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난 4월 7~10일 기지시 줄다리기 축제가 있었다.
기지시 줄다리기는 1982년 우리나라의 중요무형문화재 제75호로 지정이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 이제는 우리나라 안에서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명품이 되었다.
기지시 줄다리기의 유래는 약 45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확실한 기록이나 고증은 없고 전설로만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조선 선조 초에 한나루(漢津港)가 매몰되면서 17개 면 중 5개 면이 바다가 되고 괴질이 만연하여 각종 유언비어로 민심이 흉흉해져가고 있었다. 이때에 이토정(李土亭), 김복선 등의 위인, 이인(異人)들이 풍수지리에 의한 해법을 내어 놓았다는데 기록이 없어 단정할 수는 없지만, 기지시(機池市:틀못시)는 지형이 옥녀직금(玉女織錦)형국이므로 윤삭(閏朔) 드는 해에 온 마을 주민이 정성으로 당제를 지내고 줄을 다려야 모든 재난을 몰아내고 예방하며 태평하게 잘 살 수 있다고 했다 한다.
이리하여 처음에는 부녀자들이 삼베·짚·늑다리·칡넝쿨 등으로 꼰 줄을 다렸다고 한다.
이는 베를 짜서 마전(피륙을 바래는 일)을 할 때 양쪽에서 다리는 시늉을 하는 것이고, 3년마다 돌아오는 윤삭 드는 해에 하는 것은, 베 짜는 기한이 완료되고 마전하는 과정을 고려한 때문이라고 한다. 줄다리기를 이틀 앞두고는 마을 동쪽에 있는 국수봉의 국수정에 제단을 설치하여 재난을 몰아내고 풍년과 번성을 기원하는 당제를 지낸다.
볏짚 3만 단이 들어가는 줄은 굵기 1m, 길이 200m로 무게가 40t이나 나간다. 암·수 두 줄은 수용과 암용을 상징하는데, 줄다리기를 할 때는 국도를 중심으로 남쪽이 수상 북쪽이 수하로 지역을 구분하고, 수줄과 암줄을 연결하여 팀 각각 수천 명이 완전한 자세를 갖춘 다음 신호 소리에 맞춰 다리기를 시작한다.
줄을 옮겨가는 줄나가기는 풍년과 비를 빌고, 암·수 줄의 결합은 다산과 풍요를 기원하는 것이다. 행사기간 동안 줄다리기와 함께 민속마당과 각종체험행사 등이 펼쳐져 한마당 잔치판이 벌어지게 된다.
지난 4월 8일과 9일 이틀 간 당진 실내체육관에서는 제8회 아시아줄다리기선수권대회가 열렸다. 기지시 줄다리기의 명성에 힘입은 바가 큰 행사이다. 이제 기지시 줄다리기는 아시아는 물론 세계로 그 명성을 떨쳐나가고 있다. 행사의 내실에 힘쓸 뿐만 아니라, 확실한 기록이나 고증이 없는 기지시 줄다리기의 유래에 대해서는 연구 노력을 더 하여 그 명성에 걸맞도록 확실한 근거로 정론을 확립하여야 나갈 수 있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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