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는 당진 부곡공단...“죽어야만 안전조치 받을 수 있는가?”
가라앉는 당진 부곡공단...“죽어야만 안전조치 받을 수 있는가?”
  • 최효진 기자
  • 승인 2019.06.07 10:17
  • 호수 12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전비대위 “문재인 정부, 범정부특별조사팀 구성해달라”
원인규명용역 협의 무산된 한전비대위 결국 사비모아 자체 진행
4일 기자회견과 안전용역 사업설명회 개최

[당진신문=최효진 기자] 부곡공단의 지반 침하로 피해를 받던 업체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범정부특별조사팀’ 구성을 호소했다. 동시에 이들은 한전이 진행하는 원인 규명 용역과는 별개의 용역을 추진한다.

지반침하로 인해 땅이 꺼지고, 건물은 기울어가고 있는 당진 부곡공단.
지반침하로 인해 땅이 꺼지고, 건물은 기울어가고 있는 당진 부곡공단.

부곡공단 지반 침하의 피해를 호소하는 업체들로 구성된 ‘한전 전력구 공사 비상대책위원회’(이하 한전비대위)가 지난 4일 당진시청 대강당에서 기자회견과 함께 ‘지하안전영향 검토·조사 용역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날 자리에서 한전비대위 안동권 사무총장은 “땅이 꺼지고, 건물은 기울어가고 곳곳에 있는 위험물질과 가스배관은 지반 침하로 폭발 위험까지 있다. 이 때문에 한전의 60m 수직구 굴착공사를 즉각 중지 시켜 달라고 지난 1월부터 당진시에 요청해 왔다”면서 “일부 공사를 중단시켜 더 큰 사고와 피해 확산은 막았지만 지금도 근본적으로 위험이 해결된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 사무총장은 “포항 지진, 고양시의 저유소탱크 화재, 대산단지 유독물질 사고, 제철소 가스누출 사고, 강릉 수소탱크 폭발사고 등이 모두 인재”였다면서 “부곡공단의 지반 침하 피해 지역 역시 위험천만한 곳으로 국가적 재앙으로 이어질까 두렵다”고 우려했다.

지반침하로 인해 땅이 꺼지고, 건물은 기울어가고 있는 당진 부곡공단.
지반침하로 인해 땅이 꺼지고, 건물은 기울어가고 있는 당진 부곡공단.

한전비대위 측은 특히 한전이 진행 중인 원인 규명 용역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 왔다. 당진시는 한전비대위 측 요구하는 업체를 한전 용역사와 동시에 진행하려고 협의를 했지만 결국 예산 문제와 책임 소재 등으로 무산 됐다. 한전비대위는 피해 업체가 돈을 모아 지난 달 28일 ‘한국지하안전협회’와 계약을 마치고, 4일 사업설명회까지 공개했다.

한전비대위 송근상 위원장은 “한전과 당진시 등 관련 당사자들과 협력하여 위험을 함께 해소하고자 했으나 원활한 협의와 소통이 부족했다”면서 “원인조사 방법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단독으로 의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한전비대위는 부곡공단 지반 침하 사태를 안전 적폐로 규정하며 문재인 정부에게 장마가 오기 전 ‘범정부특별조사팀’을 구성해 줄 것도 호소했다. 이들은 부곡공단의 지반 침하가 한전의 부실공사와 위법행위 그리고 당진시 부실행정 등이 결합된 총제적 인재로 의심하고 있다.

한전비대위 안동권 사무총장
한전비대위 안동권 사무총장

안동권 사무총장은 “헝가리 사고로 인해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비보를 접하자 대통령이 긴급대책회의에 나서고 외무부장관이 급파되는 모습을 봤다”면서 “우리 부곡공단의 근로자와 대표 역시 죽어야만 안전조치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인가 하는 코미디 같은 생각이 든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안 사무총장은 “한전과 당진시 등의 총체적인 부실로 인해 지반 침하 사태가 벌어졌다. 양 당사자의 문제까지 규명할 수 있도록 문재인 대통령이 중앙정부차원에서 ‘범정부특별조사팀’ 구성에 나서 줘야 한다”고 요청했다.

한편 당진시는 한전의 안전용역 결과가 6월 경 나오기로 했지만 7월로 연기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