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감사들 모여 특정 인물 추대 논의
이사진 “1차 부결 이후 책임감 갖고 논의 했을 뿐”

[당진신문=최효진 기자] 당진의 단위 농협 중 가장 큰 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송악농협의 상임이사 선거에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연봉이 1억 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진 송악농협 상임이사는 실질적으로 송악농협의 살림을 책임지는 전문경영인의 자리다.

송악농협 상임이사는 공모를 통해 후보들이 나서면 ‘인사추천위원회’(조합장, 이사 3명, 대의원 2명, 조합장 추천인사 1명 등 총 7명으로 구성)가 심사와 투표를 통해 1명의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의원 총회에서 최종 1인에 대한 찬반으로 결정한다.

문제의 시작은 상임이사 찬반 투표가 치러진 지난 6월 13일 첫 번째 송악농협 대의원 총회였다. 당시 인사추천위가 제시한 후보가 상당한 표차이로 부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러자 송악농협의 이사와 감사(이하 이·감사)들은 대의원 총회 3일 후인 16일 당진종합병원 앞 식당에서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상당수의 이·감사들은 A 씨가 상임이사에 출마해야 한다고 중지를 모았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지목한 인물을 위해 다른 출마예상자를 찾아가기도 했다.

지난 4일 열린 인사추천위원회는 결국 최종 후보로 명예로운 은퇴를 준비하고 있던 A씨를 선정했고 오는 11일 대의원총회를 앞두고 있다. 

결과적으로 일련의 과정들로 인해 공개모집을 통해 진행되어야 할 상임이사 선출 과정이 무의미해지고, A 씨를 내정한 꼴이 되어 버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송악농협 조합원들 일각에서는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개모집 형태로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할 선거가 불공정하게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송악농협의 경우 관내 최고의 규모를 자랑하는 조합이다 보니 그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송악농협의 조합원 B씨는 “지난 선거의 목소리는 변화였다. 큰 대과가 없었던 조합장이 교체됐던 이유를 조합 임직원들은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진시농민회 김희봉 협동조합개혁위원장은 “이번 사태는 지역농축협의 상임이사제도가 본래 취지인 전문가의 책임경영은 온데 간데 없어지고, 추천권을 갖고 있는 특정 임원들에 의한 측근 인사로 전락해 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16일 모임에 참여했던 송악농협의 한 이사는 “16일 모임 당시에는 어떤 후보도 나서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던 시기다. 송악농협의 운영을 책임지는 이·감사들이 조직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고민했던 자리였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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