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원 이장(아찬리, 순성면)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도시인에게는 낯선 나라의 호칭쯤으로 여겨지는 이장. 이장이라는 존재는 마을의 행복을 위한 마을경영을 해오고 있는, 작지만 큰 마을의 CEO다. 이에 본지는 ‘이장발언대’를 통해 마을의 불편사항을 토로할 수 있는 코너를 마련했다.

배수로에 설치된 모터기가 농사철 농업용수를 대신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김대원 이장.
배수로에 설치된 모터기가 농사철 농업용수를 대신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김대원 이장.

“7,8년 전만해도 이런 일은 없었습니다. 아찬리 주민들이 논에 물을 대기위해 너도나도 배수로에 모터기를 설치하고 때때로 물고랑 싸움을 벌이는 일 말입니다. 7,8년 전만해도 삽교천에서 흐르는 농업용수가 본당, 청금리를 거치고 아찬리로 내려왔는데 지금은 면천, 상오리까지 물길이 4갈래로 나뉘다보니 마지막에 아찬리에 닿습니다. 아찬리 주민들은 농업용수를 기다리다가는 때 맞춰서 모내기를 할 수도 없습니다”

“물이 필요하니 고여 있는 배수로에 너도나도 모터기를 설치하고 물을 끌어다가 겨우 모내기를 합니다. 수도작 같은 경우는 물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물이 필요할 때는 물이 없고, 물이 필요 없을 때는 용수로가 콸콸 넘치니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순성면 아찬리 주민들은 농사철이 되면 농업용수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항상 걱정이다. 아찬리는 수도작 농가 70%, 과수원 농가 30%다. 모내기 때가 되어도 농업용수로에 흘러오는 물이 없다보니 주민들은 수질이 좋지 않은 배수로에 고인 물을 모터기로 끌어다가 쓰는 일이 일상이다. 논 여기저기 모터기는 물론 멀리 있는 논까지 물을 옮기기 위한 줄은 기다랗게 놓여있다. 시에 건의를 할 때면 시에서는 아찬리 뿐만 아니라 다른 동네도 물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모내기를 제때 못하는 어려운 농가가 많다는 상황설명만 할 뿐이다. 


“농사짓는 사람들인데 가물어 농사 못 짓는 어려움을 왜 모르겠습니까. 면천, 상오리로 가는 물길은 그대로 두고 아찬리에 큰 지하수를 파줬으면 좋겠습니다. 아찬리에는 남하천의 물을 끌어올려 인근 논에 물을 대는 양수장이 설치되어 있지만 이 역시 농업용수로의 경사가 아래쪽으로 되어 있어서 물이 거슬러 오를 수 없습니다. 원래 양수장도 마을 가장 아래쪽에 위치한 논에 물을 대기 위해 만들어진 양수장이기 때문에 아래로 흐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논과 인접한 배수로도 제대로 정비가 안 되어 있다 보니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면 배수로의 물이 논으로 넘어오기도 합니다. 배수로는 둘째 치더라도 제 밭을 사용해도 좋으니까 마을 주민들이 넉넉히 사용할 수 있는 큰 지하수라도 파서 더 이상 쌀농사 짓는데 어려움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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