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학부모들 SNS에 “자한당 시의원, APC토지지분매입 예산 편성 반대” 글 올리자
17일 자유한국당 시의원들 성명서 발표...“허위사실, 공개 사과 요구” 법적 조치 압박
학부모 SNS 의사소통 공간에 법적 조치 운운...“과도한 대응” 비판
18일 A학부모 사과문 올려 “법적 책임 묻는다 하니 너무 두려운 마음 앞서”

[당진신문=최효진 기자] 당진의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이 법적 조치를 거론하며 지역 학부모들의 사과를 받아냈지만 ‘도넘은 재갈물리기’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었다고는 하지만 일부 학부모를 상대로 성명서를 발표하고 법적조치를 운운한 것은 과도한 대응이었다는 지적이다.

자유한국당 당진시의회 의원들은 지난 17일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일부 학부모 대표들에게 사과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당진시의원 일동 명의로 발표된 성명서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시의원들이 마치 급식센터 매입을 반대하여 학생들의 안전한 급식을 방해하는 것처럼 SNS에 조직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시의원들을 비난하고 자유한국당의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당사자들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산업건설위가 열렸던 10일, 무슨 일이 있었나?

지난 10일 참학당진준비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A씨가 SNS에 올린 글 캡쳐
지난 10일 참학당진준비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A씨가 SNS에 올린 글 캡쳐

자유한국당 소속 시의원들이 말하는 SNS 사건은 지난 10일에 있었던 사건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진의 학부모이자 참학당진준비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A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APC토지지분매입 예산’(이하 지분매입예산) 통과를 호소하며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이 예산 통과를 막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오후 2시 40분 전후로 올린 이 글에 최창용 시의원이 오후 6시 22분 경 “회장님 말씀에 책임을 지셔야 합니다. 꼭이요”라고 댓글을 달았다.

SNS 사건은 또 있었다. 같은 날 당진동 지역의 초등학교 학부모인 B 씨가 자녀 학급의 학부모만 모여 있는 밴드에 비슷한 내용의 글을 오전 11시 경에 올렸고 이 내용을 인지한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이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의를 제기했다.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법적 조치를 거론하며 압박하자 A씨는 지난 18일 “사죄드린다. 일개 학부모일 뿐인데 조직적 음해를 하기 위해 당진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을 거론해 허위사실 유포자로 법적 책임을 묻는다 하니 너무 두려운 마음이 앞선다”라면서 “나는 절대 조직적으로 SNS에 특정 인물들을 음해하는 악의적인 세력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B 씨 역시 같은 날 사과글을 게시했다. 이 학부모는 통화에서 “당시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이 학교급식을 안전하게 진행하기 위한 APC토지지분매입을 위한 예산 확보에 부정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내용을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학급학부모밴드에 올렸는데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이 그것을 확인하고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말해 놀라고 무서웠다”고 말했다.

도 넘은 재갈물리기 비판도
한편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이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성명서까지 발표하며 사과를 받아내자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당진학교급식운동본부 김희봉 대표는 “학부모는 급식의 소비자이면서 당진시의회의 정치 주권자이기도 하다. 주권자로서 의견을 표명하는 것에 실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명예 훼손 운운하며 압박하는 것은 후진적인 정치의식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탑동초에 다니는 두 자녀를 둔 학부모 송 씨는 “학부모들 간에 의사소통을 하는 공간에서 나온 말을 두고 법적 조치 운운하는 것이 시민의 대표라고 하는 시의원들이 할 일인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한국당 최창용 시의원과 정용선 위원장에게 과도한 대응이라는 지적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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