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한 복판 싱크홀... 응출수관 연결 부위 파열 돼 수증기 발생
비대위 “가스관 터졌으면 대형사고... 한전과 당진시의 안전불감증” 

지반 침하로 문제가 되고 있는 부곡공단에서 싱크홀이 발생했다. 인근 입주 업체들은 한전 전력구 공사로 인해 발생한 문제라면서 한전과 당진시를 성토했다.

부곡공단 싱크홀
부곡공단 싱크홀

충남 당진시 송악읍 한진리의 부곡공단 해안도로 한복판에서 싱크홀이 발생했다. 지름은 약 50cm 깊이는 약 180cm 가량으로 추정된다. 싱크홀에서는 뜨거운 수증기가 계속 뿜어져 나오고 있다. 아스팔트는 수증기에서 발생하는 열로 인해 손으로 떨어질 정도로 녹아 있다. 

이를 발견한 지역 주민은 6일 오후 6시 23분경 이를 119에 신고했으며 당진소방서 송악119안전센터에서 출동했다. 현장은 경찰과 소방대가 함께 부분 통제를 했다가 현재는 경찰이 현장 안전을 관리하고 있다.

싱크홀에서 나오는 수증기는 도로 180cm 아래 매설된 스팀관에서 발생하는 응축수를 따로 빼내 응축수관으로 연결하는 부위가 파열돼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팀관은 부곡공단 내 충청환경에너지에서 발생하는 178℃의 스팀을 중외제약에서 사용하기 위해 보내는 배송관이다. 충청환경에너지 측은 7일 오전 중으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전전력구 공사로 발생한 싱크홀?

부곡공단은 그 동안 지반침하가 발생해 입주 업체들로 구성된 ‘한전 전력구 공사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구성됐다. 이들은 부곡공단 내 GSEPS내의 한전 전력구 공사로 인해 지반침하가 심각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해 왔다. 

비대위의 안동권 사무국장은 “한전이 전력구 공사로 60m 수직구를 파면서 엄청난 양의 지하수를 계속 뽑아 올렸다. 한쪽에서 물을 계속 뽑아내자 지하수위가 5m에 불과한 (싱크홀이 발생한) 도로 아래쪽의 지하수가 수직구 쪽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싱크홀이 발생한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즉 한쪽에서 물을 계속 뽑아 올리자 지하토사까지 휩쓸려 들어갔고 그 자리를 바닷물이 스며들었으며 결국 싱크홀까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안 사무국장은 “당진시에게 수직구에서 빼내는 지하수의 성분 조사를 요구했다, 그 결과 지하수에서 기준치 이상의 염분이 측정됐다”고 말했다. 즉 바닷물이 500m 떨어진 한전 전력구 공사 현장까지 흘러 들어갔다고 추정한다는 뜻이다. 

해안도로 앞 한진리 바다의 만조수위는 싱크홀 신고가 접수되기 40분 전인 5시 43분이었다. 또한 싱크홀 발생 현장은 한전 전력구 공사장과  500m가 떨어져 있는 곳이다. 싱크홀 현장에서 한전 전력구 공사 현장 사이에는 한국가스공사 부곡관리소가 있으며 이곳에서부터 가스배송관이 매설되어 있다.

안동권 사무국장은 “만약 지반침하로 응축수관이 아닌 가스관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면 엄청난 대형사고가 발생했을 것”이라면서 “한전과 당진시의 안일한 대응으로 결국 이런 사태까지 맞게 됐다. 전형적인 안전불감증”이라고 성토했다.

지난 4일 중단됐던 한전의 전력구 공사는 재개됐다. 이런 상황에서 싱크홀까지 발생해 입주업체와 주민들의 우려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관련기사: “원인규명도 안됐는데...” 한전, 부곡공단 공사 강행, 본지 12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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