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0만여명 관광객 참여...부족한 체험거리, 바가지 ‘눈살’

[당진신문=배길령 기자] 2019 기지시 줄다리기 민속축제가 마무리 됐다. 유네스코 지정 이후 4번째 열린 이번 행사는 전국 10만여 명의 관광객이 참여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지만, 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의 배려가 부족했다는 것은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지난 11일~14일 동안 ‘2019 기지시 줄다리기 민속축제’가 기지시 줄다리기 박물관 일원에서 열렸다. 500년 전 동네의 액운을 쫓기 위해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 기지시 줄다리기는 그 화합의 의미를 인정받아 지난 2015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도 등재된 당진의 대표적인 민속축제다.

메인 줄다리기 행사가 예정됐었던 14일 축제장은 다행히 흐렸던 날씨가 개이면서 차질 없이 진행됐다. 오후 1시부터 진행된 ‘줄나가기’는 줄 제작장에서부터 줄다리기시연장까지 총 3시간에 걸쳐 관광객들과 지역주민들이 힘을 모아 줄을 끌었다.

각 마을 대표 농기(旗)를 든 주민들과 풍물단, 세한대 전통연희학과생들의 풍물소리와 놀이는 줄나가기 행사 3시간을 볼거리와 흥겨움으로 가득 채웠다. 

줄다리기 시연장으로 들어선 수줄과 암줄은 ‘하나 되는 남과 북’이 쓰인 비녀목으로 줄 결합을 마치고 윗마을(수상)과 아랫마을(수하)로 나뉘어 줄다리기 시합이 진행됐다. 세 번의 다리기 시합 끝에 아랫마을(수하)의 승리로 올 한해는 풍년을 점쳤다.

줄다리기 시합 후 축제에 사용된 곁줄은 줄다리기 보존회 이수자들이 ‘집안에 복을 가져다준다’는 설에 따라 축제에 참여한 관광객들과 주민들에게 고루 나누어 줬다. 한편 이날 오전에 진행된 읍면동 줄다리기대회는 석문면의 우승으로 송아지가 전달됐고 메인 줄다리기 시합 우승인 수하팀 추첨에는 중흥리가 당첨됐다.

부족했던 참여 프로그램...일부 노점상 바가지 ‘눈살’

흥겨운 축제 한마당이었지만 아쉬운 점도 눈에 띄었다. 축제장에는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도 상당수 찾았지만 줄다리기를 제외한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거리와 먹을거리 등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반응이었다.

이날 대전에서 딸과 함께 기지시 줄다리기 축제에 놀러온 이창효 씨는 “아이에게 이색적이면서 좋은 체험이 될 거 같아서 데려 왔다. 그네도 타고 짚 공예품도 보고 좋았는데 아이들이 참여하고 즐길 전통 놀이가 부족해 보여서 좀 아쉬웠다”며 “다음 기지시 줄다리기축제가 아이와 함께 오는 가족단위가 더 다양하게 즐길 거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부 노점상들의 바가지도 행사를 찾은 관람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왔다는 이정민(42) 씨는 “가격표도 안 붙여 놓고 바가지 장사를 하는 일부 상인들 때문에 처음부터 기분이 상했다”며 “유네스코에 지정된 세계적인 축제라 기대했는데 뭔가 체계적이지 못하고 어수선한 느낌도 받았다”고 평가했다.

당진으로 와서 축제에 처음 참여했다는 기지시 주민은 “이렇게 큰 줄로 하는 건지 몰랐다. 무엇보다 줄다리기 시합이 생각보다 너무 빨리 끝나서 아쉬웠다. 많은 사람들로 붐벼서 진행하는데 질서라든지 정리가 잘 안 되는 느낌이라 앞으로는 조금 더 보완해서 대한민국의 축제가 되었으면 좋겠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기지시 줄다리기 축제위원회 김덕주 위원장은 “메인 줄다리기 시합이 너무 일찍 끝나 아쉬웠다는 의견이 많았다. 축제위원회가 작년 12월에 새로이 구성되어 준비기간이 짧았던 점과 진행자가 줄다리기 시합 진행이 처음이었던 점에서 미흡했다. 앞으로 축제위원회의 과제로 생각하고 더 신경 써서 개선해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가족단위의 체험과 기타 전통 놀이 체험이 부족했다는 관광객 의견에는 귀 기울여 보완하겠다. 축제기간 중 노점상 문제 역시 축제위원회 측에서 제재를 가하기는 어렵지만 앞으로 더 의논해 나가겠다”며 “특히, 많은 관광객과 관람객으로 주차장 시설이 부족했다. 이 같은 문제는 당진시와 함께 주차장 확보를 위해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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