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장고항실치축제장을 찾아서

올해로 열여섯 번째 ‘장고항실치축제’가 주말인 27일부터 양일간 충남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리 일원에서 열려 찾아보았습니다.

27일 오후 축제장을 향해 가는 도로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들어선 음식점마다 실치회를 맛보려는 관광객들 덕분에 모처럼 활기를 띄며 분주합니다. 상인들마다 그을린 얼굴에 하얀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메인무대가 설치된 행사장 입구로 들어서는 길목은 도로사정이 여의치 않기도 하고, 나가고 들어가려는 차량들로 북적여 한참을 기다려서야 행사장에 도착합니다. 장고항이 축제 뿐 아니라 사계절 관광지로 거듭나려면 도로개선이 시급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주차를 하는데 예상대로 이곳을 찾은 대형 관광차들이 즐비하고 주차장은 가득 찬 지 오랩니다. 겨우 주차를 하고 메인무대를 향합니다.

광장에 마련된 객석의자를 가득 메운 관광객들이 순서 순서마다 환호하고 박수치며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우리고장에서 열리는 축제장을 찾아주셨구나 싶은 마음에 차 안에서 느꼈던 지루한 기다림이 고마움으로 바뀝니다.

탁 트여 시원한 바다가 배경으로 펼쳐진 대형무대에 마침 김홍장 당진시장님이 올라 찾아준 관광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말과 함께 밤낮으로 축제를 준비하느라 수고한 축제위원회에 감사의 인사를 건넵니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현장에서 즉석 신청을 받아 이뤄진 허리씨름대회는 사회자의 유쾌한 진행에 참가자도, 보는 사람도 크게 웃습니다. 순서에 따라 연예인 전원주 씨가 깜짝 등장하여 관광객들과 호응하며 노래하고, 실치빨리먹기, 실치 중량 맞추기, 보물찾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관광객들과 호흡하고, 전주만 들려주고 노래제목과 가수 이름을 맞춰보라는 코너는 어찌된 영문인지 중년 아주머니들이 모조리 휩쓸어 맞춥니다.

지인들과 함께 맛보는 실치회는 이것 저것 간식으로 이미 배가 채워졌음에도 불구하고 그야말로 꿀맛입니다. 몸통이 하얗고 가늘고 기다란 실치에 오이, 배, 들깻잎, 당근 넣고 초장으로 버무려진 실치회를 한 젓가락 입 안에 넣으면 새콤달콤 향긋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지며 행복해집니다. 회는 산지에서 먹어야 제 맛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닌것 같습니다.

이어 된장을 풀어 구수하고 실치를 더하니 영양까지 만점인 실치아욱된장국을 맛보는데 기막힙니다. 회로 먹는 것이 부담스럽다던 어린이들도 밥을 꾹꾹 말아 잘 먹습니다.

또 다른 먹거리 실치전. 금방 지져 내 따끈따끈한 전을 한 입 베어 문 순간, 주부로서 이렇게 훌륭한 음식을 가족을 위해 요리해보려는 노력이 없었음을 급 회개합니다.

5월 초가 넘어가면 뼈가 굵어져 제 맛이 나질 않는다고 하니 때가 지나기 전에 부지런히 요리해 먹어야겠다 다짐하는 기회가 됩니다.

축제는 끝났지만 행사기간은 5월 7일가지 계속된다고 하니 바닷바람도 쐴 겸 이번 연휴에 부모님 모시고, 아이들과 함께 찾아보면 도리어 복잡하지 않고 여유롭게 제철 맞은 실치회를 맛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고장에서 나는 실치회 드시고 건강한 5월을 맞이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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