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래 이장(운정리, 신평면)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도시인에게는 낯선 나라의 호칭쯤으로 여겨지는 이장. 이장이라는 존재는 마을의 행복을 위한 마을경영을 해오고 있는, 작지만 큰 마을의 CEO다. 이에 본지는 ‘이장발언대’를 통해 마을의 불편사항을 토로할 수 있는 코너를 마련했다.

갯물에 녹슨 보일러관을 보여주며 마을 어느 집을 가도 흔한 풍경임을 설명하는 김천래 이장.
갯물에 녹슨 보일러관을 보여주며 마을 어느 집을 가도 흔한 풍경임을 설명하는 김천래 이장.

“신평면 운정리의 380가구는 대부분 지하수를 사용합니다. 상수도 본선은 마을에 들어왔지만 마을주민 모두 급수설치는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현재 상수도를 사용하는 가구는 마을 인근 상가나 식당뿐입니다. 상수도 본선과 가깝게 위치한 한 식당도 상수도 급수설치에 대략 400만원의 비용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상수도 본선과 비교적 가까운 거리인 식당에도 400만원이 들었다하니, 상수도 본선에서 거리가 먼 마을주민들이 어떻게 시의 도움 없이 개인적으로 급수 설치를 하겠습니까”


신평면 운정리는 바다 가까이 위치한 마을이다. 위치적으로 바다와 가깝다보니 예부터 주민들이 사용하는 생활용수는 염분이 흡수된 갯물이다. 비교적 예전에는 지하수의 수질이 나쁘지 않아 생활용수로도 사용했지만 요즘은 집집마다 생수를 사먹는 풍경이 흔하다. 2012년 주민들의 상황을 시에 건의했더니 시에서는 2015년에는 급수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하지만 15년으로부터 4년이 지나는 동안도 집집마다 급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갯물을 사용하는 주민들은 집집마다 보일러관과 수도관이 갯물에 녹슬고 부식되는 일이 잦다. 또 갯물을 생활용수로 사용하면 미끌미끌하고 뻑뻑해 거품이 잘 나지 않아 빨래도 제대로 씻기지 않는다.


“머리를 감고나면 머리가 개운해야 되는데 바닷물에 머리를 감은 것처럼 찝찝합니다. 그래도 예전에는 수질이 나쁘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수질도 오염되어 나쁘다고 합니다. 급하면 개인적으로 상수도 본선에 급수를 설치하는 방법이야 있겠지만 항상 비용이 문제 아니겠습니까. 마을주민들과 2012년부터 건의했는데 벌써 7년이 흘렀습니다. 해준다, 해준다는 말만 몇 번을 들었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사용하는 수도관과 보일러관은 갯물로 녹슬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같은 마을이지만 삽교호관광지에는 상수도가 훨씬 전부터 들어와 있었습니다. 한 마을에 어디는 되어있고 어디는 안 되어 있다는 게 씁쓸합니다. 이번에는 꼭 마을주민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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