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서예 대표작가...다원갤러리에서에서 8월 7일까지 초대전 열려

“사람의 얼굴 중에는 중요한 기능을 하는 눈, 코, 입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능을 쉽게 알아챌 수 없는 이마와 볼 그리고 턱과 같은 공간도 있어요. 그 여백이 없다면 우리는 얼마나 답답할 것이며, 인간의 풍부한 감정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당진신문=최효진 기자] 여백이란 메꿔야 할 불필요한 공간이 아니라, 여백 그 자체로서 실존적 존재가치를 가지고 있는 공간이라는 사람. 한국 서예의 대표작가 중 하나인 담헌 전명옥을 당진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다원갤러리는 지난 8일부터 제1전시실에서 ‘2019 다원갤러리 기획 담헌 전명옥 초대전’을 시작했다.

담헌 전명옥은 한국서예협회의 이사장까지 지낸 인물이면서 아랍, 독일, 중국 등지에서 한국서예의 아름다움을 전파하기도 했다. 특히 담헌은 중학교 시절 처음 붓을 잡은 이후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서예계의 첨단을 이끄는 인물 중 하나가 됐다.

“서예는 이제 일상 생활과 멀어지면서 예술로만 남아 있습니다. 컴퓨터나 휴대폰 같은 기기가 발달하는 시대의 흐름 때문이죠”

담헌은 죽간과 목간 그리고 종이라는 도구의 변화에 따라 전서, 예서 같은 서체가 변화를 맞이했던 것처럼, 한문을 주로 쓰던 서예에서 한글, 알파벳 그리고 회화성이 강해지는 것을 자연스럽거나 혹은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현대서예의 회화성이 강조되는 것은 전통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시대와 소통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어린 학생들이나 서예를 접해보지 않은 대중에게 접근성을 높이는 것도 그의 고민 중 하나다.        

“어린 학생들에게 서예를 가르칠 때 예전 방식으로는 흥미를 끌어 낼 수 없어요. 가장 기본적인 교육이 끝난 후에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교수법이 필요해요. 성인도 마찬가지죠. 서예라는 예술이 일반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소통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교수법에 대한 다양한 고민은 학부 시절 교대에서 공부했던 경험 덕분이다. 교수법뿐만이 아니다. 그는 서예가 시대와 소통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말뿐이 아니다. 지난 촛불정국에서 ‘입춘송박’이라고 쓰는 대형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고, 자신의 글이 들어간 에코백 작업을 하기도 했다. 시대와 함께 소통하고 숨 쉬는 것이 그의 예술이다.

그런 담헌이 당진에 왔고, 당진의 전시회 주제는 ‘비움’이다.

“여백의 미를 추구하는 것은 바람직한 동서사상 표현의 융합이 될 수 있을 것이며, 비우되 그냥 비어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깊고 넓은 의미와 충만함을 느낄 수 있는 에너지가 춤추는 표현의 장이 될 것”이라는 담헌 전명옥.

사색과 명상도 즐긴다는 담헌의 또 다른 호는 ‘머엉’이다. 두 시간 정도 명상을 즐긴다는 담헌은 명상으로 생각을 비웠을 때 작품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말한다. 비움으로써 채워지는 그의 작품은 내달 7일까지 다원갤러리를 통해 만날 수 있으며, 담헌 전명옥 작가는 주로 수요일과 토요일 전시회 현장을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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