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붕 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

김석붕 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
김석붕 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

[당진신문=김석붕 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고 살아왔던, 생명체에게 있어서는 가장 원초적인 권리가 있다. 안전하게 숨 쉴 권리, 즉 호흡권(呼吸權)이다.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행복추구권이나 그 어떠한 권리보다도 우선하는 생명권(生命權)이다. 숨을 쉬는 것은 생명이 잉태할 때부터 천부적(天賦的)으로 받은 권리이기 때문에  배고픈 것과 다르게 숨을 쉬고 있다는 것 자체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살게 된다. 그만큼 맑고 깨끗한 공기 속에서 안전하고 편안하게 숨을 쉬어야 하는 것은 모든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천부적 인권이다.

그런데, 요즘 미세먼지로 인해 안심하고 무의식적으로 숨 쉴 권리를 빼앗기고 있다. 미세먼지 가득한 뿌연 공기를 들이마시는 것에 언젠가부터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갖게 된다. ‘숨을 쉰다’는 것을 의식하게 된 것이다. 마스크는 일상이 됐고, 외출도 자제하고, 비타민D 흡수도 적어지고 사회적 우을증 현상도 증가하게 되면서 개인 건강은 물론 사회 건강성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으며, 지역 경기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한다. 급기야 정부는 추경예산을 통해 250만 명에게 마스크를 지급한다고 한다. 국민의 호흡권 문제에 대한 임시응급방편이다.

미세먼지, 발생은 줄이고 흡수는 늘려야
미세먼지는 우리가 생활의 편리를 추구하고 행복을 추구하면서 생긴 어쩔 수 없는 부산물이며, 그간 쌓인 문제가 이제 우리의 생명권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미세먼지를 없애고 청정한 공기로 안전하게 숨 쉴 수 있는 방법은 미세먼지 발생 자체를 없애는 일이지만 이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골몰하는 것이다. 미세먼지를 줄이는 일은 어찌 보면 너무도 간단하고 쉬운 일이다. 그 하나는 미세먼지 발생과 배출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고, 또 하나는 숲, 나무, 물 등 미세먼지 흡수원(吸收源)을 최대한 늘이는 것이다.

미세먼지 발생원을 줄이기 위해 만드는 태양광 발전소를 지으면서 축구장 7900개 넓이의 숲이 사라졌다고 하는 이율배반도 발생하고 있다. 또한 흡수원을 확대하려면 나무를 키우고 숲을 가꾸는 등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그렇다고 당장 발전소나 기업들이 생산을 줄이거나 멈추게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이렇다보니 기업들은 미세먼지 배출을 줄이기 위한 사후처리설비를 위해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포스코는 미세먼지 최소화를 위해 2021년까지 1조 7000억원을 투입한다고 한다. 현대제철도 6000억 원 가까이 투자하여 사후처리장치 설치 등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쓴다고 한다. 이는 기업 경영에도 엄청난 부담이기는 하지만 꼭 해야만 하는 일이다. 그러나 이는 이미 발생한 미세먼지의 ‘배출’을 줄이기 위한 방편이지 ‘발생’ 자체를 줄이기 위한 방법은 아니다. 

기업과 지자체, 미세먼지 신기술도입에 적극 나서야
최근 벤처기업인 로우카본테크는 화력발전소와 제철소 등 연료연소를 통해  나오는 황산화물의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화력을 높이는 물질을 세계최초로 개발했다고 한다. 간단한 설비와 저비용으로 즉시 효과를 볼 수 있으며 기업의 부담도 많이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이미 러시아의 한 화력발전사와 연간 2만 톤의 수출계약을 체결했고 중국과도 대량 수출 계약을 협상 중이라고 한다. 황산화물은 질소산화물과 달리 환경부가 ‘대기배출부과금’을 부과할 정도로 많은 영향을 주는 대기오염 물질이다.

충남에는 기업들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많은 29,904톤의 황산화물 등 75,825톤의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다. 충남이 미세먼지의 수도역할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충남과 당진의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는 커다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이나 도시나 브랜드가치의 하락은 많은 부작용을 불러온다. 자치단체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이다.

2019년 2월부터 미세먼지특별법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미세먼지문제는 정부의 규제와 기업의 투자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다. 정부와 기업 등 주체들의 인식 전환이 우선 필요하다. 정부는 대기오염물질 ‘발생’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보다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하여 기업들의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발생원’인 기업들도 단 1%라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자세를 보여야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을 것이다.

맑고 깨끗한 공기로 안심하고 편하게 숨 쉴 권리는 하늘로부터 받은 천부인권(天賦人權)이다. 해맑게 뛰어놀아야 할 우리의 어린 아이들과 모든 국민들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숨 쉴 수 있는 권리를 위해, 대기오염물질의 발생을 줄이고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아주 작은 일이라도,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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