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실천율은 전국 절반 수준...당진시민 건강 ‘빨간불’

*지난 3월 지역사회건강조사가 발표됐습니다. 당진 지역의 건강과 사회인식간의 수치를 엿볼 수 있는 이번 결과를 3편에 걸쳐 보도합니다. 2편인 이번주는 걷기 실천율과 비만율을 통해 당진시민의 건강을 살펴봅니다. /편집자 주


40대 초반의 회사원 이석민 씨(42,당진)는 늘어가는 뱃살로 고민이다. 체중을 줄여보려 하지만 회식 등으로 술과 고기를 먹을 일이 많다. 주말에 걷기 운동이라도 하고 싶지만 연일 미세먼지 경보가 울리는 탓에 외출하는 것도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 씨는 “출퇴근은 차로 하고 회사에서 일보러 걸어다는 것을 제외하면 거의 걷지 않는 것 같다. 주말에 가족과 함께 가까운 등산로라도 가고 싶지만 미세먼지 때문에 반대가 심하다보니  집에만 있기 일쑤”라고 말했다.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19세 이상 당진시민의 걷기실천율(1주일에 5일 동안 30분씩 걷기)이 크게 줄어들면서, 비만율 역시 해마다 계속 증가하고 있다. 반면,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어 시민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해 8월부터 10월까지 19세 이상 당진시민 899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2018년도 지역사회건강조사’ 주요지표에 따르면 당진시의 걷기 실천율은 21%로 나타났다.

이는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2009년 64.5%에 비해서도 3배나 뚝 떨어진 수치다. 10년 전 당진시민 2명중 1명이상이 걸었다면 현재는 5명중 1명이 걷고 있는 셈이다. 현재 전국(42.9%), 충남(40.3%)의 수치와 비교해도 절반에 불과하다.

걷기 실천율은 대체로 비만율과 반대 경향을 보이고 있다. 당진시민의 비만율은 지난 10년간 20%대 중후반에서 증감을 보이다가 2018년에 3명당 1명 꼴인 33.2%로 최고치를 찍었다.

또한 걷기 실천율은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건강수준 인지율’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2010년 57.9%였지만, 2018년에는 34.7%로 낮아졌다. 즉 걷기의 감소가 당진 시민의 비만율과 건강인식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간도 없고, 공기도 나빠서...”
세계보건기구에서는 ‘1주일에 5일 이상 30분이상 걷기운동을 하면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걷기운동 실천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당진시보건소 역시 걷기 실천율을 높이기 위한 보건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당진시보건소는 당진시의 걷기 실천율이 떨어지고 있는 이유로 ‘빠듯한 시간과 악화된 미세먼지’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지난 해 6월 15일부터 7월 15일까지 당진시민 853명을 대상으로 당진시보건소가 실시한 ‘지역사회 도보 환경 및 걷기선호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걷기실천의 장애요인에 ‘시간이 없어서’, ‘공기가 나빠서’, ‘걷기 힘든 주변 환경’등이 뒤따랐다.

실제로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에서 제공하는 당진지역 최근 1달간 대기오염정도는 30일 기준으로 미세먼지 나쁨이 4일, 초미세먼지 나쁨이 11일이었다. 이는 30일 중 15일로 이틀에 한번꼴로 미세먼지 ‘나쁨’에 해당하는 셈이다. 또 비가 오거나, 바람이 심하게 불거나 미세먼지 나쁨이 지속된 날은 걷기 실천에 나서기도 힘들다 보니 실천율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현재 당진에는 시민들과 함께 발굴한 걷기 좋은 길이 총 17곳이 선정되어 있지만 합덕 연호지, 고대 삼선산, 송악 팔아산, 우강 버그내 순례길 등 대부분 거주지 인근에서 멀기 때문에 시민들이 가볍게 나서기 어려운 위치다.

당진시보건소 건강증진과 정성숙 팀장은 “최근 미세먼지에 대한 걱정이 늘면서 외출을 자제하다보니 걷기 실천율이 더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아직까지 당진에는 시민들이 걷기운동을 실천할 장소도 상당히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 팀장은 “현재 당진시의 걷기율이 매해 하락하고 있어 지역사회건강조사 지표와 보건소 내 설문조사를 반영하여 걷기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걷기 실천율을 높일 수 있는 걷기동아리의 ‘걷기 좋은 길’ 발굴사업과 걷기 배틀 등의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밀했다.


당진시보건소에서 추천하는 걷기좋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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