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활기가 넘치고 당당하기만 하던 당진군이 침체에 빠져 있다. 이럴 수는 없는 일이라고 장탄식을 하는 당진군민들의 한숨소리가 여기저기서 그칠 줄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당진군민의 참담한 심정은 어디에 하소연할 곳도 없이 그저 삼삼오오 모여서 자책하며 속앓이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스스로의 안목 없음에 한탄하며, 어쩌다 그런 치명적인 판단착오를 하였는지 반성을 하고 있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아무 의심 없이 믿고 표를 주었다는 사실에 발등을 찧고 있다.
그럴 줄 몰랐기도 하지만, 자신이 저지른 부도덕한 일이 발각된 이후에도 민 전 군수의 행보는 당진군민의 최후의 자존심마저 짓밟는 파렴치한 행태를 보여주고 있으니, 동정은커녕 경멸을 받아 마땅할 터이다. 언론보도를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그의 행각은 과히 상상을 초월하여 당진군민들이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도저히 이해되지 않고 용서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한나라당의 태도이다. 사건이 터지자 혐의를 받고 있는 민 군수가 도주하였는데도 한나라당은 침묵하고 있으니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겠는가. 무죄추정의 원칙을 들어 결과를 지켜보자는 뱃장인가. 아니면 열 입이 있어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뜻인가. 어떠한 경우라도 침묵은 옳지 않다. 먼저 공당으로서의 안목부족과 검정시스템의 불안정성을 사과하고, 특히 집권여당으로서의 결여된 책임의식을 반성해야 한다. 그리고 당진군민에게 석고대죄를 하여야 한다. 민 전 군수에게 공천장을 준 한나라당의 책임이 무엇인지 통감해야 한다.
선거에서 후보자의 정당추천제도가 무엇인가. 정당의 공천장이란, 유권자가 미쳐 살펴볼 수 없는 것까지 검증하여서 결격사유 없이 훌륭한 인물임을 보증한다는 증명서 발급같은 것 아닌가. 유권자는 정당을 믿으니 이것을 믿고 참조하여 투표권 행사에 반영하는 것이다.
당진군민들은 놀란 가슴을 다시 한 번 더 쓸어내리고 있다. 많은 당진의 유권자들이 또 그를 선택할 뻔하지 않았는가. 민 전 군수는 이번 선거에서도 당선이 가장 유력한 후보 중의 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에서는 당진군에 더 이상 군수후보를 내지 않는다고 한다. 이번 사태에 반성의 의미를 담는다고 볼 수도 있겠으나 그렇지가 않다. 오히려 더욱 참신하고 당진을 위해 봉공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을 발굴하여 심판을 받는 자세가 옳지 않겠는가. 인물이 없다면 당 대표라도 나설 일이고 직접 석고대죄 해야 할 일이다.
당진군민의 무너진 자존심을 다시 세우는 데 한나라당이 해야 할 마땅한 길을 제대로 찾아나서야 할 것이다. 이렇게 지나갈 일이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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