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공무원, 현대제철 ‘감축쇼’ 알고도 허위보고?
충남도 공무원, 현대제철 ‘감축쇼’ 알고도 허위보고?
  • 최효진 기자
  • 승인 2019.07.13 06:00
  • 호수 126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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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충남도, 설비 고장으로 교체 하는데 자발적 감축 ‘포장’
공문서에는 ‘연차적 설비 증설에 따라 배출량 증가’로만 보고

[당진신문=최효진 기자] 지난 2017년도 이루어진 ‘현대제철 대기오염물질 배출 저감 협약’ 과정에서 실무를 담당한 공무원들이 도지사에게마저 허위 보고를 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문서가 공개됐다.

최근 현대제철은 고장난 저감시설을 교체하면서 일반 시민에게는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채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해 엄청난 사회적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17년 2월 충남도지사와 당진시장 그리고 어기구 당진시 국회의원과 체결한 ‘자발적 대기오염물질 배출 저감 협약’이 시설 고장으로 인한 불가피한 설비교체였음에도 불구하고 4자 협약을 맺은 것이 일종의 ‘감축쇼’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그런 가운데 최근 ‘현대제철 대기오염물질 배출저감 협약 체결’이라는 제목의 문서가 공개됐다. 관련 서류를 요구한 도의원들에게도 각각 전달된 이 문서에 따르면 충남도는 ‘대기오염물질 배출현황’을 설명하면서 ‘제철소 가동이후 연차적으로 설비 증설에 따라 배출량 증가’라고만 기재했다. 즉 설비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대기오염물질 배출량도 증가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알려진대로 현대제철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증가는 3개의 소결로에 설치된 저감시설인 ‘활성탄흡착시설’의 고장으로 질산화물과 황산화물의 증가에 따른 것이었다.

결국 실무 공무원이 협약을 준비하면서 설비 고장을 사실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문서로 확인됐다. 이 문서는 당시 이 모 환경지도팀장, 이 모 환경보전과장 등의 실무진을 따라  신 모 기후환경녹지국장과 남궁연 행정부지사뿐만 아니라 안희정 도지사에게까지 보고됐다.

자발적 감축 협약 당시 기후환경녹지국 신 모 국장은 “세세한 부분을 기억할 수 없다”며 “당시 실무담당자에게 확인하라”고 말했다. 당시 담당자인 김 주무관은 “당시 현대제철에서는 설비교체가 장기적인 개선 계획으로 시설을 보강하는 차원에서 실시하는 것으로 보고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시설교체의 대상인 소결로 ‘활성탄흡착시설’의 고장으로 인해 현대제철이 충남도에 제출한 자체개선계획서는 2014년도부터 협약 체결 이전인 2016년까지 크게 5건이며 공문이 오고간 횟수만 12번이다.

더욱이 현대제철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급증한 것이 2014년이다. 고장으로 인한 시설 개선 계획이 제출된 시기와 일치하기 때문에 실무진이 고장으로 인한 설비교체임을 모를 수 없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유종준 ‘현대제철 대기오염 당진시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당시 현대제철은 활성탄흡착탑의 고장사실과 향후 개선계획을 담은 문서를 충청남도에 모두 제출했다”며 “이를 몰랐다는 담당공무원의 해명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라고 말했다.

대책위는 결국 12일 충남도의회를 방문해 당진출신의 김명선, 홍기후, 이선영 도의원을 만나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관련 사실을 방증하는 문서까지 드러난 상황에서 실체적 진실이 과연 밝혀 질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