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메탈 역할하는 공립학교는 반드시 필요”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합덕여고는 지속적으로 맞이하는 학생 수 절감과 내년부터 당진시에 늘어나는 고교학생수를 수급하기 위해 남녀공학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합덕여고의 남녀공학전환은 현재 같은 지역 내 사학과의 갈등을 빚어 지역 내 분열을 조장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본 기자는 합덕여고 박종근 교장과 질의응답시간을 통해 두 학교간의 상생의 길은 없는지 들어봤다.

당진 합덕여고 박종근 교장.
당진 합덕여고 박종근 교장.

●합덕여고의 남녀공학전환에는 막대한 세금이 들어 교육재정 낭비라는 주장이 있다
합덕여고는 6학급의 인가로 특별실을 제외하고 교실을 6학급을 유지하고 있다. 남녀공학으로 전환하여도 교실 및 기타 학생들의 수업과 활동에 필요한 공간은 모두 마련되어 있으며, 단지 합덕여고가 남녀공학으로 남자화장실 2~3개소를 복도 중간에 만드는 비용만 필요하다. 이는 교육청에서도 담당자가 와 확인한 사항이다. 남녀공학 전환에 드는 금액은 1억원대면 족하다.

●남녀공학 전환보다는 차라리 서야고와 합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도 있다.
당진관내의 인문계고등학교는 사립학교 네곳과 공립학교로는 당진고와 합덕여고 두곳 뿐이다. 주로 공립의 인문계학교 교사들이 서로 교류를 통하여 많은 정보와 학생교육에 필요한 프로그램 등 장점들을 전입한 학교에 접목하고 있어 사립학교와 다른 방향이다. 또한 공립학교는 학생과 교사 수급의 바이메탈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당진관내 중1학생수가 고등학교 입학정원(2019년도 기준)보다 344명 많다. 이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려면 1차적으로 모든 학교의 학급당 인원을 늘리거나 한계가 있으면, 공립학교인 당진고와 합덕고(가칭)가 일시적으로 학급을 늘리고 교사를 배치하여 학생들의 수급을 담당하며, 학생이 줄면 다시 학급 감축을 하고 교사를 타학교로 발령을 낸다. 이는 공립학교의 중요한 역할이기에 공립학교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서야고가 위기 의식을 느끼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상생의 길은 없는가?
합덕고와 서야고가 동등한 입장에서 교육과정이나, 특색있는 프로그램 운영, 학생들을 위한 교육활동, 누가 더 학생들을 위하여 노력하는 학교인가 등을 통하여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는 체제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서야고도 모든 교직원이 새로운 각오로 나선다면 사립학교란 장점을 살려 우리보다 훨씬 발전적인 학교가 될 수 있다. 이것이 서로의 상생인 것이며, 합덕지역의 교육발전인 것이다.

●두 학교간의 입장차이로 지역 내 갈등을 조장할 수도 있다는 비판도 있다. 남녀공학 전환문제는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추진해 나가야한다는 지역민들의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합덕여고의 남녀공학전환은 학교가 살아남으려는 것이고 그 주체는 첫째 학부모, 둘째 재학생이다. 교직원은 업무를 행하며, 졸업생은 후원자로의 역할이다. 그러기에 남녀공학으로의 전환은 학교를 하나 또는 둘을 없애는 통폐합과 달리 단순하게 교육감님의 결정 사항인 것이다. 일부에서는 ‘왜 협의를 안하느냐’고 하지만 이 문제는 합덕여고와 서야고 간의 통합 문제가 아니기에 협의의 대상이 아니다.

●남녀공학으로 전환한다 하더라도 시내권의 학생들이 합덕으로 진학을 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일부 학생들이 공주나 논산, 예산 등으로 진학하는가를 보면 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초·중학생은 해당 지역에 군과 구로 나뉘어 진학한다. 그러나 고등학교는 학생들이 학교의 교육과정과 교직원의 열정, 그리고 전통 등을 보고 스스로 판단하여, 충남 어디든 원하는 곳이면 선택하여 진학할 수 있다. 합덕고(가칭)는 반드시 찾아오는 학교로 만들면 당진 시내는 물론 충남 어디서든 올 수 있다. 왜 찾아오는 학교로 만들지 못하고 밀려오는 학생만 바라보고 그렇게 생각하는가?

●합덕여고의 남녀공학전환이 지역교육개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지?
당장 내년(2020)부터 향후 10년이 넘도록 당진의 일부 학생들이 어쩔 수 없이 외부로 가야만 하는 실정이다. 합덕읍내의 일부 학부모는 “조손 학생이나 다문화 가정의 학생들은 타지역으로 갈 형펀이 되지 못하여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한다. 학교라면 이런 학생들을 고려하고 배려함이 옳지 않은가? 우리 학교는 찾아오는 학교로 만드려 노력하겠지만 단 한명이라도 소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다.

●학생들을 위한 진정한 교육방법은 무엇인가?
학생들에게 고등학교 입학의 선택권을 주며, 한명의 낙오자도 없도록 배려하고 교육의 본질을 찾는 것이다.우리는 우수하거나 모범생만 원하는 것도 아니며, 평범하고 오갈 데 없는 학생도 우리가 받을 학생이다.

그 학생이 어떤 학생이든 소중하게 여기고 학생의 미래를 위하여 도와주고, 보다듬어 주어 진정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깨우치도록 하는 학교가 되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교육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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