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받는 변전소 주변 가구...“이주대책 빨리 이뤄졌으면”
최안묵 이장(정미면, 사관리)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도시인에게는 낯선 나라의 호칭쯤으로 여겨지는 이장. 이장이라는 존재는 마을의 행복을 위한 마을경영을 해오고 있는, 작지만 큰 마을의 CEO다. 이에 본지는 ‘이장발언대’를 통해 마을의 불편사항을 토로할 수 있는 코너를 마련했다.

산 능선을 따라 줄지어선 신당진변전소와 송전탑숲 속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고통을 말하는 최안묵 이장.
산 능선을 따라 줄지어선 신당진변전소와 송전탑숲 속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고통을 말하는 최안묵 이장.

“사관리는 오래전에 송전선로가 들어선 마을로 철탑과 변전소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20년이 넘도록 변전소 주변의 주민들은 건강상 문제와 재산문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살아오고 있습니다. 대부분 7,80대 어르신인 주민들은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부는 날이면 커다란 굉음이 귀신우는 소리가 들려 섬뜩하다고 얘기합니다”

“또 안개가 끼는 날은 전기가 밑으로 쏟아지는 것 같아 밭을 매거나 바깥활동에 나서기 무섭다합니다. 가끔 벼락이라도 치는 날에는 TV, 컴퓨터, 가전제품 등이 벼락을 맞는 집도 여럿입니다. 몇 해 전부터는 지역 국회의원과 한전 측이 변전소 주변의 20여 가구에 대한 이주대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들었습니다”


정미면 사관리는 신당진변전소가 위치하고 있는 마을이다. 이 때문에 765kV고압 송전탑과 345kV송전탑, 154kV송전탑 등이 얽히고설켜있다. 당진에 있는 철탑 526개 가운데 106개가 정미면에 세워졌고, 특히 사관리는 변전소가 위치해 있어 철탑의 수는 더 많다. 처음 345kV 송전탑과 변전소가 마을에 들어서고 99년도에 765kV송전탑이 들어섰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국가사업이라는 설명에 큰 반대조차 하지 못했던 주민들은 지난 20년이 넘는 시간을 고통 속에 지내왔다.


“처음에는 변전소가 무엇인지 철탑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수용해 지금까지 지내왔다고 주민들은 말합니다. 과거 집집마다 소를 키우던 때는 소가 임신만 하면 유산을 하고, 까닭 없이 사람들이 아파도 제대로 된 원인이 밝혀지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또 철탑과 변전소 주변으로 조상들이 대대로 물려준 땅은 전자파나 환경문제로 값도 떨어져 자식에게 물려줄 수도 없는 땅이 되어버렸습니다”

“탑과 변전소를 없앨 수 없다는 건 주민들도 알고 있습니다. 다만 이 마을에서 나고 자랐으니 고향을 떠나 살수 없는 주민들의 고통과 마음을 충분히 헤아려서 긍정적인 이주대책이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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