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숙 화가 14번째 개인전...오는 30일까지 안스갤러리에서 전시

“수채화는 물이 종이에 퍼지는 순간이 아름다워요. 물의 타이밍, 물맛을 깨닫게 되면 그때부터는 수채화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죠”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조인숙 화가의 14번째 개인전인 ‘물빛흐름전’이 오는 30일까지 안스갤러리를 찾는다. 이번 전시회에서 조인숙 화가는 당진 곳곳의 풍경과 여행지에서 느꼈던 감동을 총18여점의 작품에 담아냈다.  

‘물빛흐름전’의 작품은 작품마다 빛이 들어오는 공간을 느낄 수 있는데 이에 대해 조인숙 화가는 풍경화 고유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랜드스케이프(landscape=풍경화)는 랜드와 스케이프의 합성어거든요. 랜드가 땅, 스케이프가 뿌리니까 자연의 근간을 표현하는 게 풍경화죠. 자연에서 빛은 정말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풍경화에도 빛이 빠질 수 없는 거죠”  

이번 전시회의 작품 중에는 독특하게도 풍경 속에 등장하는 한 인물이 있다. 그에 대해 묻자 그녀는 솔직하게 웃으며 답했다. 

사실 제가 인물화를 잘 못 그려요. 그래서 뒷모습으로 그린 것도 있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작품 속 인물은 제 남편이에요. 제가 그렇게 많은 그림을 그리면서도 남편모습은 한 번도 그려준 적이 없더라고요.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의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고 있으니까 아,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답더라고요. 그래서 그날의 느낌을 그렸어요”

2005년 12월, 이사 온 당진이 낯설어 1년이 넘도록 도서관만 다녔다는 그녀는 2007년부터 붓을 들고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1년에 200장정도 그렸어요. 사실 완성작보다는 실패작이 더 많았지만 그때는 열정이 넘쳤죠. 1년을 꼬박 매달려보니까 알겠더라고요. 수채화의 매력에 대해서. 수채화는 흰 종이와 물감만 있으면 누구나 언제든 어디서든 그림이 가능하더라고요. 물론 물의 타이밍, 물맛을 맞추게 되면 그때부터는 수채화의 매력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죠. 제가 수채화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조인숙 화가는 수채화의 매력을 혼자만 알고 있기 아까워 지난 6년 동안은 종합사회복지타운에서 어르신들과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가르치기도 했다. 또 매달 한번은 학동인 회원들과 당진의 생동감 있는 풍경을 스케치하러 다니고 있다.

인물화는 어려워 엄두도 못 내지만 대신 또 다른 의미로는 ‘자연의 얼굴을 그리고 있다’고 웃으며 말하는 조인숙 화가는 자신이 느꼈던 ‘느낌을 그린다’는 감동을 이번 전시회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해주고 싶다.

“그림이라는 것은 짧은 시간이라도 삶의 여백과 여유를 줄 수 있어요. 관람객들이 제 그림을 감상하는 동안은 스스로의 삶에서 여백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수채화는 정말 어렵지 않거든요.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본인의 느낌대로 감동을 그려보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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