고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지난 5월 2일 당진시와 충남도가 합동 단속을 통해 그동안 지역에서 제기되어 왔던 여러 환경문제의 원인을 적발했다. 시안화수소 배출과 브리더 비상밸브 불법개방 등 현대제철이 환경문제와 주민의 건강문제를 얼마나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는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현 정부에서는 지방분권과 지방자치를 주요 혁신과제로 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우리시는 제도적으로 충남도 손에 1~2종 대형 사업장에 대한 권한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의 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충남도가 갖고 있는 지도점검 권한을 기초자치단체로 이양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시민의 눈으로 현대제철을 감시할 수 있는 민간환경감시센터를 현대제철 인근지역에 신설하고 오염물질의 종합적인 확인을 위해 그동안 법적으로 대기오염방지시설이 면제된 시설까지 측정하고, 측정업체는 인근 주민들과 협의해 결정할 수 있도록 추진 중에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와 더불어 우리 시에서는 현대제철과 발전소, 석문국가산업단지 등 대형사업장의 입지를 고려해 충남보건환경연구원의 대기분원 설치를 충남도에 요청했으며, 현대제철 등 대규모사업장의 자발적 감축협약의 이행 사항을 보다 실증적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검증위원회와 실무추진위원회의 시스템도 정비했다.

지역에서 산단 내 폐기물 처리장이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산단 내 폐기물 처리자들이 고대·부곡 공단의 원광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까하는 우려도 있다. 기부체납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폐기물업체의 현 상황이 궁금하다.
고대·부곡 지구 폐기물 처리장 침출수 문제는 2011년 민간업체로부터 인수받은 이후 2014년 금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시정명령을 받고 침출수 처리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으나 고농도 염소이온으로 인해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 폐수처리업체인 인바이오텍(주)에서 현장에 처리시설을 설치해 처리해 왔으나 고농도 염소이온으로 인해 지난 5월부터 1일 40톤 씩 당진공장으로 이송해 처리 중에 있다. 계약 기간인 올해 말까지는 계속해서 이러한 방식으로 처리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2020년부터 위탁운영업체 선정을 위해 올해 하반기 중에 공모를 실시할 예정인데, 고농도 염소이온을 처리할 수 있는 공법이라면 모두 검토할 것이다. 적극적으로 침출수를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해서 찾아보겠다.

이번 침출수 문제는 민간에서 폐기물 처리장을 운영할 때 관리가 잘 되지 못한 것이 원인이 되었는데 이번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다른 산업단지에 향후 생겨나는 민간 매립시설에 대해서는 시에서 철저히 관리·감독해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주민자치 정책 박람회를 성황리에 마치게 됐다. 전국적으로 당진형 주민자치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지역민들이 느끼는 체감은 지역별로 편차가 심하다. 주민자치의 보편화를 어떻게 이룰지 궁금하다.
당진형 주민자치도 이제 첫 걸음을 뗀 것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시행착오도 겪을 것이고 오해와 반목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포기해서는 안 된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구성원들이 다양화될수록 갈등은 생길 수밖에 없다. 그것을 자연스럽게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대화와 소통이 필요하고 주민자치가 바로 그 방법에 대한 훌륭한 대안이자 도구라고 생각한다.

물론 당진형 주민자치가 자리를 잡아가는 지역도 있고 아직은 공감대가 부족한 지역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잘하는 지역의 주민자치를 무조건 따라할 필요도 없고, 강요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
올해부터 전격 시행된 주민총회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민들에게 점차 익숙해지고 마을총회로까지 이어져 부락단위 자치로까지 점차 자리를 잡아간다면 그 과정에서 주민자치는 자연스럽게 뿌리내릴 것이다.

어떤 곳은 도시와 농촌이 공존해 있고, 또 어떤 곳은 바다를 끼고 있으며, 또 어떤 지역은 너른 평야를 품고 있다. 또한 그 지역을 이루는 구성원들의 나이나 연령, 직업군도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마다 속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자치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각 지역의 특색과 여건을 반영해 해당 지역에 적합한 주민자치 모델을 발굴하는 것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끊임없이 노력하다보면 우리가 꿈꾸는 미래는 반드시 열릴 것이라 확신한다.

농민수당 움직임이 충남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다. 당진시는 충남도와 보조를 맞춰 진행하겠다는 입장 정도로만 알고 있다. 당진시의 정확한 고민과 입장을 알고 싶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저 또한 농업의 사회·경제·공익적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도·농간 소득격차 심화와 고령화, 농촌소멸 위기에 따른 농민수당의 도입 필요성에 적극 공감한다. 다만 이 제도를 시행하기에 앞서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 형성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거치지 않고 농민수당 제도를 도입하면 다른 직업군과의 형평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농가당 매월 20만 원씩 지급을 기준으로 할 때 연간 288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국·도비 지원 등 재원 마련 대책도 선행 되어야 한다.

농민수당을 이미 시행 중인 다른 지역에서는 같은 도내 지급액 차이로 인한 지자체간 갈등을 방지하기 위해 도차원의 지급액 통일 조정 등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충청남도의회에서 농민수당 도입을 위한 연구모임도 활동 중에 있으며, 충남도 차원의 정책방향이 설정될 예정인 만큼 충남도와 적극 공조해 합리적인 농민수당 도입 방안을 모색하겠다.

끝으로 당진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린다.
초심을 잃지 않고 늘 가슴 속에 새기고 우리시가 더불어 누리는 살기 좋은 도시, 자연과 환경,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

시민 여러분께서도 새해에 계획했던 일들과 목표하신 바를 꼭 이루시길 바라며, 저 또한 1000여 공직자, 그리고 17만 시민 여러분과 함께 더 큰 도약 살맛나는 당진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무더운 여름철 건강관리 잘하시고 댁내 행운과 행복이 충만하기를 기원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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