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당진은 얼마 전까지 수도권의 발길이 닿기 어려운 농업과 어업 그리고 제염업이 발달한 외지 중 한곳이었다. 전국에서 쌀 생산량이 1위로 기록 되고 있는 것만 보아도 당진의 개발이 타지역 보다 늦으막히 시작된 곳임을 짐작할 수 있다. 당진의 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서해안 고속도로가 완공된 이후다. 서해안 고속도로는 1990년 12월 27일에 착공하여 2001년 12월 21일 완공된 총연장 341Km의 우리나라에서 경부고속도로에 이은 두 번째로 긴 고속도로다. 동남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남권의 발전을 위해 완공된 이 서해안 고속도로로 인하여 많은 지역이 개발 붐을 타고 발전되었다. 대천, 태안, 서산, 홍성, 당진 등 충남의 여러 지역이 개발에 편승, 붐을 이루었다. 특히 당진군은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지역으로 수도권의 많은 외지인이 땅값 상승을 노리고 유입되어 각종 투기가 일어난 곳이다. 한보철강을 인수한 현대제철은 제2의 철강 생산단지로 변모하고 있으며 2015년 단일 철강 생산지로는 포항을 제치고 1위 탈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현대제철을 비롯 동부제철과 동국제강 등 철강클러스터를 이루고 있는 송산 산업단지의 비약적 발전에 힘입어 당진의 인구는 늘어나고 있고 신축되는 군청을 ‘시청사’라 부를 정도로 빠르게 시승격 추진이 진행되고 있다. 빠르고 무리한 개발로 인해 환경문제를 비롯한 각종 사회문제와 주민의 갈등이 표출되기도 했다. 이러한 개발을 전면에서 이끈 이가 바로 민종기 군수다. 혹자는 ‘불도저’라 부르며 민군수의 추진력을 칭찬하기도 했지만 그 뒤에는 검은 손과 그물처럼 엮인 커넥션이 있었다. 당진 군수 한사람으로 인해 지금 당진은 지방선거로 뜨거워진 잔치집 에서 초상집 분위기로 바뀌었다. 당진군민은 심한 배신감과 실망감에 사로잡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고 군수후보는 후보대로 득실을 저울질하며 자신에게 이로운 점을 부각시키고 있으나 판세는 요동치고 있다.
안빈낙도는 공자가 제자 안영에 대한 평가에서 유래한 말로 ‘가난하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도를 즐긴다’라는 뜻이다. 공직자 상을 말하는 것이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위정자가 재화를 귀하게 여기지 않으면 백성이 도둑질을 하지 않는다’고 하여 공직자에게 귀감이 되는 말을 남겼다. 또 보백당 김계행은 ‘청백을 보물로 삼는다’는 뜻의 ‘보백당’을 호로삼아 평생 청빈한 삶을 살았다.
공직자에게 가난한 삶을 권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다만 백성의 고혈을 빨아 제속을 챙기는 파렴치한은 되지 말아야 한다. 이번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보면 지도자를 뽑는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 지를 잘 알 수 있다. 인물과 정책은 실종되고 오로지 지연과 학연 등 각종 인연으로 얽혀 있는 선거유세는 그만두어야 한다. 흐트러진 당진을 수습하기 위해 이번 투표에서는 제대로 된 인물을 뽑아야 한다. 두 눈 부릅뜨고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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