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김홍장 시장, 안동일 사장과 면담 진행

안동일 사장 “정의선 부회장 면담 요청 철회해 달라”
김홍장 시장 “시민들 분노...근본적인 해결책부터 내놔야”
현대제철 대책위 “대안이 ‘노력하겠다’ 수준...사과, 책임자 문책부터”

[당진신문=최효진 기자] 대기오염물질 배출로 물의를 빚고 있는 현대제철의 안동일 사장이 당진시장을 만나 충남도의 조업중지 처분을 받지 않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또한 당진시가 요구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면담 요청도 철회를 요구했다.

현대제철 안동일 사장이 김홍장 당진시장을 23일 당진시청 접견실에서 면담을 진행했다. 오전 10시 30분부터 시작된 이 날 면담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배석한 관계자들은 현대제철 안동일 사장이 당진시가 앞서 요구한 저감대책 제시 요구에 대해 직접 설명하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지난 7일 당진시는 현대제철에 공문을 발송하고 △시안화수소 대책 △적색 분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추가 감축방안 △브리더 개방 문제 등에 대한 대책을 요구한 바 있다.(관련기사: 충남도, 당진 현대제철 '비상밸브 임의개방' 검찰 고발...조업중지 10일 처분, 본지 1254호)

21일 당진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가 ‘현대제철 대기오염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하고 출범기자회견을 개최했다.
21일 당진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가 ‘현대제철 대기오염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하고 출범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 날 면담 자리에서 김홍장 당진시장은 “최근 글로벌 기업인 현대제철에 대해 당진시민들이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현대제철을 압박했다.

배석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대제철 측은 안동일 사장이 직접 자신이 이전에 근무했던 포스코 상황과 비교해 가면 조목조목 설명했다. 안 사장은 대기오염물질 감축을 위한 노력을 하겠다는 뜻은 밝히면서도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해서 당진시의 이해를 구했다는 전언이다.

현대제철은 저감장치가 고장 난 채로 운영됐던 소결로에 대해서는 오염방지 시설정비가 마무리 단계인만큼 해결이 된 것으로 설명했다. 또한 브리더 무단개방의 경우 안전문제여서 현재로서는 해결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며, 제강공정에서 발생한 적색분진에 대해서는 운영상의 문제로 그 발생 횟수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현대제철 측은 브리더 개방으로 인한 충남도의 조업중지 10일 처분에 대해 고로 중단으로 인한 막대한 피해를 우려하면서 당진시의 협조를 요청했다. 특히 당진시가 지난 5월 초 요청한 정의선 그룹 부회장과의 면담 요청을 철회해 달라는 뜻도 전했다. 이에 대해 김홍장 당진시장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면담을 마친 후 김홍장 당진시장은 “현대제철은 지금까지 지역상생을 위해 다양한 약속들을 해 왔지만 지켜지지 않은 것이 많았다”면서 “앞으로 당진시민과 현대제철 종사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더욱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지난 4월 23일 오후 1시 5분에서 10분 사이 빨간 연기가 솟아 올라와 주변 주민들의 우려를 샀다. 사진=독자제공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지난 4월 23일 오후 1시 5분에서 10분 사이 빨간 연기가 솟아 올라와 주변 주민들의 우려를 샀다. 사진=독자제공

‘현대제철 대기오염 대책위’의 유종준 집행위원장은 “현대제철은 시민들이 신뢰할 수 있을만한 오염물질 저감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와 실현방안을 내 놓아야 하는데 노력하겠다는 수준”이라면서 “당진시장을 만나서 조업중지에 대해 협조를 요청하고 그룹 오너에 대한 면담 요구를 취소해 달라고 할 것이 아니다. 현대제철은 당진시민 전체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와 책임자를 문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 날 면담에서 당진시는 기존 요구 외에도 실질적인 주민 민원 요소인 (측정되지 못하는) 비산먼지 대책, 악취 문제 해결을 위한 실시간 공유체계 구축 등을 언급했다. 또한 저감장치 면제시설의 자가측정은 당진시가 추천하는 업체까지 포함해 복수로 선정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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